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족연합정권

호족연합정권

[ 豪族聯合政權 ]

시대명 고려

고려 국초에 성립된 정권의 성격을 일컫는 용어.

고려왕조는 말에 지방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세력과 호혜적으로 연합하여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즉 호족세력이 강대하여 왕권은 그들의 세력기반을 중앙 행정력에 흡수시키지 못하고, 호족들은 독자적인 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고려왕조에 참여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국왕과 호족과의 관계는 쌍방 간의 호혜적인 관계에 바탕을 둔 것으로, 고려왕조에 귀부한 호족은 그전에 고려왕조에 대해 지니고 있던 적대의식 또는 독립적인 태도를 버리고 고려왕조에 가담하거나 협력하여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았다.

고려 국초에 이러한 성격의 정권이 형성되게 된 원인은 당시 호족세력들이 민중들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세력과의 연합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는 점, 한편 고려왕실이 이들 세력을 완전히 누를 만큼 강력한 세력기반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고려왕조 건국 후 거의 1백 년간 지배제도가 마련되지 못한 것은 이 같은 정권의 성격으로 인한 것이었다. 고려 초기 정권은 호족의 독자적 세력이 유지된 상태에서 중앙정부와의 호혜적인 관계로서 성립되었다는 점에서 호족연합정권적인 성격을 지닌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