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름 푸는 인부 니다이

거름 푸는 인부 니다이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공덕설화

• 주제 : 공덕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대장엄론第一

석존께서 기원정사에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석존께서 여러 제자를 거느리시고 수행(修行)하기 위하여 사밧티 성내로 들어 오셨다. 성내의 사람들은 석존께서 입성 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그 모습을 뵈오려 물결처럼 출렁거렸다. 그것은 마치 큰 바다에 바람이 불어서 큰 파도가 밀어 닥치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 무렵 성안에 니다이라는 한 사람이 거름 푸는 인부가 있었다. 머리는 자랄대로 자라서 길게 흩어지고 얼굴과 손발은 때가 더덕더덕 묻어 있었고, 몸에 걸친 옷은 형편없이 찢어 져서, 꼭 주어 모은 넝마로 꿰매입은 형상이였다.
일견해서 전생의 인과응보(因果應報)가 나빴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는 똥통을 메고 막 그것을 먼 곳으로 버리러 가는 길이었는데, 때마침 저쪽에서 조용한 발걸음으로 오고 계시던 석존과 맞부딪치게 되었다.
석존의 용안(龍顔)을 뵈니 대해와 같이 광대하고 맑고 깨끗하며, 원광(圓光)은 한발이나 빛나서 석존의 옥체를 감싸고 있으며, 한 점의 티도 없고, 몸에 입고 계신 가사는 눈부시게 붉게 찬란하며, 그 모습은 거룩하기 짝이 없었다. 니다이는 사람들에게 둘러 쌓인 석존의 이러한 모습을 우러러 뵙고, 마음으로부터 감탄하여 다음과 같이 읊었다.

『순금 빛 꽃의 색깔,
붉은 갓의 향기로운 내음이여.
몸차림도 단정히 찬란하시고,
맑고 깨끗함이 거울같도다.

청명한 가을 하늘의 달밤,
끝이 없고 한이 없는,
대공의 햇님,
뭇 사람들이 세존님을 칭송함은,
햇님과 달님이 무엇이 다르랴.

니다이는 이와 같이 석존님을 찬미하고, 흠칫 자기의 행색을 도리켜 보니 자기는 더러운 주제를 하고 똥통을 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누추하고 더러운 몸으로 어떻게 감히 부처님을 뵈올 수가 있단 말인가.>
니다이는 급히 샛길로 빠져서 몸을 숨겼으나, 사나운 주제로 부처님을 직접 우러러 뵈올 수 없는 것이 무한히 원통하여, 가슴이 메어지는 듯 하였다.
<나는 전생에서 착한 일을 하지 않았으므로 지금 이러한 비천한 일도 감수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부처님 가까이 존엄한 모습을 뵈옵는데 나만 더러운 몸으로 부처님 곁에 갈 수 없는 것이 안타깝고 슬프다.>

『부처님을 뵈옵기란 무척 어려운데 이 기회를 놓쳐서 뵈올 수가 없다. 하늘과 사람, 아수라(阿修羅-고대인도의 나쁜 신), 팔부중(八部衆-부처의 한 권속으로서 설법하는 자리에 열지어 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신장(神將)들)
모두가 부처님을 배례하는데, 나만은 부처님을 만나면서도, 부정한 몸으로 가까이 갈 수도 없다.
아, 슬프도다. 전생의 악행(惡行)에 응보(應報), 복되고 영광됨이 나를 버렸도다.

