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훤

의 시조. 재위 900~935.

아버지 아자개(阿慈介)는 상주 가은현(加恩縣, 지금의 문경)의 농민출신으로 뒤에 상주지방에서 농민군을 지도하며 스스로 장군이라 했으며, 어머니는 광주(光州) 지방의 이었을 듯하다. 자랄수록 체모가 남달리 뛰어났으며 뜻을 세워 종군하여 경주로 갔다가 서남해안의 변방비장(邊方裨將)이 되었다. 진성여왕 이후 각지에 농민봉기가 일어나자 경주의 서남주현을 공격하며 세력을 확장, 마침내 892년(진성여왕 6)에 무진주(武珍州, 지금의 광주(光州))를 점령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900년(효공왕 4)에는 완산주(完山州, 지금의 전주)에 순행하여 그곳에 도읍을 정하고 후백제왕이라 칭했으며, 모든 관서와 관직을 정비했다.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자 고려와 후백제는 잦은 세력다툼을 벌였으며, 견훤의 세력이 날로 강성해지자 는 왕건과 연합하여 대항하고자 했다. 이에 견훤은 경주로 진격하여 에서 경애왕을 살해하고 김부(金傅)를 신라왕()으로 세우기도 했다. 견훤은 많은 아내를 얻어 10여 인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중 넷째 아들인 금강(金剛)을 특별히 사랑하여 왕위를 그에게 물려주려고 했다.

935년 형이 신검(神劍)이 아버지인 견훤을 금산사에 가두고 금강을 죽인 후 정권을 장악했다. 견훤은 이에 나주로 도망하여 고려에 의탁하기를 청하니 왕건은 상부(尙父)로 삼고 양주를 으로 주었다. 그 뒤 후백제는 내분이 가열돼, 결국 936년 왕건이 10만 대군을 거느리고 선산(善山)에서 후백제군과 결전을 벌여 이를 크게 격파하고 신검의 항복을 받음으로써 멸망하고 말았다. 견훤은 번민에 쌓인 생활을 하다 드디어는 창질이 나서 연산(連山) 불사(佛舍)에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