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이 죽어서 사람이 되다

꿩이 죽어서 사람이 되다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과설화

• 주제 : 인과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열반경

옛날 인도에 구마라존자(鳩摩羅尊者)라 하는 성승이 있었다.
일찍이 옥옥산(玉屋山)에서 수도하면서 학인을 20여명이나 모아놓고 매일 경을 강하고 법을 설하였다.
하루는 열반경을 강하는데 한 마리 꿩이 날아와 법상 밑에 앉아 법문을 들었다.
학인들이 보고 신기하여 붙들어 잡으려 하는 것을 스님께서 만류하면서,
「축생도 불성으로 본다면 무엇이 다르랴. 잠깐 동안이라도 부처님 말씀과 인연을 맺으면 그 인연으로 내세에는 꿩의 몸을 벗고 사람의 보를 받을 것이다.」
하였다. 그랬더니 꿩은 법문을 다 듣고 다시 산으로 날아갔다.
그 후 4년, 구마라 존자가 학인들을 데리고 월주 성내에 나아가 세상 사람들을 지도하다가 한 여자아이가 문 앞에서 노는 것을 보고,
「옛날 너희들과 같이 열반경 법문을 듣던 꿩이 여기 와서 사람으로 태어났구나.」
하시며, 그 아이를 향해
「꿩아」
하고 불렀다.
아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곧 달려와 스님에게 절하니 그의 어머니가 듣고 이상히 여기면서,
「스님께서는 어찌하여 저의 딸을 꿩이라 부르십니까?」
물었다.
구마라 존자는 전후 이야기를 상세히 설명해 주며,
「이 애는 꿩이 인도 환생한 까닭이다.」
하였다.
어머니는 신기한 듯,
「아닌게 아니라 이 애가 처음 날 때 등에 꿩의 털이 세 개 나 있어 이상히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치계라고 지었습니다.」
하였다.
치계는 이 말을 듣고,
「어머니 나는 이 스님을 따라가 공부하여 다시는 생사에 유전하지 않으려 합니다. 허락하여 주십시오.」
하였다.
어머니가 즐겨 허락하니, 그는 곧 구마라존자에게 출가하여 십 팔년 만에 대도를 얻고 공중으로 날아가면서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옥옥산 위에 몸을 묻어 살다가
법상 밑에 날아와 불법을 듣고
십팔년전 몸에 털난 짐승이
경소리 듣고 사람 되어 축생보를 벗었네.
이제 스님 지도로 서방에 나고자
인간으로 태어나 정각 이루었네
사람 되어도 믿지 않으면 헛수고만 하리라.」

<열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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