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노크

샤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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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공덕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육도집경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說法)을 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한번은, 장로(長老)인 사리붓타가 공손히 나아와 석존에게 말했다.
『세존(世尊)이시여! 집에 계시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시어 사천하(四天下)를 통어(統御)하실 신분이시면서, 나라를 버리고 산으로 들어오셔서 마침내 부처님이 되시고 많은 사람들을 구제(救濟)해 주시는 공로(功勞)는, 그 반은 세존께서 출가하시도록 권한 종복(從僕) 샤노크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부디 그의 과거에 관하여 설명해 주십시오.』
『오오, 샤리붓타, 잘 말했다. 샤노크는 이제까지 몇 차례나 공덕을 쌓아 왔다. 이제 그의 과거에 관하여 설명해 주겠다.』
그리하여 석존이 설명해 준 샤노크의 과거생(過去生)은 다음과 같았다.
니카헨국의 왕은, 어릴 대부터 천국(天國)에 태어나고 싶다고 원해 왔었다. 그리하여 천국으로 승천(昇天)하는 것을 이상으로 하고 수행하고 있는 도사(道士) 四만 여인을 모아놓고 승천의 방법을 물었다.
『왕이여, 당신은 그 몸 그대로 승천하심을 바라십니까? 또는 영혼의 승천을 바라십니까?』
그 중의 한 장로가 이렇게 물어 왔으므로 왕은 대답했다.
『나는 이대로 앉은 대로 천국에 올라가고 싶다.』
『그것은 쉬운 일입니다. 신(神)을 불러 대제(大祭)를 올려 드리면 올라가실 수 있습니다.』
이것을 들은 왕은 크게 기뻐하여 금은(金銀) 이천냥을 도사에게 주어 상으로 했다.
도사들은 많은 보물을 얻어 가지고 집에 돌아와 축하의 술을 마시고, 유쾌하게 날을 보냈다. 그런데 나쁜 돈은 몸에 붙지 않는다고 하는 속담이 있듯이 얼마가 지나니 재물이 떨어졌으므로 나쁜 의논들을 했다.
『임금님을 속여서, 또 유쾌하게 노는 것이 어떤가. 아름다운 남녀 어린이들을 백명씩하고, 코끼리, 말, 잡축(雜畜), 각 백두(頭)를 모아서 위선 우리들에게 공양시키고, 그리고는 그것을 죽여, 그 뼈와 살을 쌓아 궁전의 주축으로 하면 승천은 틀림없다고 아뢰어 보자!』
거짓인 줄을 모르는 왕은, 이 도사들의 말을 믿고 즉시로 신하에게 명하여, 전국에서 미남미녀(美男美女)와 살찐 말과 큰 코끼리 등을 잡아 오게 하여 옥(獄)에 붙들어 매어 두었다. 왕의 무도(無道)함을 원망하고, 마물(魔物)의 출현을 증오하는 소리가 전국에서 일어났다.
이것을 들은 도사들은,
『저 잡아온 사람이나 짐승들을 죽여도 왕이 승천하지 못하게 되면 왕의 노여움과 백성들의 원망 때문에 우리들이야말로 죽음을 당해 시체를 거리에 내놓게 될 것이다. 무슨 딴 생각을 해내지 않으면 안되겠다.』
라고 이마를 맞대고 협의했다.
『코스이산 깊은 곳에 하늘의 기녀(妓女)가 있다. 사람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미녀(美女)인데 신성(神聖)임으로 붙들 수는 없다. 왕을 속여, 이 기녀를 잡지 않으면 승천은 할 수 없다고 말하자, 붙들을 수 없으니 우리들의 죄는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제안이 쓰여져 도사들은 왕에게로 가서 근엄하게 말했다.
