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지바카

명의 지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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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기이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사분률 第39, 40

석존께서 마갈타국의 죽림정사(竹林精舍)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실 때의 일이다. 그 당시 중인도의 베살리성에 안바라발리라고 하는 극히 아름다운 창부가 있었다. 누구든지 그녀와 하룻밤 지내자 하는 자는 돈 五○냥을 내면 되는 것이다.
낮이라도 五○냥을 내면 그녀와 놀 수가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안바라발리 때문에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이게 되어 베살리성은 대단히 번창을 하게 되었다. 중인도의 마갈타국의 대신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빈파사라(頻婆娑羅)왕에게 자초지종을 아뢰었다.
그랬더니 왕은,
『너희들은 어찌하여 이 왕사성에도 그와 같은 창부를 두지 않느냐?』
라고 하는 것이었다.
대신들은 왕의 명령에 의해서 창부를 두기로 분주하게 서둘렀다. 그 때, 왕사성에는 바라밧데라고 하는 세상에도 드문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 따라서 그 아름다움은 안바라발리도 도저히 미치지 못하였다.
대신들은 이 여자를 발견하고 창부로 만들고, 그녀와 놀고싶은 자에게는 밤이나 낮이나 백냥을 내면 되는 것으로 했다.
이 아름다운 여자와 놀기 위해서 사람들이 사방에서 왕사성으로 모여들어 대단한 번영을 하게 되었다.
당시, 이 나라의 빈파사라 왕에게 무이라고 하는 왕자가 있었다. 그는 이 바라밧데를 대단히 귀엽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날 밤에 드디어 함께 환락을 하게 되었다. 얼마 있다가 그녀는 회임(懷姙)했다.
회임 중에는 문지기에게 일러서 병이라고 하고 손님을 받지 않았다. 달이 차서 그녀는 옥동자를 낳았다. 그녀는 하녀에게 당부해서 하얀 옷으로 아이를 싸서 길가에다 버리게 했다.
무이 왕자가 아침 일찍 왕궁으로 참내하기 위해서 마차를 달려 길을 지나고 있는데 길가에 하얀 물건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왕자는 수레를 멈추게 하고 시중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그 하얀 보자기는 무엇이냐?』
그랬더니 시종은 그 속을 조사 해보고는,
『막 태어난 아기입니다.』
『살아 있느냐, 죽어 있느냐?』
『아직 살아 있습니다.』
왕자에게는 아직 아이가 없었다. 그는 시종에게 당부해서 그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게 해서 안고는 다시 마차를 달려 궁중으로 돌아 왔다.
그는 길가에 버려졌던 어린 아이를 몹시 귀여워했다. 그 아이에게 지바카(耆婆)라는 이름을 붙이고 유모를 딸려서 양육했다.
지바카라고 하는 것은 목숨이라고 하는 뜻으로 버려졌을 때 살아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지바카가 성년이 되었을 때, 왕자는 그를 불러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제까지고 왕궁 안에서 놀고만 있을 수도 없으니 세상 밖으로 나아가 무언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어떠냐.』
『잘 알았습니다. 저는 무언가 배우고 싶습니다.』
그는 즉시 왕자의 말에 동의하여 기술을 배울 것을 결심했다.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마음을 썼다.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한 끝에 드디어 의술을 배우기로 결심을 했다.
「일이 편하고 돈을 많이 버는 일은 의술 밖에는 없다. 그렇다, 나는 의사가 되겠다.」
그 당시, 토쿠샤시라국에 성이 아다일리, 이름을 힝카라라고 하는 명의가 있었다. 지바카는 이 명의의 명성을 듣고 멀리 그 나라로 배움의 길을 떠났다.