그는 괴로워하며 샛길로 피하여 갔다.
석존의 대 자비심은 평등하셔서 어떠한 사람들도 결코 내버려 두시지는 않는다.
석존은 니다이의 이러한 슬픈 마음을 이미 아시고 그를 구원하기 위하여 곧 신통력을 발휘하여, 그 모습을 니다이가 가는 길 앞에 나타내시었다.
니다이는 갑자기 자기가 가는 길 앞에 나타나신 석존의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부처님을 피해서 샛길로 들어 왔는데, 또 부처님을 만났다. 어디로 빠져 나갈까? 나는 원래가 복이 없는 불행한 팔자의 몸이다. 부처님은 하늘같이 높으신 거룩한 분이시다. 이렇게 더럽혀진 몸으로 어찌 부처님 가까이 갈 수가 있단 말인가 만약 한 걸음이라도 가까이 가면 반드시 큰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온갖 천신들은 향을 피우고,
세상에 둘도 없는 아름다운 흰 연꽃과,
여러 가지 물건으로 공양을 드려 부처님을 모시고 공양을 한다.

부처님께서 거동을 하시면,
향수를 땅에 뿌리고,
무릇 성인, 성자들은 부처님을,
하늘과 함께 영접해 모신다.
그런데 나만은 홀로 오물(汚物)이 들은,
통을 어깨에 메고,
어찌 거룩하신 부처님을 뵈오랴.』

이렇게 생각한 니다이는 다시 옆길로 빠져서 부처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갔다.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조금 가다보니까 석존은 역시 앞에 서 계시지를 않은가! 그는 더욱 이상하게 생각이 되어,

『부처님의 후광(後光)은 한발이나 비치시며,
그 빛은 색색으로 영롱히 빛나다.
선안의 모든 사람은 전부 모여서,
합장하여 부처님을 경배하고,
제석(帝釋)은 시립(侍立)하여 모시고,
하늘과 사람이 함께 공양해 바치는데,
지금 옆길로 빠져서 피하는데도 부처님은 어찌하여 내 앞에 계신가!』

이렇게 읊으며, 다시 생각하는 것이었다.
<부처님은 하늘과 땅, 그리고 모든 천신과 사람들 중에서 가장 높고 존귀하신 분이다. 나는 그 중에서 제일 밑바닥에 있는 인간이다. 이렇게 더럽고 천한 몸으로 어떻게 부처님 가까이 갈 수가 있겠는가.>
니다이는 또 딴 길로 도망쳐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역시 석존은 그가 가는 앞길에서 계셨다.
니다이는 놀랍고 부끄러움에 허둥대다가 그만 담벽에 부딪쳐서 메고 있던 똥통이 깨지고 말았다. 온몸에 똥통을 뒤집어 쓴 그의 넝마 조각의 옷은 이제는 말이 아니어서 그 냄새는 코를 찌르는 것이었다.
그는 더욱 어찌할 바를 몰라서 얼굴은 새파랗게 질리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냄새가 나는 더러운 몸이었을 망정 그래도 지금까지는 통을 메고 있었다. 그런데 똥물을 전신에 뒤집어 썼으니, 이제는 만사가 그만이다. 이렇게 부끄러울 때가 없다.』
그는 신음하듯 중얼거리며 혼자 읊었다.

『아, 아! 나는 죽어야겠다.
더러운 똥물을 몸에 뒤집어 쓰고,
이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삼계(三界)에서 가장 높으신 부처님이,
내몸 가까이 오셔서,
앞에 서 계시니,
도저히 피할 길이 없다.

아! 가증(可憎)스럽도다.
내몸의 안팎이 모두 부정하구나!
부끄럽기 한이 없고 괴롭기 짝이 없다.
늙어 쇠약해져 죽음과 무엇이 다르랴.』

그 때, 여러 사람들은 부처님이 니다이의 뒤를 쫓으심을 보고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하였고, 군중들 중의 한 수도자는,
『석존께서는 입성하시더니 부귀한 집이나 빈천(貧賤)한 집은 일체 돌보지 않으시고 니다이의 뒤만 쫓고, 계시는데 여기에는 필경 무슨 깊은 뜻이 있음에 틀림이 없다.』
하고 다음과 같이 읊었다.

『니다이는 공덕의 변신이든가,
부처님은 그의 뒤를 쫓으시다,
똥속에 떨어진 구슬을,
찾고 있는 것과도 같다.

석가여래는 마음만을 보시고,
귀천을 불문하시며,
종족의 고하에 관계없이,
훌륭한 가르침을 베푸신다.

