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의 공양

머리털의 공양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공덕설화

• 주제 : 공덕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사분률 第三一

석존께서 마갈타(摩竭陀)국 왕사성의 동북을 흐르는 나인쟈나의 강가에 있는 보리수 아래 풀을 깔고 앉아서 드디어 지혜의 빛으로 무명한 어두움을 완전히 거두었을 때, 즉 깨달음을 얻었을 때의 일이다. 케와 우바리라고 하는 두 사람의 상주(商主)가 재보를 실은 五백의 수레를 끌고 그 보리수 가까이를 지나갔다.
이를 본 수신(樹神)은 두 사람을 전부터 알고 있었으며, 그들을 새로이 성도(成道)하게 된 석존에게 제도(濟度)를 받게 해줄 생각으로 급히 두 사람에게 가서,
『지금 저 보리수 아래서 석가모니불(釋迦牟尾佛)은 七일간의 선정(禪定)에 의해서 성도하셨단다. 그 七일동안 한 알의 쌀도 한 방울의 물도 드시지 아니하셨다. 자네들은 꿀과 보리 볶은 것을 새로운 부처님에게 공양하도록 하시오. 그렇게 하면 그 공덕으로 인해서 어떤 행복을 얻게 될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들은 수신의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여 꿀과 보리 볶은 것을 가지고 보리수 쪽을 향해서 갔다. 그 보리수 아래에는 모든 욕심과 고뇌를 다 버리고 조용하고 맑은 물처럼, 깨달음의 심경에 있는 석존이 적연하게 양 발을 포개 앉고 있었다.
그들은 석존의 존귀한 모습을 보게 되어 더욱 더 환희의 마음이 일어나서 석존의 앞으로 나아가 석존의 발 아래 절을 하고는 꿀과 보리 볶은 것을 바쳤다.
『저희들은 꿀과 보리 볶은 것을 바치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이 꿀과 보리 볶은 것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 때, 석존은 이 꿀과 보리 볶은 것을 받을 바리때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은 무엇을 가지고 먹을 것을 받았을까. 제불은 절대로 손으로 먹을 것을 받지 아니 하였다.』
석존이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석존의 좌우에 시립하고 있던 사천왕은 석존의 마음을 알고는 각 각 사방으로 가서 하나씩 돌로 된 바리때를 가지고 와서는 그것을 석존에게 바쳤다.
『아무쪼록 이 바리때를 가지고 이 상주들의 꿀과 보리 볶은 것을 받아 주십시오.』
석존은 사천왕의 마음을 받아들여 네 개의 바리때를 받아 합쳐서 하나로 만들고는 상주의 꿀과 보리 볶은 것을 받았다.
『보시를 하는 자는 반드시 소원을 이룰 것이다. 즐거움을 원한다면, 반드시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니라. 지금 곧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여라.』
공양을 받고 나서 석존이 상주에게 이렇게 말하니 그들은 즉시 다음과 같이 답했다.
『세존님, 지금부터 우리들은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부처님이 성도한 후 제일 첫 번째의 불제자의 말이었다.
그들은 다시 다음과 같은 말을 계속했다.
『세존님, 우리들은 여기서 세존과 이별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고향에서 우리들은 세존의 대신으로 무엇을 공양하고 무엇을 예배해야 좋을까요.』
이때 석존은 그들의 마음을 통찰하고는 즉시 머리털과 손톱을 잘라서 주었다.
『고향에 돌아가거든 이 머리털과 손톱을 나 대신으로 생각하여 예배 공양하도록 하거라.』
그러나 그들은 그 머리털과 손톱을 즉시로 부처님이라고 생각하여 한 마음으로 예배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머리털과 손톱에 대해서는 세상에서는 더러운 물건이라고 해서 버리는 물건입니다. 어찌하여 세존은 이 머리털과 손톱을 예배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상주야, 부처님의 머리털과 손톱에 대해서는 티끌만큼이라도 멸시하는 마음을 일으켜서는 아니된다. 전 세계의 모은 마중도, 범중도, 스님도, 바라문도 모두 부처님의 머리털과 손톱을 공양 예배해서 무량한 공덕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석존은 다음과 같은 옛날 이야기를 상주들을 위해서 이야기했다.