『코스이산 속에 하늘의 기녀가 살고 있습니다. 그녀의 피를 얻어 먼저 붙들은 인간과 짐승의 피와 합쳐서 궁전의 주추를 삼지 않으면 승천은 틀렸습니다.』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는가 그때부터 벌써 四개월이 지나지 않았느냐. 그러나 잘 말해 주었다. 즉시로 백성을 모아 상을 걸고 주식(酒食)을 주어 그 기녀를 찾도록 하자.』
왕명이 떨어지자마자 백성을 소집하여 포령(布令)을 냈다. 백성들 중에 한사람 아는 사람이 있어,
『제칠의 산중에 샤리와 우혼이라는 두 도사가 있습니다. 그들은 신녀(神女)의 집을 알고 있습니다.』
수일 후에, 제칠의 산 중에서 두 사람의 도사가 이끌려 왔다. 왕은 기뻐서, 칠일 동안 음악과 주효(酒肴)로 환대했다.
『나는 승천하려고 한다. 너희들은 나를 위해 신녀를 붙들어 오너라. 만일 승천을 할 수 있다면 이 나라는 너희들에게 주마.』
『왕이여, 안심하십시오. 저희들은 일심 전력하여 신녀를 당시에게로 데리고 오겠습니다.』
왕의 앞을 떠난, 두 사람은 二개월이나 걸려 일곱 겹의 산들을 넘어 겨우 코스이산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거기에는 삼십리 사방이 되는 큰 연못이 있어서, 그 근처 일대의 평지에, 가로 세로 팔십리나 되리라고 생각되는 높이 솟은 대보성(大寶城)이 세워져 보수(寶樹)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연못 속의 연꽃이 오색으로 다투어 피어 그 사이를 날아다니는 여러 종류의 아름다운 새들은 하늘의 음악을 읊고 있다.
일곱겹의 성분은 닫혀 천제(天帝)는 그 가운데 있어 가인무녀(歌人舞女)와 즐겁게 지내고 있다. 칠일 후 천제는 성을 나와 큰 못에 목욕하고, 많은 무녀들도 이를 따랐다.
『저 천녀를 잡는데는 보통 방법으로는 안 되겠다. 귀신의 저주의 힘으로, 풀을 묶어 물속에 던지면, 천녀의 영력(靈力)도 그치어 날을 수가 없게 된다.』
둘은 의견이 일치해서 숨어 있던 풀섶에서 풀을 묶어, 주문을 외우며 물속에 던졌으므로 천제와 제천(諸天)은 성중으로 달아났으나 하 사람의 천녀는 그 신통력을 잃어 날을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물속에 뛰어들어 허리띠를 끌러 천녀를 붙들어 매었다. 대나무 바구니를 만들어 천녀를 그 속에 넣고 두 사람은 길을 재촉하여 돌아왔다.
칠일 후에 나라에 돌아왔으므로 왕은 크게 기뻐하여,
『나는 하늘에 오를 수가 있다. 이 나라는 두 사람의 도사에게 주자.』
라고 말하며 대연회(大宴會)를 차리고 도사들을 위로했다.
이때에, 왕의 아들 난라시는 다른 나라의 왕이 되어 있었다. 나라시의 태자 슈라는, 이 왕의 손자였는데, 총명하고 하정(下情)에도 능하고, 인자(仁慈)의 마음이 깊고, 백성을 불쌍히 여겨, 스스로 불세존(佛世尊)이 되려고 정진(精進)하고 있었다.
왕은 깊이 슈라를 사랑하여,
『나는 드디어 승천하게 된다. 사랑하는 손자의 얼굴을 보고 헤어지고 싶다. 빨리 슈라를 불러 오너라.』
라고 명했으므로 왕손은 조부인 왕을 찾아 뵈었다. 모든 사정을 들은 왕손은 만일 자기가 가엾은 천녀를 비(妃)로 맞이하지 않으면 조왕(祖王)은 반드시 그녀를 죽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 후 종신(從臣)을 통해 이 뜻을 간청하였다.