명의가 병을 잘 고침은,
진맥(診脈)에 능숙하여,
족성 귀천을 안 따지고,
병세에 따라서 약을 씁니다.

석가여래는 평등의 자비심으로,
마음의 진맥으로 통찰하시어,
족성 귀천을 불문하시고,
약을 주고 고민을 씻어 주신다.』

한편 니다이는 좁은 거리에서 갑자기 석존을 뵈옵게 되어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으므로 부끄럽고 송구스런 나머지 땅에 주저앉아 부처님을 우러러 뵈올 엄두도 못내고 양손을 모으고 눈을 아래로 감으며, 겨우 말씀을 올렸다.
『이 세상에 생(生)을 받고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는 부처님 부디 제가 몸을 숨길 수 있도록 길을 조금만 터주십시오.
석가여래께서는 저에게 가까이 오셨으나, 저의 몸은 냄새와 더러움으로 부정하오니,
감히 거룩하신 부처님을 대할 수가 없습니다. 바라옵건대 저를 여기서 피하게 하옵소서.』
그 때 석존께서는 이 세상에 생을 받고 있는 모든 것을 구원하시는 대자비심으로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띄우시며, 니다이에게 가까이 오셔서 부드럽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셨다.
『니다이, 니다이.』
니다이는 석존께서 자기의 이름을 부르시는 것을 듣고 자기의 귀를 의심하면서 당황히 자기의 둘레를 돌아 보았다.

그는 한동안 대답도 못하고 얼이 빠져 있는 것이었다. 석존의 마음은 어디까지나 평등하셔서 사름을 구별해서 누구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이 절대로 없다. 석존께서는 손을 드시어 니다이를 부르셨다. 석존의 아름다운 연꽃같은 손, 적동색의 손톱, 깨끗하고 보드러운 손을 본 니다이는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석존은 니다이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하시었다.
『그대에게 착한 마음씨가 있어서,
나 그대에게 가까이 왔노라.
피하지 말지니,
마음 편안히 이곳에 있으라.

그대의 몸은 더럽다고 하지만,
마음속엔 가장 착함이 깃들어 있으니,
갸륵한 마음씨의 향내가 몸에서 풍기도다.
헛되이 스스로를 낮추지 말라.』

니다이는 석존께서 부르심을 의아한 마음으로 보고 있다가 이윽고 합장하며 석존께 말씀 올렸다.
『부처님을 우러러 뵈오니 귀의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우러 나옵니다. 인연의 유무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을 전부 하나의 자식같이 생각하시어 평등하게 보호하여 주시는 이것이야말로 참다운 구원, 참다운 자비심입니다. 지금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저 이제는 감로수(甘露水)로 마음과 몸을 적셔 주시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석존께서는 니다이가 참되고 착한 마음으로 당신을 대하고 있음을 보시고,
『너는 출가할 마음은 없는가? 나의 제자가 되고 싶지는 않은가?』
하고 말씀하셨다.
니다이는 마음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비천한 이 몸은,
출가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만약 세존의 은총(恩寵)으로,
제자가 될 수만 있다면,
지옥에 떨어진 사람이,
극락에 태어남과도 같습니다.』
이렇게 염려를 하는 것이었다.
석존은 니다이가 걱정을 하는 것을 살피시고 다음과 같은 읊음으로 말씀하셨다.

『여래(如來)는 종족의 높고 낮음,
빈부 구천으르 구별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의 소행을 보며,
과거의 잘 잘못을 관찰하는 것이다.
모든 번뇌의 계율을,
다하지 않고는 해탈(解脫) 할 수 없다.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과 즐거움은,
모두 누구에게나 같은 것이다.
바라문만이 홀로,
해탈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다른 사람은 누릴 수 없다는,
그런 일이 어찌 있을 수 있겠는가,
학문과 글과 지혜의 문(門)을,
어찌 바라문만이,
홀로 들어갈 수 있다더냐.
다른 모든 사람도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가령 큰 강을 건넘에,
바라문만이 홀로,
건너겠느냐 다른 사람들도,
다 건너서 언덕에 닿는다.