옛날 쇼오옹이라고 하는 왕이 인도를 통치하고 있었을 때이다. 그 때, 전 인도는 오곡이 풍부하게 영글어, 백성들은 대단히 번창해서 八만 四천의 도성과 五五억의 촌락과 六만의 작은 나라가 있었다.
쇼오옹왕이 도성으로 삼고 있던 성은 연꽃 성이라고 해서 동서 一二유순, 남북 七유순이나 되는 큰 성이었다. 많은 인구와 풍부한 부와 아름다운 원림과 시원스런 욕지와, 정돈된 가로와 견고한 도랑을 가진 성이었다.
그 당시 이 왕의 부하에게 다이엔부다이라고 하는 바라문족의 대신이 있었다. 이 대신은 왕이 어릴때부터 극히 친숙했었다.
왕은 어릴 때, 나라의 반을 이 대신에게 주었다. 그는 즉시 그 안에다 새로운 하나의 도성을 세웠다. 이 도성을 데바닷데라고 이름을 붙이고, 연꽃성과 마찬가지로 동서 一二유순, 남북 七유순의 넓이이고, 많은 사람들과 풍부한 아름다운 원림과 시원스런 욕지와 정돈된 가로와 견고한 도랑을 가진 크나 큰 성이었다.
이 대신은 이 도성에서 국왕으로 된 것이다. 이 나라는 쇼오옹왕의 나라보다도 더 번창하였지만, 한 가지 슬픈 일은 왕에게 태자가 태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신이라고 하는 신에게 빠짐없이 사내 아이를 태어나게 해주도록 빌었다. 그러한 결과, 날이 차서 제 一부인이 회임하였다. 왕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이윽고 달이 차서 구슬과 같은 사내 아이가 태어났다.
어머니의 태내에서 나오자 그 사내 아이는 혼자서 땅 위에 서서 일곱 발자욱을 걸어가더니,
『천상천하 나 홀로 존귀하다. 나는 목숨을 가진 모든 생물의 생로병사의 고뇌를 구할 것이다.』 이렇게 낭랑한 목소리로 부르짖었다.
이 같이 탄생할 때의 이상한 행동으로 인하여 정광보살(定光菩薩)이라고 이름 붙였다. 왕은 즉시 바라문의 점사들을 많이 불러서 탄생할 때의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는 그 태자의 앞길을 점치게 했다.
그들은 태자의 인상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태자는 위엄과 덕망을 겸한 큰 인물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왕위를 계승하게 되면 전륜성왕이 되어 전 세계를 통일하게 될 것이며, 만일 출가하시게 되면, 불타가 되어 전 인류를 구제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왕은 크게 기뻐하여 점사들을 후하게 대접했다. 이렇게 해서 네 사람의 유모에게 나비야 꽃이야하며 키워진 정광보살은 점점 성장해서 八, 九세가 되어서는 덕서, 산수, 음악, 무술을 배웠으나, 이 태자는 그러한 것들을 모두 터득하였다.
이윽고, 一五, 一六세가 되어서는 왕은 태자를 위해 저 사계절에 적합한 궁전을 세워, 二만의 시녀들을 두게 하고 태자를 거기에 살도록 했다. 태자에게는 일상 슈다이가 곁에서 지키고 있었다. 어느 때, 이 천(天)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정광보살은 이제 뜬 세상을 떠나서 출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다.』
태자가 후원에 들어간 때를 살펴서 노인과 병자와 죽은 사람과 스님의 네 사람의 모습을 차례로 태자 앞에 나타나게 했다. 태자는 이를 보고 깊이 인생의 무상과 고뇌를 느끼고 즉시 출가를 했다.
출가하자마자 태자는 즉시로 무상의 깨달음을 얻어, 정광여래가 되었다. 정광여래는 데바닷데의 사람들을 교화하기 위해서 성 가까이에 신통력을 사용해서 하나의 큰 성곽을 만들었다. 성벽은 높고 훌륭하여 도처에 비단으로 만든 동번을 줄서게 하고, 여기 저기에 여러 가지 새와 짐승들의 형태를 조각하고, 아름다운 정원과 못이 이를 둘러 싸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얼굴이나 모습은 정말로 깨끗하고, 데바닷데성 보다도 훨씬 훌륭한 성이었다.