그러나 왕은 사랑하는 왕손의 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천녀의 피를 궁전의 주추로 하고 승천하지 않으면 안된다.』
왕궁에서 물러나온 왕손은 세끼의 밥도 들지 않고 한 방에 틀어박혀 밖에도 나오지 않았다. 왕은 왕손이 즐거워하지 않음을 보고, 이것 때문에 죽기라도 한다면 하고 사랑하는 손자를 위해 자기의 소망도 버리고 천녀를 비(妃)로 맞이할 것을 허락했으므로, 홀로 슈라만이 기뻐한 것이 아니라 온 나라가 모두 만세를 부르며 이를 환영했다.
그리고서 四개월이 지나, 도사들은 또 간계(奸計)를 꾸며서 왕을 속이려고 하였다.
『왕이 승천을 원하신다면, 구덩이를 파서 많은 짐승을 죽여서 파묻고 그 위에 신녀(神女)의 피를 발라서 푸닥거리를 하지 않으시면 안됩니다.』
왕은 이것을 듣고 즉시로 푸닥거리의 준비를 신하에게 명했다. 왕손인 슈라는 도사의 말을 듣고 반가워하지 않았다.
『그런 푸닥거리 방법이 어떤 성전(聖典)에 나와 있느냐?』
라고 도사들에게 힐문(詰問)했으나 그들은 이에 대하여 대답할 수가 없었다.
『살생(殺生)하여 삶을 타고난 이 세상 모든 것의 목숨을 해치는 것은 오역죄(五逆罪), 십악업(十惡業) 속의 최역최악(最逆最惡)이다. 한번 살생이 행하여지면 죽인 자와 죽임을 당한 자와의 영혼은 서로 원망하고 미워하여 독(毒)과 칼로 서로 해친다.
그 죄화(罪禍)는 세세연속(世世連續)하여 쉴 새가 없다. 죽으면 모두 지옥에 떨어져 불살려지고 구워지고 회와 같이 쪼개지고 하여 고독이 그칠 날이라고는 없다. 비록 지옥에서 환생 되더라도 짐승으로 태어나서는 도살(屠殺) 당하고 또 사람으로 태어나도 칼의 화는 면할 길이 없다. 살생의 죄는 이렇게 무서운 것인데 이것으로 인해서 어떻게 승천이 되겠는가.』
『태자는 젊으심에도 불구하고 지혜가 뛰어나셨으나 도사의 방술(方術)에 관해서는 아시지를 못할 것이다.』
도사들은 위태로워 졌으므로 비밀한 방술이라도 있는 듯 속이려고 하였다.
『나는 과거세에 도사의 집에 태어나 오백세 동안 그 도를 배워왔다. 너희들의 말은 거짓임에 틀림없다. 어떤 경(經)에도 너희들이 말하는 것은 가르치고 있지 않다.』
슈라는 그들의 왕을 속이고 백성을 괴롭히며 술을 마시고 음란한 짓들을 하여 도에 어긋나는 죄를 모조리 들추어내어 공격했으므로 도사들은 이제는 더 대꾸할 말도 없어 슬금슬금 궁전에서 도망쳐 갔다.
슈라는, 다시 조왕(祖王)을 위해 불교의 정도(正道)를 설명하고 삼보를 믿고 십선의 덕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승천의 길이라고 권장했다. 왕은 이 때문에 크게 보시를 일으키고, 궁민(窮民)을 구하고 일국을 번성케 했다.
슈라는 조왕의 허락을 받고 아름다운 비를 데리고 나라에 돌아와서는 안채 깊숙한 궁정에 비와 함께 파묻혀서 마음 편히 노닐면서 정치도 돌보지 않게 되었다. 신하들은 새 비를 죽이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겠다고 떠들어 대었으므로 왕은 어쩔 수 없이 왕자만을 자기 곁에 불러내어 유폐(幽閉)시켰다. 비는 신혼의 즐거움도 깨어지고 사랑하는 남편의 얼굴도 보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마침내 전의 제칠 코스이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 도중에 전의 우혼들에게,
『이 금반지를 표적으로 두고 갈 것이니, 내 남편이 찾아오거든 안내해 주십시요.』
라고 부탁하고는 본성으로 돌아갔다.