그는 거기에 머물러 의술을 수행하기를 七년, 이제 앞으로 몇 년 더 수행하게 되면 졸업을 하는가를 생각해서 어느 날, 스승인 힝카라에게로 가서 그 취지를 말했더니, 스승은 하나의 바구니와 풀을 파는 도구를 그에게 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토쿠샤시라국의 십리 사방의 지면을 찾아서 약이 되지 않는 풀이 있거든 파 오너라.』
지바카는 스승의 명령을 받아 찾아 보았으나 모조리 약이 되는 풀 뿐이고, 약이 되지 않는 풀은 한 포기도 찾지를 못했다. 그는 어떠한 풀을 채취해도 그 속에 약이 되는 물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는 빈 바구니를 가지고 스승에게로 돌아 왔다.
『분부대로 십리 사방으로 찾아 보았습니다만 약이 안 되는 풀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떠한 풀을 보아도 쓸모 있는 것뿐이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스승인 힝카라는 손을 치면서 그를 칭찬했다.
『너는 이제 이곳을 떠나도 좋다. 너는 이제 의술을 졸업하게 된 것이다. 나는 지금 인도에서 제일가는 명의라고 칭찬되고 있으나, 내가 죽고 난 다음 그 뒤를 잇는 자는 너 이외는 없다.』
이리하여 지바카는 스승에게 이별을 고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 토쿠샤시라는 소국이며 또한 변방의 나라다. 고향인 마갈타국으로 돌아 가서 개업하도록 하자.」
그는 七년 동안 정이 들었던 토쿠샤시라를 뒤로해서, 고향인 마갈타국 왕사성으로 돌아갔다. 그 도중에서 마갈타국에 들렸더니 그 성안에 사는 장자(長者)의 부인이 一二년간을 두통의 질병에 시달려, 어떠한 의사라도 이를 치료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그 장자의 집으로 가서 문지기에게,
『의사가 와서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노라고 장자에게 전해주게.』
이렇게 말했다.
문지기가 그 일을 장자에게 알리니 부인이 문지기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어떤 모습을 한 의사더냐.』
『대단히 젊은 의사입니다.』
노련한 의사들 조차 손을 들었던 난치의 병을 어떻게 그런 젊은 의사가 치료할 수 있느냐 하고 장자의 부인은 도무지 상대를 하지 않았다.
『의사에게는 이제 볼 일이 없어졌다고 하더라면서 돌려 보내라.』
문지기가 지바카에게 부인의 전언을 말하니 그는,
『미안한 일이지만 또 한 번 부인에게 말씀 드려라. 다만 치료하는 것만을 허락해 달라고 하라. 만일 병이 치료되면 얼마든지 좋으니 사례를 받을 것이고, 치료가 되지 않으면 사례를 받지 않겠다고 하여라.』
이렇게 말하면서 부탁을 했다. 문지기는 다시 이런 취지를 부인에게 전했더니 부인은,
「그렇다면 치료를 받더라도 별로 손해 될 것은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의사를 불렀다. 지바카는 부인의 배게 곁으로 와서 그 질병의 장소라든가, 질병의 원인, 질병의 경과 등을 상세하게 듣고는 자신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당신의 병은 나을 것입니다.』
그는 약을 끄집어내서 이것을 다려서 물약을 만들어 부인의 코에다 부었다. 물약은 코에서 입으로 나와 침과 함께 우유즙이 토해 졌다.
그랬더니 부인은 그릇에다 이것을 받아서 침과 우유즙을 나누어, 침은 버리고 우유즙만을 취했다. 그는 이런 광경을 보고 마음속으로 혼자 생각했다.
「낭패한 환자를 만났구나. 더러운 우유즙 마져도 버리기를 꺼려하고 있다. 약값은 도저히 받지도 못하겠다.」
부인은 그가 곤란스러운 얼굴 빛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어찌하여 그런 싫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저는 지금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극히 적게 더러운 물건조차 아까와서 버리기를 꺼려하고 있다. 이래서는 도저히 약값 같은 것은 치러 줄 기색도 없습니다.』
그는 생각한 대로를 부인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부인은 그를 타일렀다.
