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광해]유구국 중산왕에게 후의에 답사하고 우호를 맺을 것이라고 보낸 자문

[조선 광해]유구국 중산왕에게 후의에 답사하고 우호를 맺을 것이라고 보낸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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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국 중산왕(琉球國中山王)에게 이자(移咨)하여 후의에 답사하고 이웃 나라 사이에 영원히 우호를 맺을 것을 말하였는데, 그 자문은 다음과 같다. ˝만력(萬曆) 34년 8월 13일의 귀국 자문에 의하면, 귀국과 폐방이 국경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의리로 볼 때 사사로이 교제하기 어려우나, 성의가 서로 미더워 피차에 간격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근년에 우리나라가 진공(進貢)하는 연절(年節)에 표류한 귀국의 사람을 데리고 중국으로 가서 귀국으로 돌아가기 편리하게 하였더니 귀국에서도 다시 이와 같이 하였습니다. 이로부터 진공하는 해마다 상호 빙문하고 서로 번갈아가며 배신(陪臣)을 교환하여 정의(情義)가 더욱 돈독해져서 멀리에서 풍채를 그리워하며 덕을 사모하게 되었으니 다행스러움이 매우 많습니다. 지금 후의(厚儀)를 입었는데, 또 진정을 토로해서 번봉(藩封)의 중함과 우방(友邦)의 정의에 대해 거듭 자세히 말하고, 다시 서로 분담해 적정(賊情)을 탐지해서 중국 조정에 치주(馳奏)해서 귀국과 우리나라에 알리게 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천하가 동일한 윤리를 행하고 있으니 화복을 서로 구제하는 것은 이치가 이와 같아야 당연합니다. 이번에 진하(陳賀) 때가 왔으므?배신 홍준(洪遵) 등을 보내어 중국 조정에 진공함을 인하여 이 편에 박의(薄儀)를 보내어 멀리에서 작은 정성을 표하고 이어 사자(謝咨)를 닦아 아울러 배신에게 부쳐 싸가지고 가서 중국 조정에 부탁해서 귀국 사신에게 전하게 하였으니 거의 좌우 등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귀국에 도착하거든 이에 의거해 수령하기 바랍니다. 물품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백저포(細白苧布) 20필, 세주(細紬) 20필, 인삼 10근, 호피(虎皮) 3장, 표피(豹皮) 3장, 점(粘) 6장, 후유지(厚油紙) 5부(部), 상화지(霜花紙) 20권(卷), 화연(花硯) 2면(面), 황모필(黃毛筆) 50지(枝), 유매묵(油煤墨) 50정(錠).˝ 유구국에서 보내온 자문은 다음과 같다. ˝아홉 번 머리 조아려 절하고 올립니다. 감사한 후정(厚情)은 영원히 썩지 않고 전해질 것입니다. 살펴 보건대 폐방이 귀국과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함께 명(明)나라에 칭신(稱臣)하는 것으로 보면 천지 안에 공존하며 마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비추고 정신으로 서로 그리워하는 마음 수레처럼 빨리 달려 이성(異姓)의 우호를 맺었으니, 거리의 원근으로 서로의 사이가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므로 누차 후사(厚賜)를 받고 세문(歲問)이 끊이지 않았으니, 폐방이 무슨 도리를 닦았기에 이런 은혜를 하집사(下執事)에게 받습니까. 생각건대 연전에는 우리 백성을 살리셨으니, 비단 폐방만이 입은 큰 은혜를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그때 구활된 백성의 자손들도 하늘을 우러러 멀리 귀국의 죽교(竹橋)의 은혜를 감사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년에 또 진공(進貢)의 기일을 당하여 배신(陪臣) 정자효(鄭子孝)를 보내어 대궐에 나아가 헌납하게 하고 이어 그편에 귀국에 올리는 물품을 싸 보내어 달려가 바치게 하였으니 물품 목록과 대조하여 받으시기 바랍니다. 매우 부끄러운 비의(菲儀)이지만 작은 정성이나마 펴기 위함이니 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폐방이 근년에 관복을 반사(頒賜)하고 왕작을 습봉(襲封)하는 천조(天朝)의 황은을 입어 비로소 귀국과 형제의 정을 맺어 함께 천조의 번병(藩屛)으로 고굉(股肱)의 신하가 되었습니다. 또 황은을 입어 바다에는 물결이 드세지 않고 뱃길이 편안하여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평안하니, 적추(賊酋)가 크게 놀라 감히 다시 보잘것없는 힘을 뻗쳐 중원(中原)을 엿보지 못합니다. 생각해 보면 이것이 모두 천조의 정명(精明)한 위령(威令)이 그들을 굴복시켜서입니다. 또한 우방의 화목도 유래가 있으니 오늘 이후로는 영원히 동맹을 맺어 귀국은 형이 되고 폐방은 동생이 되어 천조를 부모로 섬기면서 화목하게 지내고 빙문하여 영원히 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물품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색선견(五色線絹) 20필, 오색녹포(五色綠布) 20필, 청남녹견(靑藍綠絹) 20필, 연광초포(練光蕉布) 20필, 초포(蕉布) 20필, 건선(建扇) 2백 파(把), 조선(粗扇) 2백 파.˝
• 출처 : 『광해군일기』 1년 3월 22일(계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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