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야킬의 위치와 자연환경

가. 위치와 지형

과야킬(Guayaquil)은 에콰도르 중서부의 과야스(Guayas) 강이 태평양과 만나는 어귀에 위치한다. 안데스 산맥에서 발원한 과야스 강은 남쪽으로 흐르면서 여러 지류를 합한 다음 과야킬 만을 통해 태평양으로 유입된다. 과야스 강의 본류에 해당되는 다울레(Daule) 강과 지류인 바바오요(Babahoyo) 강은 과야스 강의 어귀 가까이에서 합류하며, 과야킬 시가지는 바로 이 합류점 서안에 자리 잡고 있다. 과야스 강은 이 합류점에서 약 60㎞를 더 남하하다가 과야킬 만으로 흘러들어 간다. 강이 합류하는 지점과 그 하류에는 삼각주가 넓게 형성되어 있다. 시가지의 동쪽과 남쪽은 여러 개의 강줄기에 에워싸여 있으며, 도시의 고도는 매우 낮고 지형은 평탄하다.

남아메리카 대륙은 높은 안데스 산지가 서편에 치우쳐 있어서 대부분의 큰 하천은 동쪽, 즉 대서양으로 흘러가며, 서쪽 태평양으로 흘러가는 하천의 수는 많으나 큰 하천은 드물다. 과야스 강은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태평양 연안으로 유입하는 하천 중에서 풍부한 수량으로 선박이 항행할 수 있는 최대의 가항 하천이다. 건기에는 대형 선박의 경우 과야킬 만에서 과야킬까지, 소형 선박의 경우 바바오요까지 항행할 수 있으며, 우기에는 소형 선박이라면 바바오요에서도 더 북쪽에 위치한 사포탈(Zapotal)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과야스 강 유역은 또한 에콰도르에서 가장 넓은 평야 지대로서, 이 나라의 핵심 농업 지대를 이루고 있다.

나. 기후

쾨펜의 기후 구분에 의하면 과야킬은 열대 사바나 기후 지역에 속한다. 연중 고온이며,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특성을 보인다. 과야킬은 남위 2° 11′, 즉 적도 가까이에 위치하여 연중 덥고 비가 많을 것 같지만, 5월에서 12월까지는 훔볼트 해류(Humboldt Current)라고도 불리는 페루 한류(Peru Current)의 영향으로 비가 매우 적게 내린다. 특히 6월에서 11월까지 월강수량은 10㎜ 미만에 불과하며, 8월과 9월의 월강수량은 0㎜에 가깝다. 이러한 건기 동안의 하루 날씨는 전반적으로 흐린 아침, 화창한 낮, 산들바람이 부는 저녁으로 요약된다. 반면 우기에 해당하는 1월에서 4월까지는 무더운 날씨와 폭우가 지속되는데, 특히 엘니뇨(El Niño)가 겹치는 해에는 심각한 홍수가 잦다.

과야킬의 저습한 지형과 우기의 무더운 날씨는 예로부터 풍토병과 전염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1920년부터 에콰도르 정부가 미국의 록펠러 재단(Rockefeller Foundation)의 협력을 받아 토목 공사 및 보건 위생 활동을 진행하여, 하천 범람과 비위생적 환경의 개선에 성공함으로써 풍토병과 전염병이 상당히 퇴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