『아무리 조금 밖엔 더럽지 않는 우유즙일 망정, 등유의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습니까, 어째서 버릴 필요가 있는 것입니까. 그런 일에 신경을 쓰지 말고 열심히 병이나 낫도록 해 주세요.』
지바카의 교묘한 치료로 인하여 그렇게도 오랫 동안 부인을 괴롭혔던 머리의 병은 깨끗이 완쾌가 되었다. 장자의 부인은 절대로 구두쇠가 아니었다.
부인은 四○냥의 돈과 하녀와 차마를 치료의 사례로서 그에게 주었다. 그는 이 막대한 사례금을 받고 고향인 왕사성으로 돌아왔다.
그는 우선 아버지인 무이왕자에게로 가서 면회를 하고 왕궁을 떠나서 지금까지의 일을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양육과 교도의 은혜를 깊이 감사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마갈타성의 장자의 부인에게서 얻은 저의 첫 번째의 소득은 모두 왕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무이왕자는 이를 말했다.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모처럼 네가 일을 해서 얻은 최초의 소득이다. 너의 것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
그 당시, 빈파사라 왕은 치질을 앓고 있어 항문에서 가끔 출혈을 하고 있었다. 시녀들은 이를 보고 웃으면서 숨어서 조잘거렸다.
『왕의 질병은 마치 우리들의 월경과 같단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럽게 생각하여 곧 무이왕자를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항문에서 피가 나오는 질병에 걸리고 말았다. 너는 나를 위해서 용한 의사를 불러 오도로 하라.』
그랬더니 왕자는,
『지바카는 의술에 능통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왕의 질병을 고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그 지바카를 즉시 불러 오너라.』
왕자는 그를 불렀다.
『너는 왕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느냐?』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으면 어서 가서 치료해 드리도록 하라.』
그는 왕 앞으로 나아가 인사를 한 다음 자상하게 병상을 들었다. 그는 왕으로부터 질병의 장소, 질병의 원인, 질병의 경과를 자세히 듣고 난 다음, 자신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왕의 병은 치료됩니다.』
그는 철로 된 물통에다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우고는 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왕이여, 이 속에 들어가십시오.』
왕이 철통으로 들어가니, 그는 다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왕이여, 어서 물 속에 앉으십시오.』
왕은 시키는 대로 물 속에 앉았다. 그랬더니 그는 다시,
『왕이여, 어서 물 속에 엎드리십시오.』
왕은 다시 시키는 대로 물 속에 누웠다.
그는 왕의 몸에다 물을 부어 주문을 외우고 왕을 잠들게 만들었다. 왕이 잠이 들자 마자 그는 급히 철통의 물을 퍼내고, 장두 칼로 왕의 항문의 아픈 곳을 도려내고, 그 상처를 깨끗이 씻어 내고 약을 발랐다.
약을 다 바르고 나서 도려냈던 상처도 아물고 그 자리에 털이 나서 도려냈던 흔적이 말끔히 없어졌다. 치료를 끝내고는 다시 철통의 물을 가득히 붓고, 왕의 몸에다 물을 붓고는 주문을 외었더니 왕은 즉시 눈을 떴다. 왕은 그를 향해서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빨리 치료해 달라.』
『치료는 이미 끝났습니다.』
『뭐라고? 이미 끝났다고, 그러면 질병은 이미 치료되었단 말이냐?』
『예, 말끔히 치료 되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손으로 항문의 상처 자리를 만져 보았으나 아무런 흔적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너는 어떻게 해서 이 치질을 절개했느냐. 상처 자리가 조금도 없지 않느냐?』
그랬더니 그는 우쭐대면서 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치료를 하는데 어찌 상처 자리를 남기겠습니까?』
왕은 즉시 전에 자기의 질병을 웃었던 시녀를 모아 놓고,
『대의(大醫) 지바카는 나를 치료해 주었다. 나를 생각하는 자는 그에게 재보를 주도록 하라.』
이렇게 고했다. 시녀들은 자기들의 몸을 장식하고 있는 영락, 팔지, 보석, 금, 은들을 끄집어 내서 왕 앞에 산처럼 쌓았다.
