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에 선인의 공양

겐에 선인의 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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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공덕
• 국가 : 인도

석존께서 이 세상에 탄생하시기 이전의 일이다. 그때는 인간의 수명이 팔만세나 살 수 있었다고 하는 시대이다. 이때에 데바바티성에 토오쇼오라고 하는 국왕이 있었다. 영내(領內)의 인민은, 정법(政法)을 기조(基調)로 하는 그 인정(仁政)에 심복(心腹)하여, 싸움이나 살생이 없고, 지극히 평화로워 일국일가(一國一家)와 같은 상태를 나타내고, 의식주는 물론, 인민이 바라는 것은 자유로이 얻을 수 있고 혜택을 받은 삶은 제천(諸天)의 삶보다도 더 안락한 것이었다.
이 때에 국왕의 부인은 처음으로 태자를 낳았다. 태자는 대단히 얼굴 모습이 단정하여 사내답고, 태어나면서부터 왕자의 풍격(風格)을 갖추고 있었다. 태어나던 날에는 천지사방(天地四方) 모두다 광명(光明)이 가득 차서 일월도 이 때문에 필요치 않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국왕은 이 이상한 일에 놀라운 생각이 나서 군신(君臣)을 모아 태자의 이름에 대하여 협의했다.
군신도 또한 광명의 이상한 일에 경이의 생각이 들어 있던 터이라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탄생의 기적을 따서 보광(寶光)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태자의 이름은 보광이라고 불리었던 것이다.
국왕은 또한 점사를 불러 태자의 장래를 점치게 했다. 그러자, 점사는 태자를 다음과 같이 점쳤다.
『태자는 성인이 된 후, 만일 재가(在家)하시면 천륜성왕(天輪聖王)이 되어 사해에 군림(君臨)하실 것입니다. 만일 출가(出家)하신다면 부처님이 되시어 천하의 귀의(歸依)를 얻으실 것입니다.』
국왕도 부인도, 또 후궁의 시녀들도 신기한 태자탄생(太子誕生)의 광경을 보고, 점사의 점을 듣고 한층 더 태자를 사랑하고, 신고 부처님께 기원(祈願)해서 태자의 장래에 기대를 가졌다.
태자는 이만 구천살 때, 출가의 뜻을 세우고 부모에게 재삼 품고 있는 뜻을 고했으나 국왕은 태자의 출가를 용서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자의 타는 듯한 출가구도(出家求道)의 염원(念願)은 마침내 태자로서의 지위를 버리고 왕성을 뒤로하여 산림에 달려 머리를 깎고, 법복(法服)을 입고, 일개의 수도자가 되게 하였다.
그리고 만육천년동안, 보광은 괴로운 수행을 하여 드디어 무상도(無上道)를 성취하고, 보광여래(普光如來)라고 호(號)를 하여 미묘(微妙)의 법륜(法輪)을 바꾸어 모든 사람들을 위해 그 도(道)를 전하신 것이었다. 왕성의 양친이나 후궁의 시녀들은 멀리서 보광 태자의 성도(成道)를 듣고 크게 기뻐하고, 국내의 군신, 백성, 또는 바라문들도, 대자의 성도를 전해 듣고 태자의 높은 풍격(風格)을 사모하여 출가 수도에 뜻을 두고 보광여래의 방장(方丈, 삼미터 사방의 방. 본래는 좁고 조그만 승방의 뜻이다.
이것이 바뀌어 절의 주직(住職)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승방(僧坊)을 말한다.)을 찾은 대신, 바라문과 사방의 민중 팔만 사천명은 보광여래의 제작되어 모두 아라한의 깨달음을 얻었다.
어떤 때 보광여래는 팔만 사천명의 아라한을 데리고, 추억이 많은 고국 땅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침을 펼 일을 계획했다. 아버지인 토오쇼오 대왕은, 보광여래의 유행교화(遊行敎化)를 듣고 크게 기뻐하여 전국에 칙령(勅令)을 내려 도로를 평탄게 하고 향수를 땅에 뿌려 가지가지 비단, 보광(寶光)을 걸고, 여러 종류의 진귀한 꽃을 뿌려 장식하고, 또 백성에게 명하여 왕보다 먼저 보광여래를 공양하면 안된다고 명령했다.