왕손은 비가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실망하여 눈물 젖어 있었으나 신의 계시로 비가 있는 곳을 알아 제 칠 코스이를 찾아갔다. 도중에 우혼들은 만나 표적의 반지를 받고, 그 안내에 따라 비가 길목 길목 나뭇가지를 꺾어 길잡이를 해놓은 것을 더듬어 나무를 건너놓고 개울을 건너기도 하고 새끼를 타고 골짜기를 내리고 하며 산과 산을 넘어, 마침내 팔산(八山)의 꼭대기에 이르러 한 사람의 뛰어난 도사를 만나 네 사람 같이 그 길을 더듬어 갔다. 제석천(帝釋天)은 한 마리의 원숭이로 둔갑하여 과일을 공양했다.
원숭이도 같이 데리고 이제 막 승천하여 비를 찾으려고 할 때에 도사로부터,
『태자는 미래 부처님이 되어 바른 깨달음을 열고 삶을 받은 모든 생물을 인도할 사람이다.』
라는 말을 듣고 원숭이는 맹세하며 말했다.
『그때에 나는 말이 되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싶다.』
우혼은,
『나는 제자가 되고 싶다.』
샤리는,
『나는 종자가 되어 시종을 들고 싶다.』
라고 서로 맹세했다.
조금 지나 천인의 성문에 다다랐으므로 안내를 하고 온 원숭이는 거기에서 떠나갔다. 한 사람의 파란 옷을 입은 천녀가 성문에서 물을 길러 나왔다.
『그 아름다운 물은 무엇에 쓰시려고 하십니까?』
『이것은 왕녀(王女)님의 목욕할 물입니다.』
이것을 들을 슈라는, 먼저의 표적의 반지를 살짝 물통 속에 넣었으므로 왕녀는 목욕할 때 그 것을 보고,
『내 남편이 찾아오셨으니 부디 잘 모셔 드려 주십시요.』
라고 아버지인 즈마천장게 고했으므로 천자도 반가이 몸소 성밖으로 슈라를 맞이하러 나왔다. 슈라는 우혼들과 작별하고 비와 성에 머물기를 칠년에 이르렀다. 그 동안 천인의 시녀(侍女)는 천악(天樂)을 연주하여 위로했다.
어떤 날 슈라는 떠나기 힘든 애착의 정을 누르고 비와 비의 양친에게 말했다.
『나는 양친이 고향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효도를 드리지 않으면 안되겠으니 이대로 이 내하에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서운한 작별이긴 합니다만, 나는 돌아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니 왕자여, 이 나라도 백성도 비도 다 당신의 것입니다. 제발 이대로 머물러 주십시요.』
라고 많은 사람에게 만류 당했으나 효심이 깊은 슈라는 아무래도 듣지 않았다. 그러면 그저 칠일간이라도 하고 또다시 칠일 동안 마지막 작별을 아쉬워 하였다.
그리고 천왕의 사자(使者)에 게 배웅을 받아 본국에 돌아왔다. 슈라는 나라에 돌아와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백성을 불쌍히 여겼다. 조왕은 왕위를 손자 슈라에게 물렸다. 왕위를 이은 슈라는 그후에도 더욱더 덕정(德政)을 펴서 백성은 모두 그 덕을 사모했다는 것이다.
왕손인 슈라는 석존, 뛰어난 도사는 사리붓다, 우혼은 목갈라나, 샤리는 즉 샤노크, 제석천은 석존의 애마(愛馬)켄톡, 부왕은 카쇼, 조왕은 슛도다나, 어머니는 마야부인, 비는 석존의 비 야쇼다라의 전신이다.

<六度集經第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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