이러한 신통력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성과 데바닷데성의 사람들은 서로 왕래를 했다. 잠시 동안 지나자 정광여래는 이 성에다 불을 질렀다. 성은 맹열한 불꽃에 휩싸여 사람들은 마치 아비지옥 속에서 고뇌하는 모습과 닮은 형태로 나타났다. 이제까지만 해도 아름답고 번창했던 현상의 성은, 하루 아침에 데바닷데성의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데바닷데성 사람들은 눈 앞에 인생의 무상함과 고뇌를 보게되어 염리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광여래는 이 사람들을 향해서 가르침을 설법하고 七일 동안에 六六나주타의 사람과 五五억의 성문(聲聞)이 해탈했다. 이리하여 정광여래의 이름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러한 명성을 듣고 어느 때 쇼오옹왕은 즉시 다이엔부다이왕에게 사자를 보냈다.
『당신의 태자는 출가해서 성도를 하여 정광여래가 되었고, 그 이름이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 나는 그 태자를 만나 보고 싶은데 어떤가, 아무쪼록 연꽃성으로 보내 주기 바란다. 만일 보내지 않는다면 이쪽에서 그리로 가겠다.』
다이덴부다이왕은 이 사자를 접해서 크게 놀라 군신을 모아 놓고 어떻게 대답을 할까를 논의했다. 군신의 한 사람은 정광여래에게 이 이야기를 해서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을 비롯하여 모두가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여래가 있는 곳으로 가서 이 사실을 알리고 가르침을 기다렸다.
그랬더니 부처님은,
『왕이여, 걱정할 것이 못됩니다. 제가 스스로 연꽃성으로 가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했다. 이리하여 정광여래는 많은 스님들을 거느리고 연꽃성으로 향했다. 그 도중 칼리다산의 용왕지(龍王池)까지 와서 일행은 잠시 멈추었다. 이 용왕의 궁성은 앞과 옆이 五백유순의 넓이이다. 정광여래는 대광명을 발산하여 三천대천세계를 비추어서 낮과 밤의 구별이 없도록 만들었다.
못속의 연꽃이 시들어 지는 것과 새가 울지 않으므로 밤이라는 것을 알고, 못에 연꽃이 피는 것과 새가 울기 시작하는 것으로 낮이 되었다는 것을 분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一二년은 지나갔다. 쇼오옹왕은 군신들을 모아 놓고,
『전에는 낮과 밤의 구별이 없었으나 지금은 없어지고 말았다. 다만 연꽃이 피는 것과 새가 우는 것으로 낮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으며, 연꽃이 시들어 버리는 것과, 새가 울지 않기 때문에 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따름이다. 그것은 이 나라에 비범한 일이 있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으면 나의 행동에 잘못이 있는 것일까. 또는 너희들의 행동에 잘못이 있기 때문일까. 내 앞에서 진실을 말해 주도록 하라.』
이렇게 말했다. 그랬더니 군신은,
『왕이여, 절대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왕에 잘못이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우리에게 잘못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정광여래가 칼리다산의 용왕궁에서 대광명을 발산하여 三천대천세계를 비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같이 대답했다. 그랬더니 왕은,
『칼리다산의 용왕궁은 여기서 아주 먼 곳이냐.』
하고 물었다.
『왕이여,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三○리 정도는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좌우의 부하에게 명해서 정광여래를 만나러 갈 수레를 준비시켰다. 왕은 군신을 이끌고 칼리다산으로 향했다. 그래서 산으로 가서 왕은 수레에서 내려 도보로 부처님 앞으로 가서 불족을 정례하고 물러서서는 마주보고 앉았다.
부처님은 왕을 위해서 설법을 했다.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몹시 기뻐하여,
『세존이여, 아무쪼록 연꽃성으로 들어가 주십시오』
라고 부탁했다. 부처님은 기꺼이 그 청을 받아 들였다. 왕은 부처님이 자기의 청을 들어주었다는 것을 알고, 일어서서 불족을 예배하고 급히 도성으로 돌아와서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명했다.
『연꽃성으로부터 칼리다산에 이르기까지 깊이 무릎까지 빠지는 한 가닥의 도랑을 파고, 방망이로 다져서 단단하게 하여라. 땅에는 향수를 뿌려라. 좌우의 길가에는 가지각색의 꽃을 심고, 난간을 만들어, 좋은 기름의 등잔을 그 위에다 놓고 금, 은, 유리, 수정 등등 四보와 향로를 만들어라.』
사람들은 왕의 명령대로 모든 것을 설비했다. 왕은 다시 군신들을 모아 다음과 같이 명령했다.
