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된 여승 1

뱀이 된 여승 1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과설화

• 주제 : 인과
• 국가 : 중국

옛날 홍재상(宰相)이 아직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고 있었을 때 길을 가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비를 피하기 위해 자그마한 굴속으로 달려 들어갔더니 그 굴 옆에 조그마한 암자가 있었고, 또 그곳에는 17,18세쯤 되어 보이는 아리따운 여승이 홀로 앉아 있었다.
그 연유를 묻자 원래 그곳에는 세 명의 여승이 있는데 지금 두 명은 양식을 구하려 마을로 갔다고 한다.
마침내 그는 여승과 정을 통하고 <아무달 아무날 그대를 맞아 집으로 데리고 가겠다>하고 약속했다.
남자의 정을 처음으로 알게 된 젊은 여승은 마냥 약속한 날만 기다렸다.
그러나 그날이 지나도 그가 나타나지 않자 여승은 마음에 병이 생겨 죽고 말았다.
그가 나중에 남방절도사가 되어 진영에 있을 때였다.
어느 날 도마뱀같이 생긴 자그마한 뱀이 그의 이불 위를 지나갔다.
아전을 시켜서 내던지게 했더니 아전이 죽여 버렸다.
다음날에도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는 이상하다고 느꼈다.
비로소 지난날 여승에게 한 약속을 어긴 것이 화근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자기의 위엄과 무용만 믿고 지내다가 뱀은 몸뚱이가 점점 커져서 마침내 큰 구렁이가 되었다.
그는 영내에 있는 모든 군졸을 모아모두 칼을 들고 사방을 에워싸게 하였으나 여전히 뱀은 포위를 뚫고 들어왔다.
군졸들도 들어오는 대로 다투어 찍어 버리거나 사면에 장작불을 지펴 놓고 보이기만 하면 불속에 집어 던졌으나 구렁이는 없어지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구렁이를 함 속에 넣고 방안에 두고 낮에는 함 속에 가두어 두었다가 순행을 나갈 때에는 사령에게 함을 짊어지워 앞세우고 다녔다.
그러나 그는 점점 정신이 쇠약해지고 얼굴빛이 파리해 지더니 마침내 병들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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