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이 되려면

국왕이 되려면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공덕설화

• 주제 : 공덕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법구비유경

어떤 나라에 왕이 있었다. 왕은 정도(正道)로서 나라를 다스렸으므로 백성을 모두 그 가르침에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왕에게는 불행히도 태자가 없었으므로 늘 그것만을 걱정하고 있었다. 어느 때 석존이 그 나라에 오셨으므로 왕은 예를 갖추어 영접을 하고 가르침을 받으며 계명을 지키면서 정성껏 태자 얻기를 원하였다. 마침 왕에게는 몸종이 하나 있었다.
불과 열한살 밖에 안된 아이였지만 부지런히 왕의 시중을 들고 충성을 다하며 예의범절을 지키고 겸손하며 인내심이 강하고 공부에도 열심이고 또 경문(經文)도 잘 읽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향을 피우고 신불(神佛)을 모시었다.
이와 같이 여러 해를 두고 하루 같이 매사에 정진(精進)하였으므로 여러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하였으나 뜻하지 않은 병으로 가엾게 세상을 떠나 버렸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일단 이 세상에서 떠났으나 얼마 안되서 곧 자식 낳기를 원하고 있는 왕을 위해서 이 나라의 왕자로 태어났다. 왕은 무척이나 기다리고 바랐던 아들을 얻었으므로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금지옥엽 애지중지 잘 키웠는데 어느덧 열다섯살이 됨에 태자에 책봉했다. 그 후 부왕이 죽자 뒤를 이어 국왕이 되보는데 어찌된 셈인지 태도가 돌변하여 폭군(暴君)이 되어서 멋대로 하지를 않나 ant 궁녀와 음탕(淫蕩)하게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지질 않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음락에 취해서 국사를 돌보지 않으니 신하들도 자연히 이를 본따게 되었으므로 백성들은 이러한 폭정(暴政) 밑에서 심한 고통을 받았다.
석존은 왕의 행동이 그 본성과 달리 무서운 폭군이 되었음을 보시고 여러 제자들을 거느리시고 왕의 교화를 위해서 이 나라에 오셨다.
왕은 석존이 오신다는 말을 듣고 선왕이 그렇게 했듯이 여러 신하를 데리고 석존을 영접하여 땅에 엎드려 석존에게 배례했다. 자리를 잡은 석존은 묵묵히 배례를 받으신 다음 마침내 왕에게 말씀하셨다.
『백성들은 평안하며 전과 다름이 없습니까?』
왕은 석존의 이 말씀을 듣자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이 뜨끔함을 느끼며,
『부처님, 저는 아직 연소한 까닭에 백성에게 안락(安樂)을 줌에 있어 충분하지가 못합니다. 그러나 덕택으로 모두들 별고 없는 줄 압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석존은 거듭 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이여, 당신은 당신의 과거를 알고 있습니까? 또 어떠한 공덕에 의해서 왕으로 태어났는지를 알고 있습니까?』
『부처님 저는 어리석으므로 그런 것은 하나도 모릅니다. 제발 저를 위해서 이야기 해 주십시오.』
『그대가 국왕으로 태어난 것은 다섯 가지 일을 해하였기 때문이다. 그 다섯 가지라는 것은 하나는 시주를 잘 한 사람은 국왕으로 태어나서 만민이 모시는 궁전에 편히 앉아 영광을 누린다.
둘은 탑을 세우고 삼존(三尊-아미타 관세음 세지 또는 석가 문수 보현 또는 약사 일광 월광)이나 덕이 높은 고귀한 사람을 공양(供養)한 사람은 국왕으로 태어나서 또 옥좌에 앉아 한 나라를 다스린다.
셋은 자기 몸 스스로 삼존이나 덕이 높은 고귀한 사람을 공경하는 사람은 역시 왕이 되어 만민의 존경을 받는다.
넷은 몸, 입 마음으로 나쁜 짓을 안하는 사람은 왕이 되어 모든 것에 모범이 되고, 만민을 기뻐하게 한다.
다섯은 공부를 해서 항상 지혜로움을 희구(希求)한 사람은 왕이 되어 국사를 결단함에 있어 복종하지 않는 자가 없는 것이다.
이상의 다섯 가지를 지키므로해서 비로소 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왕이여, 그대는 전세에서 선왕의 몸종이었다. 불(佛), 법(法), 승(僧)의 삼보(三寶)를 숭앙했고 부모에겐 효도를 임금에겐 충성을 다 했고 시주를 잘 했으며 일함에 몸을 아끼지 않고 봉사하였으므로 그 공덕의 힘이 왕자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이다. 왕자(王者)의 영광됨을 가지게 되어 부귀하게 되면 오히려 게을러져서 자기 몸을 망치니 모름지기 국왕이 된 자는 다음의 다섯 가지를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하나는 만민을 통솔함에 있어서 비틀린 생각을 하면 안된다.
둘은 장병을 양육함에 있어서 급여함이 부족하면 안된다.
셋은 본분을 지키고 공덕을 쌓지 않으면 안된다.
넷은 충신의 충고를 듣는데 인색하지 말 것이며 간신의 말에 현혹(眩惑)되어 정직한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다섯은 탐욕(貪慾)과 쾌락에 절도(節度)를 지킬 것이며 마음을 방임해서 옳은 마음이 흩어지면 안된다. 이 다섯 가지를 올바로 행하는 자는 그 이름이 온 세상에 떨치고 복덕이 저절로 찾아온다. 만약 이 다섯 가지 일을 지키지 않는 국왕은 국정이 어지러워지고 백성은 도탄(塗炭)에 빠지고 신하는 반역을 하게 되며 충신은 왕을 간(諫)하지 않고 신은 나라를 지키지 않고 왕은 온 백성의 원망에 대상이 될 것이다.
왕은 석존의 설법을 듣고 본래의 선심(善心)이 되돌아와서 석존에게 그 죄과(罪過)를 용서하여 주시기를 빌었다. 이로서 이 나라는 선정(善政)을 베풀게 된 왕에 의하여 백성은 안락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法句譬喩經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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