『성 안의 도로에서 똥이나 돌 같은 더러워진 물건을 모조리 제거하고, 깨끗한 흙으로 지면을 바르고, 길의 양 가에는 비단으로 만든 깃발이나 우산을 걸치고, 가지 각색의 향을 피우고, 여러 가지 모전을 깔아서 여러 종류의 꽃을 땅에 뿌려서 연꽃 성내를 장식하여라.』
대신들도 왕의 명령대로 성내를 장식했다. 다시 왕은 대신들에게 명령했다. 국내에 다음과 같은 포고를 내리게했다.
『백성들에게 꽃을 팔게 해서는 안 된다. 만일 이 포고령을 어기고 제멋대로 꽃을 매매하는 자는 엄벌에 처한다. 이것은 왕 스스로 정광여래에게 꽃을 공양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쇼오옹왕은 부하 중에 야냐다츠라고 하는 바라문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대단히 부자여서 그의 창고에는 진주, 호박, 수정, 마노, 수정, 금, 은, 유리 등 진귀한 보물이 가득 차 있었고, 그 집에는 솔라바다이이라고 하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그는 一二년간 제사를 지내어, 그 제사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 지혜가 가장 많은 자에게 금으로 된 바리때에 은으로 된 좁쌀을 하나 가득히 올리고, 또 금으로 된 꽃병과 상품의 우산과 신발과, 두 장의 훌륭한 직물과 여러 가지 보석을 박은 지팡이를 첨가해서 솔라바다이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의하는 자 중에서 가장 상좌라고 하는 것은 물론 왕의 대신이지만, 애꾸눈인데다가 혹 투성이고, 신체가 황색이고, 눈이 푸르고, 잇빨이 새까맣고 톱날처럼 생겼으며, 손도 발도 구부러졌고, 엉덩이도 울퉁불퉁해서 두 번 다시 보기 흉한 추남이었다.
아무리 지혜가 있다고는 하나 이러한 추남에게 귀중한 딸을 주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제사 날을 어떻게는 연장해서 이윽고 용모가 훌륭하고 지혜가 있는 바라문이 나타나면 딸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그 때, 히말라야 산의 남쪽에 진보(珍寶)라고 하는 선인이 이 세상을 버리고 산림과 한적함을 즐기어 五백명의 바라문의 수행(修行) 스님을 제자로 하고 함께 살고 있었다.
그 제자 중에 미가큐라고 하는 제일 훌륭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출생도 명확했고 지혜도 우수해서 五백병의 제자를 가르치고 있었다.
어느 때, 미가큐는 스승인 선인이 있는 곳으로 가서,
『저는 이제 배울만 한 것을 모조리 다 배웠습니다. 이 다음에는 무엇을 배우는 것이 좋습니까.』이렇게 물었다. 그랬더니 선인은, 어떠한 바라문도 아직 모르는 한 귄의 비장(秘藏)한 책을 꺼내어 그것을 그에게 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렇다면 이것을 읽도록 하라. 이 책은 아직 아무도 모르는 비장한 책이다. 이것을 읽으면 바라문 중의 제 일인자가 될 것이다.』
미가큐는 기뻐하면서 이를 읽고, 잠시 동안에 모조리 이것을 암기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그는 다시 선인이 있는 곳으로 가서,
『전날 주시었던 비장의 비서를 모조리 읽었습니다. 이 다음은 무엇을 배우면 좋습니까.』이렇게 물었다.
『그 비장의 서적을 모조리 읽었으면 이제 배울 것이 없다. 제자가 되어 그 학문이 왕성하게 되었으면, 스승에 대해서 은혜를 보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너는 이제부터 나에게 은혜를 보답해야 된다.』
『어떻게 하면 스승의 은혜를 보답하게 되는 것입니까.』
『나는 지금 오백냥의 돈이 필요하다.』
여기서 그는 스승의 이야기를 듣고 즉시 오백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오백냥의 돈을 얻기 위해서 히말라야산을 내려와 부락으로 향했다. 일행은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이 부락에서 저 부락으로 돌아다니고 이윽고 연꽃성에 도착했다.
