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주방국의 환생기

송나라 주방국의 환생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기이설화

• 주제 : 기이
• 국가 : 중국
• 시대 : 송나라
• 참고문헌 : 송전단십일면관세음보살영험기

옛날 중국 송나라 전당호(錢唐湖-池名)에 주방국(周防國)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3보를 신앙하고 관음경을 독송했으며 매달 24일에는 꼭꼭 잊지 않고 관세음보살님께 공양을 올렸다.
또 틈만 있으면 주방국은 스님들을 집으로 청해 공양하고 법문을 들으며 때로는 집 뒤에 있는 관음사에 올라가 일주일 또는 이 주일씩 기도를 드리곤 하였다.
그런데 이 때 주씨 집안에는 골치 아픈 일이 한 가지 생겼다.
그것은 선조께서 일찍이 애매한 사람을 때려죽인 일이 있는데. 그의 후손들이 어떻게든지 복수하여 주씨 일족을 멸하려 하는 것이었다.
주씨는 항상,
「원망으로써 원망을 갚으면 마침내 원망은 쉬지 않는다. 오직 참음으로써 원망은 쉬나니 이 법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法句經)
하신 부처님 말씀을 되 뇌이며 될 수 있는 한 무력으로 투쟁하지 많고 원수의 복수를 방지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상대편이 워낙 깡패족속들이라 주씨의 이와 같은 마음을 알고는 더욱 발광하는 것이었다.
하루는 주방국이 관청에 갔다 오는데 후미진 길목에서 원수의 일당이 매복하였다가,
「이놈 잡아라.」
하는 소리를 지르며 번개처럼 달려왔다.
주씨는 안간힘을 다 써 말을 채찍 하여 달렸다. 그러나 30여명의 매복인에 포위된 주씨는 독안에 든 쥐와 같았다.
「이놈 네가 달아나면 어디로 갈테냐?」
하고 활로 쓰고 창으로 별러 말위에서 떨어뜨렸다.
종자들은 혼비백산, 다 도망치고 오직 주씨 혼자만 잡히어 땅에 떨어졌다.
「이놈, 네 조상대의 원수를 내 이제 갚으리라.」
하고 독이 찬 원수들은 떼로 몰려 달려들었다.
「이놈들아. 들어보라. 조상 때의 원수가 우리 대에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희들이 조상의 원수를 빙자하여 나의 재물을 약탈하려는 것이 아니냐?」
「이놈, 주가 놈아, 주둥이를 닥치고 내 손에 죽어보라.」
하고 한 놈이 달려들어 날핀 갈로 목을 켰다.
유혈이 낭자하고 천지가 담담한데 이 어리석은 원척들은 죽은 주씨의 옷을 벗겨 포를 뜨고 배를 갈라 갈갈이 찢어진 몸을 나뭇가지에 걸어 금수의 밥이 되게 하고 달아났다.
주씨는 말 위에서 떨어지고 두들겨 맞고 목이 베어진 것만 기억할 뿐 그 다음 일은 전혀 기억할 수 없는데 얼마 후 깨어나 몸을 움직여 보니 아무데도 다친 데가 없고 아픈 곳도 없었다.
「이상하다. 내가 분명히 목이 잘려 죽었었는데?」
하고 일어나 사방을 돌아보니 사람 그림자는 하나도 볼 수 없고 오직 애마(愛馬)만이 엎디어 있었다.
집안사람들은 종자들의 이 같은 말을 듣고 밖에 나갔다가는 식구마저 매 맞아 몰살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벌벌 떨고 나와 보지 못했다.
그런데 뜻밖에 주씨가 밤이 으슥하여 문을 연다.
「아이쿠 어찌된 일입니까? 꼭 맞아 돌아가신 줄만 알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겠다. 혼신만이 돌아온 것인지 정말로 육체가 있는 것인지 어디 한번 만져보라.」
집안 사람들이 달려들어 온 몸을 만지니 비록 상처는 있고 의복이 갈기갈기 찢어지긴 하였으나 혼령만 온 것은 아니었다.
「분명 아버지 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상처가 났는데도 아프지 않으십니까?」
「아픈 곳은 아무데도 없다. 다 관음사 부처님 덕인 줄 안다.」
사람들은 모두 놀라 소문은 잠깐 사이에 온 동네에 퍼졌다.
「그거 백지 거짓말이네. 분명 내가 그를 죽여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오는 것을 보았는데 -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수도 있었던가?」
「혹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수는 있다 해도 갈기갈기 찢어진 몸이 어떻게 다시 붙어성한 사람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러고 저러고, 살았으니까 살았다 할이니 우리 함께 가보세.」하고 동네 사람들은 떼를 지어 몰려다.
과연 주씨는 옛날의 주씨와 조금도 다름없었다.
「내가 원한 있는 집에 태어나 이런 곤욕당하긴 하였지만 이를 계기로 다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하였다. 참으로 신기한 일 이었다 사람은 그를 죽였던 사람 집에 찾아가 이 사을 알렸다.
그는 금방 얼굴이 푸르러지며
「주방국은 하늘이 낸 선비인데 내가 어리석게 잘 모르고 그랬구나.」
하고 크게 후회하며 그 집 가족들을 모두 거느리고 나아가 사과하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맹세하고 다짐 합니다」
「감사하네. 부처님 말씀에 사해동포(四海同胞)라 하였으니 우린 이제부터 한 형제로 살아가세.」
하고 평화스럽게 웃었다.
그런데 며칠 후 주씨가 밤에 잠을 자다 꿈을 꾸었는데 노스님이 한분 나타나,
「내가 너를 살려주었다. 너 대신 몸에 깊은 상처를 입었으니 네가 알고 싶거든 관음사를 찾아와 보라.」
하였다.
너무나도 역력하여 주씨는 잠깨는 대로 곧 관음사에 올라갔다. 과연 법안에 모서져 있는 11면관음보살의 전신칼자국으로 난자되어 있고 목과 팔다리에 빨갛게 핏방울이 맺혀 있었다.
주씨는 너무나도 황송하고 감격하여 마루바닥에 쓰러져 울면서 한없이 관음보살을 염창 하다가 울을 그치고 일어나 보수공사에 착수하여 더욱 훌륭한 부처님으로 장엄하고 그의 원들과 한 자리에 모여 일심으로 참회하였다.

<宋錢壇十一面觀世音菩薩靈驗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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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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