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보고 설득을 하라

사람을 보고 설득을 하라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공덕설화

• 주제 : 공덕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대장엄

석존께서 기원정사에 계셨을 때의 일이다.
목련(木蓮)이라는 성자에 두 사람의 제자가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목련성자 밑에서 오랫동안 수도를 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깨달음을 터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날 사리붓타가 목련에게 물었다.
『저 두 제자는 깨달음을 얻었습니까?』
『아닙니다. 오랫동안 수도를 하고 있지만 무슨 까닭인지 아직도 깨달음을 터득 못하여서 저도 큰 걱정입니다.』
『참 안됐군요. 대체 그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하셨습니까?』
『네, 한 사람에게는 모든 부정(不淨)을 단념하고 집착에서 떠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른 한 사람에게는 숨쉬는 호흡수를 세면서 정신을 통일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웬일인지 효과가 조금도 없습니다.』
『대체, 그들은 전에는 무엇을 하던 사람들입니까? 출가하기 전의 직업이 무엇이었습니까?』
『부정에서 이탈하는 것을 배우고 있는 사람은 대장장이었고 정신 통일법을 배우고 있는 사람은 세탁업을 하던 사람입니다.』
목련의 말을 들은 사리붓타는 생각하였다.
〈목련은 사람을 볼 줄을 모른다. 세탁만 하던 사람에게 숨쉬는 관념(觀念)을 가르치고 대장간 하던 사람에게 부정관념을 가르친다면 이해를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번지수가 틀린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사리붓타는 목련에게 말했다.
『자네는 그 사람들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설법을 아니하였으니 아무리 애를 써도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대장장이는 풀무를 늘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숨을 세어보는 방법이 적합하고 세탁장이는 물건을 깨끗이 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므로 부정관(不淨觀)을 가르쳤으면 쉽게 이해가 갔을 것이다. 자네의 가르치는 방법이 뒤바뀌어 있었으니 언제까지나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리붓타의 가르침을 듣고 목련은 비로소 자기가 가르치는 방법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그 후부터는 사리붓타가 말한대로 그들을 가르쳤으므로 두 사람의 제자는 수도에 정진(精進)하여 이윽고 나한의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입을 모아 사리붓타를 찬탄하며 읊었다.

『둘째 가는 부처님, 불법의 으뜸이시어,
가장 훌륭한 지혜를 가지신 사리붓타 성자님,
먼저의 습행(習行)을 이용하여,
저희들을 인도하셨도다.

자기에 경계(境界)의 안에서하면,
일찌기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으나,
경계를 달리 할 때에는,
물고기가 뭍에 올라옴과도 같다.

나 항상 개울가에서,
옷을 빨며 희고 깨끗함을 얻음은
마치 백골 같기도 하다.
부정의 관념이 그것과 같이,

나 항상 풀무질 하며,
나가는 숨, 들어오는 바람을 세어 보았다.
그러므로 터득하기 쉬운, 나가고 들어오는,
숨을 세면서 도달하는 정신 통일관,

두 사람은 쉽게 도달할 수 있었다.
부정의 관념과 숨을 세는 정신 통일관,
이것이 모두 성자 사리붓타의,
가르치심에서 얻어진 공덕이더라.』

옛부터 사람을 보고 설법을 하라는 말을 흔히 하고 있는데 바로 이 두사람의 경우가 그것이다. 아무리 정성을 다하여 가르친다 하여도 그 상대에게 정합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 노력이 헛된 것이 된다. 영험(靈驗)이 뚜렷한 이야기인 것이다.

<大莊嚴論第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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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