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뱃사공

곰과 뱃사공

분류 문학 > 초월적 인물형 > 이인(異人)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호
• 출처 : 김균태 (2, 57)
• 내용 :
지금부터 약 1500여 년 전 백제가 한강 유역에서 고구려에 밀리면서 공주의 웅진으로 도읍을 옮긴 시기였다. 웅진나루 즉 곰나루에 한 뱃사공이 살았다. 하루는 근방 봉황산에 사는 곰이 뱃사공 앞에 나타났다. 뱃사공은 놀라 기절하였고 곰은 뱃사공을 업고 자신의 굴로 들어가 함께 살았다. 곰은 뱃사공을 놔주지 않고 사냥을 하러 굴을 비울 때에는 굴 문에다 큰 바위를 가져다 막아놓았다. 하루는 보름달이 떴을 때, 곰이 백사장에 나가서 너울너울 춤을 추기 시작하자 이윽고 사람으로 변신하였다. 사람으로 변한 곰은 뱃사공에게 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원래 자신은 사람이 되고파서 봉황산 산신령에게 찾아 갔었는데, 봉황산 산신령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반드시 후환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곰이 그래도 사람으로 변하기만 해달라고 하니, 어여쁜 각시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뱃사공은 여러 차례 도망갔다가는, 미리 길목에서 지키던 곰녀에게 번번히 잡혀와 다시 굴에서 곰녀와 함께 살게 되었다. 그러던 중 곰녀가 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이 사실을 모르던 뱃사공은 다시 도망을 갔다.

곰녀는 뱃사공을 쫓으며, “서방님! 당신의 혈육이 내 뱃속에 들어있으니 정 가시려면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말했다. 뱃사공은 혈육을 떼 놓고 도망갈 수 없기에 다시 돌아와서 곰녀와 살게 되었다. 몇 개월이 지나고 만삭이 된 곰녀는 다시 봉황산 산신령을 찾아가 사람을 낳게 해달라고 빌었다. 산신령은 그렇게 되면 더 큰 후환이 있을 것인데, 뱃사공의 마음에 달렸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곰녀는 뱃사공에게, 당신이 이 굴에서 나가지 않으면 사람 새끼를 낳지만 굴을 나간다면 곰 새끼를 낳을 수밖에 없으니 나가지 말고 함께 살자고 당부했다. 이 말을 들은 뱃사공은 나가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곰녀의 출산이 임박하자, 뱃사공이 밖으로 나가 토끼 사냥을 해서 곰녀를 먹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며칠 후 곰녀가 출산을 하는 순간에 뱃사공은 “아! 내가 정말 곰하고는 살 수 없다. 아무리 내 새끼를 낳는다 하여도 곰 하고는 살 수 없다.”고 말하고는 나루터로 도망을 쳤다. 나루터에 배가 있어 타고 노를 저어 나아가는데, 어찌 알았는지 곰녀는 뒤를 쫓아 왔다. 곰녀의 양손에는 곰 새끼인지 사람 새끼인지 두 새끼가 나란히 들려 있었다.

곰녀는 양손의 새끼를 들어 보이며, 낭군님의 새끼가 여기 있으니 가지 말라고 외쳤다. 하지만 뱃사공은 본체 않고 그냥 노를 저어 나갔다. 이를 본 곰녀는 양쪽 손에 새끼를 든 채 강에 확 빠져 버렸다. 그 순간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며 비가 내리더니 그 후로 배가 강을 건너려면 파도가 높게 일어 건널 수가 없게 되었다. 이를 안 부락 사람들이 곰을 위해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 그 후로는 배가 강을 건너도 풍랑이 일지 않고 무사히 지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웅진에 가보면 곰 동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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