그는 여기서 야냐타츠가 연 二三년간 천신을 제사지내고, 제의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지혜가 제일 많고 훌륭한 자에게 금으로 만든 바릿대에 은으로 만든 좁쌀을 하나 가득히 담고, 은으로 만든 바릿대에 금으로 만든 좁쌀을 하나 가득히 담고, 금으로 된 꽃병과 훌륭한 옷감과 칠보를 박은 지팡이를 첨가해서 딸인 솔라바다이를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서 그는 이 제의의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스승에게 헌상할 오백냥의 돈을 얻으려고 생각하고는 야냐타츠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 사람들 속에 가담할 것을 청했다.
그는 젊은이를 한 눈에 보고는 그 위덕에 놀랐다.
『이 청년이 그 사람들 속에 들어간다면, 지금까지 상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그 추악한 남자는, 반드시 그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많은 사람들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이 청년이 지금의 상좌를 물리치고 자기가 그 자리에 앉게되면 내가 제일 먼저 찬탄의 말을 할 터이니, 너희들도 나를 따라서 소리를 높여주기 바란다.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고, 꽃을 뿌리고 향을 피워서 공경하게 예배해주기 바란다.』
많은 사람들은 야냐타츠의 말을 잘 알아듣고, 미가큐가 사람들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야냐타츠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 와서 우선 아랫자리에 있는 바라문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당신은 어떠한 경서를 배우고, 어떠한 경서를 암송할 수가 있습니까.』
그 바라문이 암송하는 경서는 미가큐가 암송하는 경서와 억만 분의 一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이렇게 하여 차례로 질문을 해 나갔으나, 누구 한 사람 그에게 대적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제일 상좌에 있는 바라문도, 그가 암송하는 경서의 만분의 하나 밖엔 알지 못하였다.
『당신보다는 내가 학문이 위입니다. 당신은 이 자리를 나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렇게 그가 말하니 그 바라문은 울기 시작하였다.
『아무쪼록 저를 이대로 상좌의 자리에 있게 해주십시오. 그 대신에 내가 상금을 타게 되면, 두 배로 만들어서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그는 듣지 않았다.
『가령 전 세계와 칠보를 나에게 준다고 말해도 나는 그것을 받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이 자리를 물러나면 되는 것입니다. 나는 이 자리에 앉지 않으면 안 될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못생긴 바라문은 그 자리를 물러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미가큐는 그 자리에 앉았다. 그랬더니 대지가 六가지로 진동을 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미가큐를 찬탄했다. 음악이 연주되고 꽃이 뿌려지고 향이 태워졌다. 야냐타츠의 기쁨이란 한이 없었다.
그는 즉시 금으로 만든 바릿대에 은으로 된 좁쌀을 하나 가득히 담고, 은의 바릿대에 금의 좁쌀을 하나 가득히 담고, 금으로 된 우산과 칠보를 박은 지팡이와 금의 꽃병과 훌륭한 옷감을 가지고, 딸인 솔라바다이를 데리고 미가큐의 앞으로 가서,
『아무쪼록 이 보물과 딸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했다. 그랬더니 미가큐는,
『저는 이 보물과 딸은 필요치 않습니다. 그 대신에 저에게 五백냥의 돈을 주십시오.』
여기서 야냐타츠는 그가 말한 대로 五백냥의 돈을 주었다. 그는 이 돈을 받아들고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랬더니 솔라비다이도 역시 일어나서 그에 뒤를 따라 사라졌다.
그는 뒤를 따라오는 솔라바다이를 뒤돌아보고,
『당신은 어찌하여 나를 따라 오는 것입니까.』
라고 물었다.
『저는 당신의 아내가 되는 것이라고 부모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뒤를 따라서 오는 것입니다.』
『저는 출가를 해서 수행을 하고 있는 몸입니다. 나에게는 아내가 필요 없습니다. 어서 부모님에게 돌아가십시오.』
솔라바다이는 이런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미가큐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아버지의 정원에 서서 보니, 못 가운데에 七개의 연꽃이 피어 있었다. 그 향기와 색채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아름다운 꽃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일까. 이 꽃을 그분에게 드리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그녀는 꽃을 꺾어서 병에다 꽂고 정원을 나와 미가큐를 찾아 갔다. 이때, 미가큐는 아직 연꽃성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가 성내를 보니 도로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고, 꽃이 뿌려져 있으며, 향수가 뿌려져 있고, 아름다운 모전이 깔려 있으며, 비단으로 만든 깃발이 꽂아져 있고, 성내 전체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다.