우리가 가는 불법(佛法)의 길은,
자비의 마음과 차별이 없으며,
다른 종교의 그것과 전혀 다르니,
오로지 믿음을 가지고 지금 출가하라.

온갖 미묘한 법문(法門)이,
모두 빠짐없이 평등하게,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활짝 열려 있어서,
추호도 손멸(損滅)하는 법이 없는지라.

그것은 마치 거리에 나가서,
여러 가지 물건을 사는 것과 같으니
빈부 귀천의 구별이 없이,
누구나 제맘대로 살 수가 있느니라.

또한 깨끗한 물의 흐름과도 같으니,
크샤트리야, 바라문, 바이샤, 슈드라 사람이나 상놈들이나,
누구나 이것을 마실 수가 있느니라.

우리 불법도 이와 같으니,
모든 사람을 한결같이 구함이다.
불세존, 불세자,
인천귀축(人天鬼畜)의 명의(名醫)임이라.』

석존은 다시금 말씀을 이으셨다.
『나는 구태어 왕이나 귀족을 택하지 않는다. 하천한 우발리 족들도 도를 닦게 하고 고통에서 건져 주었다. 또 장자인 슈닷타를 깨닫게 했고, 가난한 슈라이다들도 도를 깨닫게 하였다. 대 성자인 사리붓타와 어리석었던 슐리한도쿠도 마찬가지다.
욕심을 끊은 마하카샤파(摩訶迦葉)와 욕심이 많은 바난다 등도 있다. 마음이 트인 우루빈라카샤파, 치한 싯다야도, 교만한 바카라도, 극악한 아우쿠츠마라도 교화시켰다. 지혜로운 남자와 더불어 무식한 여인을, 출가한 수도자와 함께 극악한 사람을, 욕심이 적은 사람과 함께 오욕에 불타 있는 사람을, 속세를 버리고 수도하는 사람과 함께 나라의 정사에 몰두한 빈파사라왕을, 금주(禁酒)한 사람과 함께 미치광이 이쿠카를, 명상(冥想)에 잠기는 리오츠와 함께 자식을 잃고 미쳐 날뛰는 바시타를, 현명하고 덕이 있는 우바소쿠와 함께 빗나간 제자 아슈밧다이를, 장자 라다츠라와 함께 노쇠한 라코우라를, 노년(老年)의 바코우라와 함께 일곱살 된 샤미싯다이를, 열 여섯살 된 바라엔과 함께 육십의 나이로 탐욕해서 여색(女色)을 즐기는 사람을, 언변이 능숙한 사람과 함께 무식에 가까운 다츠마티나 비구니를, 부귀(富貴)한 대왕의 부인 미밧다이와 함께 비천한 도오시쿠를, 정숙(貞淑)한 부인 비샤키야와 함께 음탕한 여인 렝게를, 대덕변재(大德辯才)한 처녀 쿠돈미와 함께 일곱살 난 샤미니시라노를, 모두 다 설법을 하여서 제각기 효험(效驗)을 보게한 것이다. 너도 지금 곧 불법에 귀의하여 출가하라. 불법에는 종족이나 빈부 귀천의 차별이 없는 것이다.』
니다이는 석존의 설법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그 후 출가 수도에 정진하여 얼마 후에 아라한의 자리에 올랐다.
한편 사밧티 성내의 장자와 바라문들은 미천한 니다이가 출가하였다는 말을 전해 듣고 출가하여 수도하는 것이 오로지 바라문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들은 모두 들고 일어나서 승려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니다이는 비천하고 더러운 똥푸는 인부가 아닌가. 그런 니다이가 출가한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주회(施主會)라도 열었을 때 저런 자가 온다면 우리들의 가문을 더럽히는 것이다.』
이 일이 국왕 하시노쿠의 귀에도 들어갔으므로 왕은 여러 신하를 모아놓고,
『너희들이 떠들어댈 필요는 없다. 내가 석존을 뵈옵고 잘 말씀 드리겠다. 그런 비천한 자를 출가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왕은 곧 시종을 거느리고 석존이 계신 기원 정사로 갔다.
