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춘추시대 말기 오나라 왕 합려는 이웃 월나라 왕 윤상이 죽고 그의 아들 구천이 왕위에 오른 혼란기를 틈타 월나라를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결사대를 이끌고 죽음으로 맞선 월나라 군사에 의해 합려의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전투에서 입은 부상으로 인해 그는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한편 임종을 앞둔 합려는 그의 아들 부차를 불러 복수를 잊지 말라고 유언하였습니다. 이후 부차는 거친 장작개비를 방안에 깔아두고 그 위에서 자며 부친의 유언을 마음속에 새겼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 구천은 부차가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복수를 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후환을 없애기 위해 오나라를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구천은 패했고, 부차에게 신하의 예를 갖춘 채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구천은 자나 깨나 복수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는 머리맡에 쓸개를 걸어 놓고 드나들 때마다 핥으며 복수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끝에 결국 월나라는 오나라를 공격합니다. 십수 년을 준비한 월나라의 강력한 군대에 오나라는 이미 상대가 되지 않았고, 항복한 부차가 예전에 자신이 구천을 신하로 받아들여 살려 준 기억을 되살리며 목숨을 구걸하지만 구천은 듣지 않습니다. 결국 부차는 자결하였고, 오나라는 멸망하기에 이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