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계

화왕계

[ 花王戒 ]

시대명 고대/남북국

이 에게 간하기 위해 지었다는 우화.

삼국사기> 설총열전에 전하며, 동문선>에는 라는 이름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설총이 신문왕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씌어 있는데, 꽃에 비유하여 왕에게 도덕정치를 간하는 내용이다. 옛적에 화왕(花王, 모란꽃)이 처음으로 오자 봄철을 맞아 어여쁘게 피어 온갖 꽃을 능가하여 홀로 뛰어났다. 이에 가까운 곳 먼 곳에서 곱고 어여쁜 꽃들이 화왕을 뵈려고 애쓰던 차에, 곱게 화장하고 맵시 있게 옷을 입은 아름다운 여인(장미꽃)이 와서 뫼시기를 청했다. 한편 베옷 차림의 장부가 와서 백두옹(白頭翁, 할미꽃)이라 하며 풍족할 때에도 부족함을 대비해야 한다고 간했다. 화왕이 이에 「장부의 말에도 도리가 있지만 미인은 한번 얻기 어려우니 어찌하면 좋을까」하면서 갈등을 하자, 장부가 「왕이 총명하여 사리를 아시는 줄로 알고 왔더니 지금 보니 생각과는 다릅니다. 무릇 임금이 된 사람은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하고 정직한 자를 멀리하지 않는 이가 드뭅니다···」하니 화왕이 잘못했다 했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신문왕은 글로 써서 계감(戒鑑)을 삼도록 했다고 한다.

이 내용은 화왕인 모란이 장미와 할미꽃에 대하는 태도에 비유하며 국왕이 아첨하는 여인의 애교보다 정직한 신하의 충고에 귀를 기울일 것을 권한 것이다. 이것은 정치에 있어서 물질적인 욕망보다 도덕적인 규범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 것으로 유교의 도덕정치를 이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