왕이 기원정사의 문전에 이르르니, 문 앞에 있는 큰 돌위에 앉아서 똥을 풀 때에 입는 옷을 꿰매고 있는 한 사람의 수도자가 눈에 띠었다. 그의 좌우에는 칠백의 범천(梵天)이 시중을 들고 있었으며, 합장 공경하며 실을 잡고 있는 자, 바늘에 실을 꿰는자 등 제각기 수도자를 돕고 있었다.
하시노쿠왕은 니다이의 얼굴을 모르므로 그 수도자에게 물었다.
『나는 하시노쿠와이오. 석존께 내가 찾아와서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여 주시오.』
그 수도자는 왕의 말을 듣자마자 홀연히 큰 돌속으로 모습이 사라지더니, 석존 앞에 나타났다. 그것은 마치 물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물 속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모양이었다.
『지금 하시노쿠 왕이 오셔서 석존님을 뵈옵자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니다이, 왕을 곧 이리로 오도록 하라.』
니다이는 석존의 명을 받들고 돌에서 뛰쳐나와 하시노쿠 왕을 석존께 안내하였다. 왕은 석존 앞에 이르러 이렇게 물었다.
『지금 안내를 해준 수도자는 어떤 대덕(大德)님 이십니까? 천인이 좌우에 시립하여 공양을 드리며, 돌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참으로 놀라운 분이십니다.』
『그는 당신들이 몹시 비난을 하고 있는 니다이라는 수도자이다. 미천한 몸으로 태어나서 더러운 사람이라고 사람들이 욕을 하고 있는 바로 그 니다이라는 사람이다.』
석존의 말씀을 들은 왕은 너무나 큰 놀라움에 비틀거리며, 땅에 쓰러졌다. 왕은 자책심을 이기지 못하여 이와 같은 대덕을 비난한 것을 새삼스럽게 뉘우쳤다. 왕은 석존님께 다음의 읊음을 가지고 말씀을 올렸다.
『이는 마치 수미산(須彌山-불교시계 설에서 세계의 중심에 솟아 있다고 하는 큰 산 높이 八만四천유순(由旬)으로 바다 가운데에 있으며, 이 산으로 해가 뜨고 짐에 따라 낮과 밤이 된다고 함) 같도다.
천신, 천인, 보화(寶貨)가 모여서 산을 이루니,
나는 새와 짐승도,
여기에 이르면 금빛으로 빛나니.

석존님은 마치 수미산과 같으셔서,
무한한 공덕이 쌓이고 쌓이신 분.
석존님께 귀의하는 자,
모두 거룩한 수도자가 되도다.

세상을 구원하시는 훌륭한 명의(名醫),
종족의 고하를 불문하시고,
모두에게 골고루 신약(神藥)을 주셔서,
속세에 병든 몸을 낫게 하시다.

귀천이라는 것도 모두가,
부정에서 나타나는 것,
도를 닦아서 열매 맺으면,
깨달음의 길은 하나뿐이다.』

석존께서는 하시노쿠 왕에게 불법에서는 오로지 전생부터의 선악의 인연을 보는 것이지 결코 종성(種姓)을 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간곡히 설법하시고,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내리셨다.

『산의 돌 속에서, 황금이 나오고, 아주까리 나무도, 마찰하면 불을 튀긴다.
진흙속에, 푸른 연꽃이 피니, 그 낳은 곳이 문제가 아니라. 단지 덕행(德行)을 봄이로다.』

하시노쿠 왕은 더욱 석존에 대한 존경심을 굳히며, 석존의 발과 니다이의 발아래 절을 하고 사밧티성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大莊嚴論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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