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기도하고 미친병을 치료하다

신장기도하고 미친병을 치료하다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공덕설화

• 주제 : 공덕
• 국가 : 한국
• 시대 : 근현대
• 지역 : 경기도
• 참고문헌 : 불교설화대사전

서울 왕십리에 승가사라는 절이 있다.
그곳 이길수 스님은 전생에 많은 선연을 심어화목한 가정의 식솔이 20여명이나 된다. 큰 일 작은 일, 식구가 많아 좋은 점도 많으나 반대로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소소한 일들이 작이 생겨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큰 딸 회옥양이 2년 전부터 중병에 걸렸다 중병이란 다른게 아니라 먹을 것 다 먹고 입을 것 다 입는 고급 병인데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고 말을 하는 광기(狂氣)였다.
사가(私家)도 아니고 절집에서 신도들이 병이 나면 기도 불공하여 병을 낳게 하여 주는 말하자면 정신적 병원에서 남도 아닌 자식이 병이 났으니 어떻게 할 것인가. 밤낮없이 고민하고 애가 타나 별도리가 없었다. 좋다는 약 훌륭한 의사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도는 동안 자그만치 세월이 2년이나 흘렀다.
마산병원이나 순천향병원에서는 기약할 수 없으니 몇 년 동안이라도 맡겨 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돈이 있어야지, 하루 이틀이 아니고 당하는 재주가 없었다. 고민 고민하다가 마지막엔 신중기도를 드려보기로 하였다. 아들 지성 스님과 동방대학의 도성스님, 도리천암 주지 세분이 구병시식을 하였다.
그런데 기도를 마치는 날 김일성을 찾고 김정일을 찾으며 노래하고 울다가 웃고 하던 딸이 갑자기 제 발로 걸어 나왔다.
「왜 나왔느냐 ?」
물으니 신장님이 눈을 껌벅껌벅 하면서 윙크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좋아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 마침 전화가 왔다. 국립정신병원에 가 있는 정보과 배 형사의 전화였다. 병실이 하나 났으니 속히 환자를 데리고 오라는 것이었다.
원장을 뵙고 사정을 이야기한 뒤에 입원을 시켰는데 담당의사는 김경원이었다.
매일같이 점검하는데 환자는 조금도 미친것 같지가 않았다.
원래 환자는 인덕실업중 ․ 고등학교에서 미술과 선생노릇을 하다가 같은 학교 영어선생과 결혼하였다. 평화스럽게 잘 살던 가정인데 남자가 학교를 그만두고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다가 실패하는 바람에 많은 빚을 졌다.
빚을 지는 것만으로도 족한데 그 빚의 보증인이 바로 이희옥이었다. 친정, 시가, 친구, 선배, 후배, 스승에 이르도록까지 어느 곳 한 곳 발을 붙일 곳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문밖에 출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결국은 병이 들었는데 지금은 누가 보아도 병력 (病歷)이 있는 사람 같지 않다 너무도 명랑하고 상냥하다. 사람은 누구나 병이 들 수 있지만 병이 들었다는 마음이 마음속에 깊이 박히면 병이 낫기 어렵게 된다.
기도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이 일념무생(一念無生)하면 성현의 마음에 감응을 주고 다시 그 감응이 환자에게 미치게 되는 것이니 신심 없음을 한탄할지언정 성취 못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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