이렇게 하여 보광여래 환영의 준비는 물샐 틈 없이 되었으므로 국왕은 한 사람의 대신을 사자(使者)로 하여 여래에게 심부름을 보내 음악을 공양하고 소향(燒香)과 꽃을 바쳐 예를 두텁게 해서 보광여래를 초대하였다
그 때에 이름을 젠에라고 부르는 한 사람의 선인이 있었다. 그는 언제나 부처님의 경계(境界)를 구하고 향상의 일로(一路)를 걷는 동시에 모든 생류(生類)가 애욕(愛慾)에 빠져 방황을 하고 생사해(生死海)에 부침(浮沈)하는 것을 보고, 깊은 자비심을 일으켰다.
그리고 생사에 윤회(輪廻)하는 근원은, 탐욕(貪慾)과 진에(瞋喪)와 우의(愚意)에 있는 것이므로 이 병의 근원을 끊고, 생사해 중에서 그들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염원을 세운 후, 원망하는 것도, 친밀히 하는 것도 같이 다루어 그것들의 유도(誘導)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 부처님에 대해서는 공경공양(恭敬供養)을 하여, 즐겨 법을 듣고, 또 사람을 위하여 가르침을 주고 불법을 존중하여 수호하는 동시에, 많은 승에 대하여는 또한 적당히 공양을 잊지 않았다.
어느때 이 젠에 서인은 산중에 있어서 다섯 개의 기이한 꿈을 꿨다. 첫째는 대해(大海)에서 자는 꿈, 둘째는 수미산(須彌山)을 베개로 삼아 자는 꿈, 셋째는 세상 모든 생류(生類)가 그의 몸 속에 들어있는 꿈, 넷째는 손에 해를 쥐고 있는 꿈, 다섯째는 손에 달을 잡는 꿈이었다.
이러한 꿈에서 깨어나 크게 놀라,
『이 꿈은 소연(小緣)이 아니다. 성내에 들어가 모든 지자(智者)들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보자.』
라고 자문자답하여, 녹피(鹿皮) 옷을 입고 물병을 손에 들고, 지팡이를 집고 비단 양산을 준비하여 거리에 나가, 외도(外道-불교 이외의 다른 교의 사람)들이 길목을 통과할 때 오백의 외도사람들을 상대로, 도의(道義)를 강론한 결과, 그들은 모조리 굴하여 그 자리에서 선인의 제자가 되고, 오백인의 외도가 각기 은전 한 닢을 선인에게 내주었다.
더우기 또 다른 오백의 외도도 이 선인의 총명하고 언변이 좋은 것을 보고, 기뻐들 하였다. 이 때에 모든 외도들이 보광여래의 출현에 대하여, 이러쿵 저러쿵 속삭이고, 선인은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영내 사람에게 물었다.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성내는 아름답게 꾸며져 있습니까?』
『토오쇼오 대왕의 초대로 이번에 세상에 나오신 보광여래가 입성하시므로 도로가지도 아름답게 장식 되었습니다.』
이 대답을 듣고, 선인은 더욱 더 보광여래를 공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인연을 기뻐하여 다시 길가 사람들에게 물었다.
『명화(名花)를 얻고 싶은데 어디서 팔고 있을까요?』
『도사님, 토오쇼오 대왕은 북을 쳐서 국내에 명령하였으므로 명화의 매매는 할 수 없습니다. 명화의 소유자는 모조리 대왕께 바치라고 한 포령이였었으니까요.』
선인은 이 대답을 듣고 크게 실망했으나 그래도 열심히 꽃을 구해 마지않았다.
이때에 왕가에 구이(瞿夷)라는 미인이 국왕의 제령(制令)을 두려워하여 몰래 일곱 가지의 푸른 연꽃을 손에 넣어 깊이 병 속에 감추어 두었다. 그런데, 공양을 위해 꽃을 구하는 선인의 간절한 마음은, 그 연꽃을 살짝 보야T다.
그래서 선인은 멀리에서 이 광경을 보고 구이에게 향해,
『이 꽃을 팔아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돌연 이 말을 들은 구이의 얼굴은 보고 있는 사이에 새파랗게 질렸다. 꽃을 깊이 병 속에 감추어 두어서 아무도 그것을 모를 터인데 이 사람은 어떻게 꽃이 있는 것을 알아차렸을까 하고 괴이하게 생각하여 그 병을 본즉, 이상한 일로는 푸른 연꽃이 병 밖으로 머리를 내놓고 있는 것이었다.
