서울아시안게임

1986년 9월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개최된 제10회 아시안게임.

36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 중 북한을 비롯한 몇몇 공산권 국가들을 제외한 27개국이 출전, 중공이 금메달 94개로 종합 1위, 한국이 금메달 93개로 2위, 이 금메달 58개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제10회 아시안게임은 역대 대회사상 최대규모인 4,839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했으며, 경기종목은 새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를 포함해 25개 종목이고 269개의 세부경기가 열려, 세계신기록 11개(양궁), 세계타이기록 2개(양궁), 아시아신기록 90개, 아시아타이기록 8개, 대회신기록 224개, 대회타이기록 32개를 각각 수립, 82년 인도대회 때보다 풍성한 기록을 남겼다.

한국은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두드러지게 향상된 스포츠 수준을 바탕으로 홈경기와 심판판정의 이점, 경기종목의 유리함 등이 한데 어우러져 체육관계자·선수·국민 모두가 놀랄 만한 기록을 수립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스포츠 수준이 괄목할 만한 진전을 보인 것은 출범 이후 체육부 신설(82년 3월 20일), 체육진흥 재정지원 확대, 메달획득 선수에 대한 연금제도 도입 등 스포츠 발전을 위한 집중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시안게임의 개최로 한국은 스포츠 외교적 위치가 높아지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민생문제를 젖혀둔 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전시행정에 반발, 학생을 비롯한 사회운동권의 격렬한 반대시위가 전개되었으며, 가로환경정비라는 명목으로 생계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노점상을 철거, 민중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과 빈민의 연대투쟁이 빈발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대학생들의 시위를 막기 위해 경기기간 동안 10개 대학을 휴업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