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주가 죽어서 뱀이 되다

화주가 죽어서 뱀이 되다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과설화

• 주제 : 인과
• 국가 : 기타
• 참고문헌 : 기문이기

옛날 한 노인이 사미 한 사람을 데리고 길을 가다가 다리를 건너게 되었는데 다리위로 가지 않고 발을 빼고 물로 건너간다.
사미가 이상히 여겨 물었다.
「스님께서는 어찌하여 좋은 길을 놓아두고 물로 가십니까.」
「너는 알지 못할 것이다. 내가 이 다리를 놓을 때 화주에게 일임하였더니, 재물의 태반은 개인이 착복하고 겨우 이 다리를 얽어놓았는데 그 과보로 그 사람이 대망이가 되어 여기 살고 있으니 보고 싶으면 나를 따라오라.」
하였다. 그래서 스님을 따라갔다.
스님께서 능엄경 일편을 독송하니 큰 구렁이가 으슬렁 으슬렁 다리 밑으로부터 기어 나와 다리위에 허리를 걸치고 또 여러 마리의 작은 뱀들이 곁에 따라 나와 늘어섰다.
「저 작은 뱀들은 어찌된 것입니까?」
「재목을 운반할 때 중간에서 도둑질해 먹던 일꾼들이다. 만일 저들을 천도코자 하면 냇가에 수륙재를 베풀고 뱀들을 화장해주면 된다.」
하고 사미가 정성을 다하여 3일 동안 수륙재를 베푸니 수십 마리의 뱀과 구렁이들이 기어 나와 독경하는 소리를 듣고 장작불의 화염이 충천하는 불구덩이 가운데로 기어 들어가 꼿꼿하게 서서 죽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모두 기이하게 여기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만일 천당 극락이 없으면 모르지만 있다면 선인이 갈 곳이요, 지옥이 없다면 모르지만 있다면 욕심쟁이 소인들이 갈 것이다.」

<寄聞異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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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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