미가큐는 길을 가는 사람에게 물었다.
『오늘은 이 나라의 축제의 일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정광여래가 이 성으로 오시기 때문에 이처럼 거리가 장식되어 있는 것입니다.』
미가큐는 정광여래의 이름을 듣고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오백냥으로 꽃덩굴을 사서 정광여래에게 공양을 하도록 하자. 스승인 진보선인에게 드릴 오백냥은 달리 지금부터 구해도 늦지는 않다.」
그는 연꽃성의 구석이란 구석은 모조리 부처님께 바칠 꽃을 사려고 걸어 다녔으나 한 집도 꽃을 파는 사람이 없었다. 쇼오용왕이 벌써 꽃의 매매를 엄금하는 포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때 솔라바다이는 멀리서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급히 곁으로 와서,
『어찌하여 그렇게 쓸쓸히 걸어가고 계십니까. 무언가 찾고 계십니까?』
이렇게 말을 걸었더니,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꽃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꽃을 구해서 어찌하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나는 부처님으로 태어 날 씨를 뿌리고 싶은 것입니다.』
그랬더니 그녀는 자기가 가지고 온 七개의 연꽃을 내놓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꽃은 이미 시들어 버려서 변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으로는 부처님의 종자로는 쓸 수 없을 것입니다.』
미가큐는 그 꽃을 보고는,
『그 꽃밭은 대단히 비옥합니다. 아무리 시들어 색이 변했다해도, 가령 타서 문드러진 씨앗이라고 해도 뿌리가 싹이 돋지 않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시다면 어서 이 꽃을 가지고 가서 부처님의 씨앗을 뿌리도록 하십시오.』
『그렇다면 이 대금을 받으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이 꽃을 가지고 가겠습니다.』
『저는 부자인 야냐타츠의 딸입니다. 어떻게 저는 당신에게 돈을 받을 수가 있습니까. 그 대신에 한 가지 약속을 해 주십시오. 그것은 미래 영겁, 어디에 다시 태어난다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우리들 두 사람은 떨어지지 아니하고 남편이라고 부르고 아내라고 부를 수 있는 몸으로 태어나도록 부탁합니다.』
그랬더니 미가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보살의 보시의 수행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구걸하는 자가 있으면 부모 이외의 모든 것을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나의 뼈도, 살덩어리도, 처도, 자식도, 달라는 대로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 당신이 곁에 있으면 반드시 지장이 있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아닙니다. 가령 나를 당신의 수행을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주는 일이 있다고 해도 저는 절대로 싫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가큐가 아무리 해도 돈을 받으라고 하기 때문에 솔라바다이는 다섯개의 연꽃을 五백냥을 받고 팔고, 나머지 두 개의 연꽃을 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두 개의 꽃은 저의 뜻이옵니다. 아무쪼록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정광여래를 공양해주시기 바랍니다. 미래 영겁, 당신과 함께 끝까지 살겠다는 저의 소원의 증거로 말입니다.』
미가큐는 이 일곱 개의 연꽃을 얻게 되어서 몹시 기뻐하면서 성의 동쪽 문으로 갔다. 거기에는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가 손에 손에 꽃을 들고, 비단의 깃발, 우산을 들고는 음악을 연주하고 정광여래가 오시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나가려고 해도 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왕궁으로 가서 왕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대왕이시여, 당신은 어찌하여 이처럼 성내를 장식하였습니까. 무언가 큰 축제라도 있는 것입니까.』 그랬더니 왕은,
『정광여래가 오늘 이 성으로 오시게 되므로 그렇게 장식을 한 것이다.』
라고 대답을 하는 것이다. 미가큐는 재차 다음과 같이 물었다.
『여래는 三二상을 구족(具足)하고 계시는데, 대왕은 어떻게 해서 그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까.』
『많은 바라문 서적에 그 일을 적어 놓고 있는 것이다. 그것으로 분간할 수가 있는 것이다.』
『만일 그러시다면, 저는 그 책을 암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일에 관해서 상세하게 알고 있습니다.』
『네가 그것을 알고 있으면, 먼저 가서 여래의 三二상을 보아주기 바란다.』
미가큐는 왕의 말을 듣고, 너무나 기뻐서 뛰는 듯이 성의 동문으로 갔다. 많은 사람들의 환성을 올리면서 길을 열어 주었다. 왕은 이미 사람들에게 명령을 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의 선두에 서서 저 멀리 여래가 오는 모습을 보고, 손에 들었던 일곱 개의 연꽃을 여래의 머리위에다 뿌렸다. 그랬더니 그 꽃은 여래의 신통력으로 인하여 공중에서 넓이가 一二유순이나 되는 꽃 우산으로 변하여 그 향기가 온 나라안을 포근하게 감쌌다.