『이 연꽃은 궁중으로 보내어 부처님께 바치려는 것이니까 팔 수는 없습니다.』
『제발 오백의 은전을 드릴 터이니 다섯 가지만 팔아주십시오.』
여기에서 구이는 생각했다.
『이 꽃의 값은 얼마 안 되는 것인데, 이 사람은 은전 오백을 가지고 다섯가지의 연꽃을 구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라고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다.
『이 꽃을 무엇에 쓰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토오쇼오 대왕의 초대로, 이번에 입성하시는 보광여래를 공양하기 위하여, 그 꽃이 필요합니다. 대매여, 제불여래(諸佛如來)를 만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삼천년에 한 번 피는 그 연꽃을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여래를 공양하여 무엇을 얻으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다른 것이 아닙니다. 다만 무상의 지혜(知慧)를 얻어 고해(苦海)에 윤회(輪廻)하는 모든 생명을 제도하려는 것입니다.』
구이는 선인의 말을 듣고, 이 사람의 얼굴 모습은 단정하기는 하난 재물로는 복이 없을 것인고, 녹피옷을 입고 매우 몸을 감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성(至誠)을 바치는 데 조금도 재물을 아끼지 않을 모양이다. 실로 감심할 도사이구나 하고 깊이 생각했다.
『나는 이 꽃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미래영겁(未來永劫), 당신의 아내로 삼아주십시오.』
『나는 부처님의 길을 수업하고 있는 몸이니까 모처럼이기는 하나, 생사의 연을 맺을 수는 없습니다.』
『내 청을 받아주시지 않으신다면, 이 꽃을 당신 손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해도 꽃을 나눠주시지 않는다면 당신을 청을 들어드리지요. 그러나 나는 보시(布施)를 좋아하고, 결코 남의 요구에 거역하지를 못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만일 사랑이 있어 혹은 내 육체를 탐하고, 혹은 처자를 요구하는 자가 있으면 무엇이든지 줄 것입니다. 그런데 내 보시의 마음을 방해하지는 않겠습니까?』
『당신의 명령이라면 무엇이든지 받들어 복종하겠습니다. 나는 연약한 여자의 몸이라 부처님 앞에 나갈 수는 없습니다. 부디 늘 위해 두 가지의 꽃을 여래에게 바치고 나를 대신하여 미래영겁 선악을 함께 당신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소원을 여래님께 통해 두어 주십시오.』
보광여래는 토오쇼오왕, 제왕자, 군신, 바라문 및 백성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오랜만에 성내에 발을 들여놓으셨다. 이때 선인도 뒤를 따라 쫓아온 오백의 제자들과 함께 보광여래에게 명화를 바치고 제 대신 이하도, 모두 대왕을 따라 공양 예배하고, 명화를 바쳤다. 그러나 그 꽃들은 모두 다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젠에 선인은 국왕 이하 많은 사람들의 공양이 끝남을 기다리어 마지막으로 여래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며, 고해의 생 일체의 부처님의 지력을 갖고 싶다는 두가지 원망만족(願望滿足)을 위해 다섯가지의 푸른 연꽃을 여래를 향해 바쳤다. 그러자, 다섯가지는 모두 공중에 머물러 변화하여, 화대(花臺)로 되었다. 그 다음에 먼저 구이에게서 부탁 받은 두가지 푸른 연꽃을 바치니까 보광여래를 가운데 두고 또 공중에 멎었다.
이 이상한 광경을 보고 있던 국왕을 비롯한 대신 이하의 사람들은 엉겁결에 소리를 질러, 참으로 이상한 일로, 일찍이 없던 진기한 길조(吉兆)라고 칭찬하고, 여해는 젠에를 칭찬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좋은지고, 좋은지고, 그대는 이 행동의 공덕으로 미래에 성불(成佛)하여 석가모니여래(釋迦牟尼如來)라고 칭(稱)할 것이다.』
젠에 선인은 모든 사람이 보고 있는 앞에서 미래 성불의 보증을 받았다. 이때에 천룡팔부(天龍八部)는 많은 표한 꽃을 뿌려 허공을 가득차게 하고 젠에 성도(成道)의 날에는 그 일족이 되게 해달라고 서원(誓願)을 세웠다. 이리하여 보광여래는 거듭 젠에 선인의 모습을 보고 계셨는데, 그가 선인의 머리를 보고 녹피옷을 입고있는 것을 알아차리시고 여래는 그의 옷을 버리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그 자리에서 땅을 변하여 진흙탕이 되게 했다.
