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리의 출가

단말리의 출가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공덕설화

• 주제 : 공덕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현우경

석존(釋尊)께서 왕사성(王舍城)의 죽림정사(竹林精舍)에 계셔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설법(說法)하고 계실 때의 일이었다.
코오사라 나라에 돈마세시츠라고 하는 큰 부자가 있었다.
그는 지위와 권세와 부귀에 있어서 인간 사회의 모든 행복을 지니고 있었으나 그에게는 아들에 대한 복이 없었다. 그의 괴로움과 그의 결함은 다만 이 아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그는 나라안의 모든 신(神)에게,
『아들 하나만 태어나게 하여 주십시요.』
하고 빌었다.
그가 신이나 부처님께 빌었기 때문인지 그의 아내는 임신하게 되고 마침내 달이 차서 튼튼한 아들을 낳게 되었다.
재빨리 점사(占師)를 불러서 이 아들의 길흉(吉凶)에 관한 점을 치게 하니 덕이 있는 아들이라고 하여 그 이름을 단밀리(檀離)라고 이름 지었다.
부자 부부는 여러해 동안 소원이 이루어진데다가 그 아들이 앞날에 행복한 생애를 보낼 수 있는 선천적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말을 듣고 한층 더 그 아들을 사랑했다.
단밀리라고 하는 아들이 성년이 되었을 때 그의 아버지는 심한 병으로 죽게 되었다.
국왕인 파세나데는 그에게 아버지의 직위(職位)와 봉록(俸祿)을 주었다. 그가 왕의 봉록을 받아 아버지의 사택(舍宅)에 살게 되자 그 사택은 갑자기 칠보(七寶)로 변화해서 창고 안에 모든 종류의 보배가 자연히 가득 차게 되는 놀라운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 왕자엔 류울리왕자가 열병에 걸려서 큰일이었으므로 명의(名醫)가 진찰한 결과 우두전단을 그 몸에 바르면 해열한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왕은 곧 나라 안에,
『우두전단을 가진 사람은 왕의 궁으로 가지고 오면 천금(千金)을 주고 사겠다.』
고 하는 영(令)을 내려서 우두전단을 널리 나라 안에 구하도록 했다.
이 영을 본 한 사람의 사나이는,
『단밀리 부자집에 우두전단이 많이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파세나데왕은 이 말을 듣고 곧 마차(馬車)를 타고 친히 단밀리의 집으로 갔다.
문지기는 국왕이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온데 대하여 놀라서,
『주인님, 국왕이 오셨습니다.』
하고 알렸다. 단밀리는 즐거이 왕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
왕은 문 밖이 횐 은(銀)으로 만들어져 있으므로 얼마간 그 호사한 저택에 대하여 놀랐으나 부자의 안내를 받아 문안에 들어가니 은실(銀薩)로 만들어진 의복을 입은 아름다운 여자가 열사람이 그의 좌우를 따르고 있었다.
『이 여자들은 그대의 아내인가? 하고 물었다.』
『문지기 여자들로 안내역을 하는 하녀입니다.』
왕은 다시 중간 문에 들어가니 순 보라빛 보석으로 만든 문이 있고 거기에는 이십 명의 아름다운 여자가 대기하고 있었다.
또 더 나아가서 안 문에 들어가니 황금으로 만들어진 문이 있고 금실(金薩)로 짠 찬란한 옷을 입은 미인이 사십명이나 기다리고 있다가 안내했다.
마침내 집 안에 들어가니 청룡수(淸龍水)와 같은 보물 연못이 있고 둘레에는 여러 가지 짐승 모양과 물벌레의 상을 조각한 것이 있었다.
칠보전(七寶殿)에는 단밀리 부인이 있다가 보석 자리에 왕을 맞아 들였다.
그 때 부인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본 왕은 이상하게 생각하여,
『부인께선 왜 눈물을 흘립니까?』
하고 물었다.
『대왕께서 왕림하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만 왕의 의복에는 눈에 띄지 않는 연기(煙氣)가 있어서 저의 눈에 눈물이 난 것입니다. 결코 왕이 왕림하신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옵니다.』
『당신 댁에선 불을 피우지 않습니까?』
『식사할 때에는 백 가지 음식이 자연히 앞에 나타납니다.』
『밤이 되면 어떤 빛으로 물건을 봅니까?』
『마니 구슬의 빛(光)을 사용하면 마치 낮과 같이 밝습니다.』
큰 나라의 궁전(宮殿)보다도 나은 생활 양식을 보고 들은 왕은 마음속으로 놀랐다.
그 때 부자는,
『대왕께선 무슨 용무로 이 누추한 곳에 왕림하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왕자인 류울리가 열병(熱病)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나 우두전단향을 바르면 낫는다고 의사가 진단했네. 듣건대 당신의 집에 그 전단( 檀)이 있을 것이라고 해서 일부러 오게 된 걸세.』
『안됐습니다만 그럼 창고로 안내하겠습니다.』
하고 부자는 매우 기뻐하며 왕을 창고 안으로 안내하여 여러 가지 진귀한 보무를 비롯해서 왕이 구하고 있는 전단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사용하실 만큼 거두어 주십시요.』
『아니, 두냥(二兩)만 있으면 충분하네.』
하고 대답했다.
부자는 요구하는대로 두 냥의 전단을 사신에게 주어 먼저 왕궁으로 돌려 보냈다.
『언제 그대는 부처님을 예배한 적이 있는가?』
『부처님이라니요, 누구 말씀입니까? 아직 그 이름조차 들은 적이 없습니다만.』
『가비라성의 슛도다나왕의 아들인 싯다르타 왕자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이 싫어서 출가 수행(修行)해서 삼십이상(三十二相), 팔십종(八十種)의 호상(好相)을 갖추고 신통(神通)과 지혜(知蕙)가 사람이나 하늘 중에도 비길 자가 없는 것으로 세존(世尊) 또는 부처님(佛)이라고 존칭하고 있는 것이다.』
단밀리는 비로소 부처님의 이름을 들었으나 태어 날 때부터 가졌던 것인지 자연히 이루어 진 것인지 부처님에게 깊이 존경하는 마음을 가졌다.
그래서 왕을 향해서,
『부처님은 왕사성(王舍城)의 죽림정사(竹林精舍) 안에 계신다.』
왕은 목적을 이루게 되었으므로 마침내 부자의 집을 물러나와 왕궁으로 돌아왔다.
그 뒤 부자는 죽림정사에 달려가 친히 석존을 뵈옵고 그의 위엄 있는 모습을 절하고 마음속으로 즐거움이 생겼다.
석존께서는 그때 부자 때문에 교법을 말씀하시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 부자는 감격해서,
『아무튼 저의 출가(出家)를 허락하여 주십시요.』
하고 애원했다. 그래서 석존께서는,
『비구승(比丘僧)으로 오기를 바라네.』
하고 말씀하시며 그가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셨다. 이 석존의 말이 끝나니 단밀리의 머리털은 자연히 떨어지고 몸에 법의(法衣)가 걸쳐졌다.
석존은 다시 그를 위하여 사체(四諦)의 법을 말씀하시게 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영리한 그는 모은 마음속의 더러운 것이 없었고 마침내 아라한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賢愚經 第十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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