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사위

너구리-사위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이인(異人)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비문학대계 (8-6, 107)
• 내용 :
옛날 산중에 천년을 산 너구리가 변신하여 사람행세를 해 볼 양 마을로 나왔다. 길가에 장승이 너구리를 보더니 “이놈! 너구리야, 서울은 못 간다. 내 수천 년 먹은 광풍의 나무에 사람의 모양을 만들어 잡귀 잡신은 범접 못하도록 지키고 있는데 어딜 가려고 하느냐!”라고 막았으나, 너구리가 통 사정을 하여 서울로 보내 주었다. 서울 구경을 나온 너구리는 소년으로 변신했는데, 마침 지나가던 정승이 너구리를 보고는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껴 데려와 공부를 시키니, 가히 천재로 재주가 뛰어나 정승은 너구리를 사위로 삼았다. 그 때 감찰선생이 서울을 보니 곧 서울에 너구리 새끼가 많이 나올 상이므로, 정승 집에 찾아가서는, 사위니 구경을 왔다고 했다. 너구리 사위는 어떻게 알았는지 안 나오려고 하다가, 다그치자 마지못해 밖으로 나왔다. 감찰 선생이 너구리 사위를 보더니, 아무데도 가지 못하게 하고 하인들에게 마을 입구의 장승을 뽑아 오라고 했다. 장승은 너구리 일 때문임을 짐작하고는 스스로 옆으로 자빠져서 빠졌다.

하인들이 감찰선생 앞에 장승을 메다 내리니 선생은 장승을 향해 크게 호통 치고, 장승의 낯을 씻은 물을 너구리 사위에게 주면서 “이게 배 아픈 데 좋은 약이다.”하며 마시라고 시켰다. 그 물을 받아 마신 사위는 너구리 모습으로 돌아가 죽었다. 감찰선생이 곧 다시 말하길 딸 뱃속에 너구리 여섯 마리가 들어 있다며 장승의 낯을 씻긴 물을 갖다 먹이라고 하였다. 그 물을 마시니 과연 너구리 새끼가 여섯 마리 빠지자 선생은 너구리 새끼들을 가마솥에 기름을 끓이고 그 속에 넣어 달이고는 장정을 시켜 송악산 줄기에 내다 버리게 하였다, 심부름하는 장정이 숲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데 밤이 되자, 보살이 작대기를 매고 염주와 단지를 목과 팔에 각각 걸고 올라오더니 너구리를 작대기로 툭툭 치며, “이놈 너구리야, 너는 천년을 살다가 세상 나와서 죽었지, 나는 만년을 산 오소리인데도 감찰선생이 무서워 세상에 나가지 못하고 이렇게 산다.”라고 말하고 혀를 끌끌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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