젠에는 여래가 지나실 곳이 진흙땅임을 알아, 어떻게 천복륜(天福輪)의 발을 가지고 이것을 밟게 해 드리겠는가고 생각하여, 갑자기 녹피의 옷을 벗어 땅에 깔아 보았으나 아직도 진흙땅을 덮어 치우기에는 부족 되므로 머리를 풀어 겨우 이것을 엎어 버릴 수가 있었다.
여래는 이것을 밟고 무사히 진흙땅을 밟아 건널 수가 있었으므로 또다시 젠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미래에 성도하여 부정(不淨)함이 많은 내세에 있어서 모든 천인을 제도하는 것만이 오늘의 일고 같을 것이다.』
전에는 여래의 말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고, 동시에 모든 법(法)의 공허함을 터득하여 무생법인(無生法忍-불생불멸(不生不滅)의 법성을 인지(忍知)하고 결정안주(決定安住)하는 위치로 七, 八, 九지(地)의 보살을 말한다.)의 지위를 얻어, 대지를 떠나 허공에 올라가기를 높이 삼십오척에 달하여 기뻐한 나머지 다음과 같이 여래를 찬미했다.
『이제 세상을 인도해 주시고,
나로 하여금 지혜의 눈뜨게 하셔,
이로써 청정의 법을 가르쳐 주시며,
일체의 집착을 떠나게 하시다.
이제 천인의 존귀함을 만나,
나로 하여금 무생법인을 얻게 하시다.
원컨대 미래 불과(佛果)를 얻는다면,
또한 세존과 같이 되게 할지어다.』
전에는 이 찬(贊)을 외우고 다시 지상에 내려와, 보광여래의 앞에 나아가, 오체를 땅에 던져 지심(至心)의 경의를 나타냈다.
『다남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사랑의 자비심을 베푸시어 저의 출가를 용납해 주시옵소서.』
보광여래가,
『좋은지고, 좋은지고, 비구(比丘).』
라고 대답한즉 그와 함께 젠에의 수염과 머리는 저절로 떨어져나가고 몸에는 가사(袈裟)가 입혀지어 승려의 모습으로 되었다.
이 때에 두 사람의 늙은 가난한 사람이 보광여래의 위덕(威德)을 보고, 공양하고 싶었으나, 워낙 가난했으므로 그저 헛되이 마음만을 쓸 따름이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여래는, 이 가난한 사람의 지성을 아로 눈앞의 깨끗한 땅을 변하게 하여 잡초가 우거지고 먼지가 쌓인 더러운 땅으로 만들었다.
두 사람의 가난한 노인은 부처님 앞의 땅이 부정함을 깨닫고, 즉시로 소제의 노역(勞役)을 맡아, 비로소 공양의 뜻을 이루게 되었으므로 크게 기뻐했다. 보광여래는 이 광경을 보고 그들에게 말했다.
『미래에 있어 석가모니여래가 이 세상에 나오실 때는, 그대들은 석가 여래의 제일의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보광여래는 가난한 사람들의 교화를 끝마치고 팔만사천의 승, 토오쇼오 대왕, 바라문 및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데바바티성에 들어가셨다. 토오쇼오왕을 비롯한 성중의 사람들은 마음대로 여래 및 팔만사천의 승을 공양했다. 그 후에, 사만년을 지나 대왕의 자리를 그 아들에게 물려주고, 부인고 일족들을 데리고 출가 수도의 몸이 되었다.
젠에도 또 교화유도(敎化誘導)의 공적이 더욱 더 현저(顯著)한 것이 있었다. 한번은 젠에가 보광여래에게 물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나간 날 심산 속에서 다섯 가지의 기이한 꿈을 꾸었습니다. 다섯가지 꿈이라 함은 첫째는 대해에 자는 꿈, 둘째는 수미산을 베개로 삼고 있는 꿈, 셋째는 모든 생류가 내 체내에 들어가는 꿈, 넷째는 손에 해를 잡고 있는 꿈, 다섯째는 손에 달을 잡고 있는 꿈이었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이 꿈을 해설해 주시기 바라옵니다.』
여래는 젠에를 위해, 다음과 같이 풀어 주셨다.
