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된 여인

뱀이 된 여인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과설화

• 주제 : 인과
• 국가 : 한국
• 시대 : 근현대
• 지역 : 경상도

이 이야기는 근세 때부터 내려오는 것인데 경북 안동에 조씨라는 집안이 있었다.
여기에 조월남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의 집은 부유했을 뿐만 아니라 집안도 좋고 특히 이 퇴계 문하에서도 학식이 뛰어났기 때문에 누구나 그 명성을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인연은 기이하여 조월남의 옆집에 아전의 집이 있었는데 그 집에는 어여쁜 처녀가 한 명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조 선비를 담 사이로 보고 흠모하게 되어 부모에게 그에 관해서 물어 집안·인물이 모두 걸출한 청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후로는 점침 더 사모의 정이 깊어 가기만했다.
그러나 자신의 집안은 일개 아전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에게 간청하여 보았으나 너무나도 신분적으로 차이가 나서 부모로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고민한 끝에 그녀는 한 꾀를 생각해 내었다.
정식으로는 청혼하는 것 자체도 불가능하지만 직접 그녀가 만나보면 혹시 성공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창피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떨리는 가슴을 억누르면서 담을 넘어 조선비의 방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를 들은 조 선비는 흘낏 볼 뿐 의젓하게 독서를 계속했다.
그녀는 조선비의 주의를 상기 시키면서 요염하게 그의 곁으로 다가가면서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를 본 선비는 크게 화를 내며 큰 소리로 꾸짖고 말았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으나 실망과 치욕 때문에 얼마 되지 않아 자살하고 말았다.
그 후 이상하게도 조 선비의 허리에 갑자기 한 마리 뱀이 붙어 아무리 떼려고 해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소문이 삽시간에 펴져갔다. 조 선비는 그 때문에 과거에도 급제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도 죽고 말았다.
그가 죽은 후 신주(神主)의 허리에도 뱀이 붙었던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러하여 누구인지 자세히 알 길이 없으나 조 선비의 불운은 아전의 딸의 원령이 저지른 것이라고 말들을 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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