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택을 빼앗긴 영혼의 복수

음택을 빼앗긴 영혼의 복수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과설화

• 주제 : 인과
• 국가 : 한국
• 시대 : 조선

동반(東班)인 권모라는 자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로 대세도가였다.
그런데 그의 부친이 죽자 산소를 쓸 명당이 좀처럼 찾을 수 없어 다른 사람의 묘를 빼앗아 그곳에서 장사를 지냈다.
그 무덤의 주인은
「이는 우리 부친의 묘지이며, 또 부친은 생전에 비록 낮은 관직에 머물러 있었으나 심지가 곧고 올바르게 살아온 사람이므로 산소를 파는 일은 그만두어 달라 만일 그 일을 감히 행한다고 한다면 어떤 후환이 따를지도 모른다.」
고 강력히 항의를 했다.
그러나 그 시대를 좌지우지했던 권정승은 이를 무시하고 그 묘를 팠다.
게다가 강력한 항의를 했다하여 시체를 관에서 끄집어내어 던져 버리고 말았다.
묘의 임자는 그것을 보고 부친의 시신을 안고 통곡하면서
「영령이 만일 있다고 한다면 틀림없이 복수를 하리라.」
하면서 울었다. 그날 밤이었다.
권정승에게 명당이라고 알려준 풍수쟁이의 꿈에 붉은 수염의 노인이 몹시 화가 난 무서운 얼굴로 나타나 크게 꾸짖었다.
「너는 어찌하여 나의 안택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하느냐! 빼앗은 것은 네가 아니고 권정승이라고 하지만 권정승으로 하여금 이 일을 자행토록 한 것은 네가 나의 안택을 보고 명당이라고 했기 때문이 아니더냐! 그러므로 이 일의 책임은 너에게 있느니라.」
하며 주먹으로 풍수쟁이의 가슴을 쳤다. 그는 가슴의 진통을 견디지 못하고 피를 토하고 죽고 말았다.
권정승도 이 일이 있고 난 뒤 얼마 되지 않아 죄를 짓고 처형당하여 끝내 그의 집안은 망하고 말았다.
당시 주위 사람들은 모두 남의 무덤을 판 대가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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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