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안과 육안

심안과 육안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공덕설화

• 주제 : 공덕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대장엄론

한(漢) 나라의 왕자가 눈병이 나서 마침내 앞을 못보게 되었다. 부왕은 매우 걱정이 되어 좋다는 약은 전부 써 봤지만 낫지를 않았다. 그 대 이 나라에 지쿠샤시라국에서 상인들이 많이 와 있었다. 왕은 상인들에게 안병(眼病)을 잘 고치는 의사를 알고 있는가를 물었다.
상인들은 자기 나라에 쿠심성자라는 스님이 있는데 병을 잘 고친다고 왕에게 말했다. 왕은 곧 채비를 차리게 하고 부하를 불러서 왕자를 지쿠샤시라국으로 떠나보냈다.
왕자는 쿠심성자를 찾아가서 안병의 치료를 부탁하였다. 성자는 왕자의 청을 쾌히 승락하고 많은 구리잔을 만들어서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며 말하는 것이었다.
『여러분, 나의 설법을 듣고 감동되어 눈물이 나오면 그 잔에 받아 주시오.』
그리고 쿠심성자는 십이인연(十二因緣-속됨의 근본인 무지의 무명, 행업, 식, 명색, 눈 등의 다섯 가지의 근본과 의욕의 근본인 육입, 촉, 수, 사랑, 얻음, 유생, 노사의 미계의 二十의 인과관계를 표시한 것으로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를 돌고 도는 삶의 연속을 설법하는 것)에 대하여 설법을 하였다. 마음에 스며드는 십이인연의 진리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설법이 끝난 다음 모아 논 잔에는 눈물이 가득 차 있었다.
이 눈물을 한 그릇에 옮겨 담고 성자는 왕자를 향하여 설법하며 창하였다.
『지금 설법한 깊고 깊은,
십이인연의 가르치심은,
능히 무명(無明)의 어둠을 헤치나니,
듣는 자로 하여금 모두 눈물짓게 한다.
이 말씀이 진실일진대,
여기 모아논 이 눈물,
인천야차(人天夜叉) 모든 것 중에서,
그 어느 물보다 귀중하리니,
이제 이 절묘(絶妙)의 눈물로서,
왕자의 눈동자를 씻으면,
어둠을 헤치고 밝음을 얻어,
눈병은 당장에 치유되리라.』

성자는 읊음을 마치고 그 눈물로 왕자의 눈을 씻자 신기하게도 왕자의 눈은 당장 나아서, 모든 것을 잘 보게 되었다.
성자는 다시 여러 사람의 신앙심을 돋구기를 위하여 읊으기를,
『부처님의 가르치심은 진실하도다.
능히 모든 장해를 없이 함이니,
이것은 이 눈물에 공덕이 담겨서,
온갖 병을 낫게 함이로다.』

모여 있던 사람들은 이러한 기적을 보고 더욱 믿음을 굳히며 예배하여 성자를 찬송했다.

『처음보는 성자의 기적,
부처님의 신통력(神通力)과도 같을지니,
의약이 못고치는 병을,
눈물로 능히 치유함이다.』

쿠심성자는 여러 사람에게 말했다.
『지금 나는 눈물로 병든 눈을 씻어서, 고쳤는데 이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닌 것이다.』
옛적에 부처님께서도 이와 같이 기적을 행하신 것이다. 그것은 천억겁(千億劫)이나 되는 아주 옛날의 일이었다.
부처님이 보살이 되는 수도를 하고 계셨을 때, 공덕의 결정체인 십이인연의 설법을 하셔서 청중으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하셨다. 부처님을 이 눈물로 바슈용왕이 내뿜는 독기를 없애시고 야차악귀(野叉惡鬼)의 해독을 제거하셨다.
이것에 비하면 내가 눈병을 고친 따위는 겨우 모기나 말파리의 해를 없앤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설사 먹구름과 안개가 천지를 어둡게 하고 폭풍 뇌우가 하늘과 땅을 뒤엎어도 이 눈물로 당장에 소멸시킬 수가 있다.
또 미친 코끼리를 앞세우고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대군이 쳐들어와도 이 눈물만 뿌리면 금방 격퇴하고 만다. 이와 같이 우주의 삼라만상, 모든 것을 알고 계시고 부처님이 도통하신 십이인연의 불법은, 이것을 듣고 눈물을 흘리지 않은 자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눈물은 능히 여러 가지 재해를 물리치고 숙업(宿業)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왕자는 눈병이 나았고 또 성자의 설법을 들으매 생사에 집착하는 번뇌의 꿈에서 깨어나서, 수타원(須陀洹)의 깨달음을 터득하게 되었으니, 성자의 덕에 보답하며 읊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서,
기뻐하지 않을 자가 어디 있겠는가,
지금 나도 듣고 굳게 믿는다.
귀로는 귀중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눈의 병 또한 쾌히 나았으니,
한 가지로 깨끗하도다.
눈동자를 고쳐주시는,
성자는 가장 높으신 분,
여러 의사 중에서도 으뜸인 대명의(大名醫),
나 지금 예배 올리리다.
한 가지 지혜로운 보배의 약은,
두 개의 눈동자를 낫게 함이니,
그 누가 공경하지 않을소냐!

석가모니 세존은 온 누리의 어버이,
온화하고 인자함이 한이 없으며,
그 가르침은 절묘의 극치(極致)로다.
이미 불사(佛事)에 도통하시어,
저 높은 곳에 계시지마는,
멀리 떨어져 미치지 못하는 우리들에게까지,
그 은덕을 자애롭게 베풀어 주신다.』

<大莊嚴論經第八>

연관목차

1352/1978
심안과 육안 지금 읽는 중
신앙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