『그대를 위해 이 꿈의 뜻을 풀이하자. 대해에 잔다는 것은 그대의 몸이 생사해중(生死海中)에 서있는 모습이다. 수미산을 베개로 삼고 있다는 것은 생사해를 나와 열반(涅槃)의 깨달음을 얻는 모습이다. 대해 중의 모든 생류(生類)가 체내에 들어간다는 것은, 생사해중에 있어 모든 생류들에 의해 의지할 곳이 된다는 모습이다. 손에 해를 잡고 있다는 것은 지혜의 광명이 널리 법계를 비친다는 모습이다.
손에 달을 잡는다는 것은 방편(方便)의 지혜를 가지고 생사해에 들어가, 청정의 법으로 모든 사람들을 교화개도(敎化開導)하여 괴로움을 덜게 해주는 모습이다. 요컨대, 이 꿈의 인연은 그대의 미래 성불의 모습이다.』
젠에는 여래의 이 해설을 얻어 크게 기뻐하여 부처님을 예배하고 물러났다.
보광여래는 그 후 얼마 있다 열반에 드시었다. 젠에는 정법(正法)을 지키기를 이만년에 이르고 그 사이에 법에 바친 공적은 갠지스강의 모래의 수만큼이나 많았었다.
이윽고 젠에는 수명이 다한 다음, 천상계에 태어나 사천왕이 되어 모든 천중(天衆)을 교화하고 천상의 수명이 다 함과 동시에 다시 인간계에 태어났다. 그리하려 전륜성왕이 되어 사해에 군림하고 원적(怨敵)을 조복(調伏)하여 정법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어 항상 십선(十善)을 가지고 백성을 교화했다.
전륜성왕의 수명이 다하여 나중에는 도리천( 利天)에 태어나 천왕이 되고, 또 수명이 다하여 인간계에 태어나 전륜성왕이 되어 천상과 인간과의 사이를 왕복하기를 설흔여섯번에 이르렀다. 그동안에 혹은 선인이 되고, 혹은 외도로 되어 어떤 때는 소왕(小王)이 되어 변현(變現)의 도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에 달했다.
젠에의 수행은 더욱 더 나아가 이 세상에 강탄(降誕)하실 기운(機運)은 점차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는 사종(四種)의 마음을 가지고 세밀히 여러 가지 점을 고안했다. 사종이라 함은 시(時)와 소(所)와 국(國)과 족(族)이다. 때를 본다 함은 세상 사람이 분명히 노병사(老病死)의 고통을 알 때에 보살이 어머니의 태내에 든다는 것, 장소를 본다함은 수미산의 사방의 사주(四洲) 중, 특히 남방의 염부제에 몸을 나타내는 것, 보살은 결코 변두리나라에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변두리 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이 마음이 우직하여 법을 들을 바탕이 돼있지 않으므로, 그리하여 보살은 다만 중국에 태어나는 것이다. 종족을 본다는 것은 사종족 중에서도 보살은 크사트리야 혹은 바라문이 두 종족 중에 태어나는 것인데, 세상에 있어서는 왕족이 크사트리야를 특히 소중히 여기므로, 보살도 또한 크사트리야족에 태어나는 것이다.
어떤 종족에게 그 생(生)을 의탁할 것인가에 대하여 몹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마갈타의 왕가에 태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이를 부정하여 고오샤츠라의 왕가에 태어나야 한다고 논하고, 어떤 사람은 도쿠시왕가 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비얄리 왕가이어야 한다고 말하며, 심지어는 염부제 중의 십육대국을 모조리 관찰하여 논의를 일으키고 추측을 꾀했는데 마침내 어떤 나라일는지는 단정할 수가 없었다.
그들의 의문에 대한 보살의 답에 의하면 염부제 속에서 육십사종의 공덕을 성취한 종족이 있으면 그 집에 태어날 것이고, 또 만일 삼십이종의 공덕을 성취한 여인이 있다면 어머니로서 그 몸을 의탁할 것이다. 그래서 이상의 조건으로 미루어 보므로 마갈타국은 염부제의 중앙이고, 그 왕인 석종(釋鐘)의 정반왕(淨飯王)은 인상원만(人相圓滿)하고 얼굴 모습이 단정하며, 덕이 높아 사방의 귀복(歸伏)을 얻어, 법을 가지고 왕이 되고, 법에 따라 백성을 다스리고, 백성은 또 지성을 가지고 왕을 아꼈다.