부처님이 걸음을 옮김에 따라, 그 꽃 우산도 움직였다. 그 때, 성중의 사람들은 저마다 새 옷을 벗어서 부처님 앞에 깔아 놓고는 부처님이 밟아 주기를 바랐다. 미가큐도 두 벌의 사슴 가죽으로 만든 옷을 한 벌 벗어서는 따위에다 깔았다. 부처님이 녹피로 만든 옷을 밟으려 하자, 옆에 있던 사람이 그 옷을 집어서는 내동댕이치고 말았다. 그는 이것을 보고,
「정광여래는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시지 않는가 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부처님은 그의 마음을 시험해 보려고 부처님의 앞에 있는 지면을 흙탕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아무도 그 흙탕물 위에다 옷을 벗어서 까는 자가 없었다.
「이 성중의 사람들은 왜 이다지도 어리석을까. 저 흙탕물이 진정 부처님을 위해서 옷을 깔아 주어야 하는데.」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나머지 한 장의 사슴 가죽으로 만든 옷을 벗어서 그 흙탕물 위에다 놓았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아직 부족하였다.
그는 부처님을 향해서,
『세존이여, 저의 머리털을 밟으시고 지나가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五백세 동안 아직 한번도 풀지 않았던 머리털을 풀어헤치고는 흙탕물 위에다 깔았다. 그리고는 마음속으로 맹세를 했다.
「지금 정광여래가 나에게 성불의 예언(기별(記別))을 주시지 않는다면 나는 다시 살아서 일어나지 않겠다.」
부처님은 그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왼쪽발로 그의 머리털을 밟고 흙탕물로 건너가서는 다음과 같이 그에게 말을 했다.
『미가큐야, 일어나거라. 너는 미래 수겁 후에 성불해서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이 될 것이다.』
미가큐는 이러한 예언을 받아 하늘 높이 날아 올라갔다. 그러나 그의 머리털은 아직 그대로 흙탕물에 깔려 있었다.
정광여래는 대상왕(大象王)처럼 많은 스님들을 돌아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님들이여, 미가큐의 머리털을 밟아서는 안 된다. 이것은 보살의 머리털이다. 성문이나 연각이 밟아서는 안 된다.』
그랬더니 성중의 기천 기만의 사람들은 모두 꽃을 뿌리고 향을 피우면서 그 머리털을 공양했다.
먼저 미가큐 때문에 상좌를 빼앗겼던 쇼오옹왕의 대신인 추악하게 생긴 남자는 그가 정광여래로부터 예언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왕이여, 저는 지금으로부터 二만세의 세월 동안, 정광여래를 위시하여 스님들에게 의복, 음식, 침구, 의약품을 공양할까 생각합니다.』
쇼오옹왕은 이 말을 듣고 그의 마음을 칭찬했다. 그는 다시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정광여래 및 스님들을 二만세 동안 공양합니다. 그 공덕으로 저의 자리를 빼앗고, 저의 공양을 약탈하고, 저의 공양을 손상시켰던 미가큐와 항상 동시에 생을 받고, 그의 적으로 되어, 그를 수치스럽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석존은 이러한 길고 긴 옛날 이야기를 끝내고는 두 사람의 상주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그 때, 야냐타츠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집장석종(執杖釋種)이다. 그의 딸인 솔라바다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석가족의 딸인 쿠이이다. 쇼오옹왕의 대신인 추악스럽게 생긴 남자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데바닷다(提婆達多)인 것이다. 진보선인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미륵보살이다. 미가큐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나를 가르키는 것이다. 상주야, 나의 머리털이나 손톱은 결코 보통의 것이 아니다. 이를 공양하는 자는 반드시 무상도(無上道)를 달성할 것이다.』
두 사람의 상주는 석존의 이러한 설법을 듣고는 대단히 기뻐하며 부처님의 머리털과 손톱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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