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사영

배중사영

(잔 배, 가운데 중, 뱀 사, 그림자 영)

[ 杯中蛇影 ]

요약 잔속의 뱀 그림자. 즉 쓸데없는 의심을 품고 고민함.

후한 말에 응침이란 현의 장관이 주부 벼슬에 있던 두선이란 사람과 술을 마셨습니다. 그때 마침 두선의 잔에 활 그림자가 비쳤는데 그 모습이 꼭 뱀 같았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던 두선은 그러나 윗사람 앞이라 마지못해 그 술을 마셨지요. 그 후로 두선은 몸이 아프게 되었고, 아무리 치료를 해도 병세는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응침이 “도대체 왜 병이 들었단 말이오?” 하고 물었죠. 이에 두선이 답하기를 “지난번 술자리에서 제 몸 속에 뱀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집에 돌아온 응침이 생각하다가 불현듯 벽에 걸린 활을 보았습니다. 그는 즉시 사람을 보내 두선을 오게 한 다음 술 한 잔을 권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전처럼 술잔에는 다시 화살 그림자가 비쳤고, 이 모습을 두선에게 보여준 응침은 “그대 몸속에 들어간 것은 뱀이 아니라 이 벽 위에 있는 활 그림자일 뿐이네.” 하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두선의 병이 씻은 듯 나은 것은 당연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