왕의 성후(聖侯)마야 부인은 대단히 아름답고 더욱이 아직까지 임신을 못하고 입에 담는 모든 말은 성실로 일관하고, 몸에는 죄 없고 마음에는 번민이 없고, 질투의 행동이 없고, 목소리는 아름다우며, 정숙하고 자비심이 넘쳐 보살의 어머니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이런 완전한 공덕을 지닌 사람은 다만 석종 뿐으로 다른 집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젠에 보살은 고당대전(高堂大殿)에 올라, 백팔의 법문을 풀고, 모든 보살, 천자, 천녀 등을 위해 최후의 설법을 시도했다. 천상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불가사의(不可思議)한 기단(奇端)이 나타났다. 모든 천중도 심신의 동요를 느끼고, 스스로 편안치 않으며, 젠에 보살이 세상에 태어남이 가까워졌음을 미루어 알고, 연모(戀慕)의 정이 그치지 않는 듯하였다.
보살은 자세히 이 사정들을 살펴보고 그들에게 가르쳤다.
『선남(善男)들아! 제행(諸行)은 모두 다 무상(無常)한 것이다. 나는 머지않아, 이 천궁을 버리고 염부제에 태어날 것이다.』
제천(諸天)은 이 말을 듣고 몹시 슬퍼하여 울며, 고뇌(苦惱)와 실망에 넘쳐 심히 무상고(無常苦)를 한탄하여 혹은 장엄(莊嚴)한 옷을 벗어 던지고, 혹은 괴로워하여 땅에 쓰러지는 자도 있었다. 얼마후 한 사람의 천자는, 게를 풀어 이별의 정을 나타냈다.

『보살님, 여기에 계셔서,
우리들 부처들의 눈을 열게 하시었는데,
이제 우리들 버리시고 멀리 떠나시려고 하네.
소경이 길잡이를 잃은 듯,
또 내를 건너려 하여,
갑작스럽게 다리나 배를 잃은 듯,
또한 갓난애기가 자모를 잃은 것과 흡사하네.
우리들 이와 같으니,
귀의할 곳을 잃었네.
바야흐로 생사의 흐름에 떠돌아,
마침내 일어날 연(緣)이 있을는지 없을는지,
우리들 긴 한 밤에,
우매한 실(失)을 받으리.
이제 대의왕(大醫王)을 잃으니,
누가 우리를 구할 것인가.
무명(無明)의 자리에 누워,
오래오래 애욕(愛慾)의 바다에 가라앉으리.
길이 존자(尊者)의 가르침을 저버리면,
생사를 벗어날 때가 없으리라.』

젠에 보살은 모든 천자들이 울고, 슬퍼하며, 괴로워한 나머지 더욱이 연모의 게까지 풀어 애절한 정을 나타내는 것을 듣고 자비의 마음으로 그들을 위로하며 타일렀다.
『선남들아! 대체로 목숨이 있는 것으로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만나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 위에는 하늘로부터, 아래는 지옥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 산다는 것들은 모두다 무상(無上)의 대화(大火)에 쬐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에 대하여만 홀로 연모를 일으키면 안된다. 나도 또한 그대들과 같이 왕성한 생사의 불에서 온전히 떠난 것이 아니다. 빈부귀천(貧富貴賤)의 차는 있지만, 어떤 사람들이라도 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타이르고 젠에 보살은 게를 풀으셨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시생멸법(是生滅法) 생멸멸기(生滅滅己) 적멸위락(寂滅爲樂)』
보살은 다시 말을 계속했다.
『이 게는 과거에 있어 모든 부처들과 함께 풀이하신 것으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이러한 것이다. 그대들 헛되이 괴로워하면 안 된다.
무량겁래(無量劫來) 생사해중(生死海中)에 있는데, 이제 이 세상을 끝마치고 가까운 장래에 제행(諸行)을 떠날 때, 그것이 즉 많은 사람들을 제도할 수 있는 때이다. 나는 염부제에 내려가게 될 것이다.

이 이야기의 젠에 선인은 현재의 석존, 구이는 야쇼다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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