왕은 그를 불러서,
『이것은 질병을 고쳐 준 사례다. 어서 받아 주기 바란다.』
이렇게 말했더니 그는,
『대왕이여, 절대로 염려하지 마십시오, 저는 무이왕자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뜻으로 대왕의 질병을 치료해 준 것 뿐입니다.』
이같이 말하면서 그 사례품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왕은,
『지바카야, 앞으로는 나와 승려와 궁중에 있는 사람에게만 병을 치료하도록 하라. 그 밖의 사람을 치료해서는 안된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를 궁중의 시의(侍醫)로 임명했다.
그 때, 왕사성에 항상 두통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 장자(長者)가 있었다. 어떠한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도 완쾌 될 가망이 없다고 해서 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의사도 앞으로 七년 정도 밖엔 살지 못한다고 했다. 또 어떤 의사는 六년 어떤 의사는 五년 내지 一년, 어떤 의사는 七개월, 어떤 의사는 六개월 내지 一개월, 어떤 의사는 七일 밖엔 살지 못한다고 단정했다. 그러한 상태였으므로 장자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 병을 고치려는 일심에서 스스로 지바카의 집으로 찾아가서 치료해 주기를 부탁했다.
『아무쪼록 저의 질병을 고쳐 주시기 바랍니다. 그 사례로서 백냥의 금을 바치겠습니다.』
『저는 당신을 치료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장자는 다시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四백냥의 금을 바치겠으니 어서 저의 질병을 치료해 주십시요.』
『저는 당신의 질병을 고쳐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장자는 다시 부탁을 했다.
『그렇다면 저의 전 재산을 바치고, 저는 당신의 하인이 되어도 좋으니 아무쪼록 저의 질병을 고쳐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재보가 많고 적은 것에 의해서 당신을 치료할 수 있다, 없다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국왕으로부터 승단(僧團)과 궁중에 있는 사람만을 치료하고 그 밖의 사람은 일절 치료하면 안된다는 분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꼭 저의 치료를 받고 싶으시다면 국왕에게 가서 허락을 받아 오십시오.』
장자는 그로부터 이 말을 듣고는 즉시 왕궁으로 가서 왕을 면회하고,
『대왕이여, 저는 질병 때문에 오래 살지는 못하는 신세입니다. 아무쪼록 대왕의 시의인 지바카로 하여금 저의 질병을 고치게 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이렇게 소청했다.
왕은 장자의 소원을 받아 들여 즉시 그를 불러서 장자의 질병을 치료해 주도록 명했다. 그래서 그는 그 장자의 집으로 가서 병자로부터 질병의 장소, 질병의 원인, 질병의 경과 등을 자상하게 듣고는,
『저는 질병을 고쳐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단적으로 말했다.
지바카는 병자에게 소금을 주어 입을 가시게 하고, 술을 먹여 취하게 하고 침대에다 병자의 몸을 묶고, 친척을 모두 그의 사방에다 모아 놓고는 수술을 시작했다.
그는 장두 칼을 가지고 머리를 갈라서 그 정골(頂骨)을 열어 머리속에 가득히 차 있는 벌레를 친척들에게 보여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것이 질병의 원인입니다. 앞서 七년 후에 죽을 것이라고 진단한 의사는, 七년후에는 이 벌레가 뇌를 완전히 갉아 먹는다고 진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진단인 것입니다. 六년이라고 진단한 의사도, 五년 내지 一년이라고 진단한 의사도, 六개월 내지 一개월이라고 진단한 의사도, 모두가 잘못된 것입니다.
오직 七일 내에 죽을 것이라고 진단한 의사만이 틀리지 않은 것입니다. 이 병자의 치료가 七일 늦었더라면 죽었을 것입니다.』
지바카는 머리속의 벌레를 깨끗이 제거하고, 조밀을 머리속에 하나 가득히 채우고 두개골을 맞추어 실로 꿰매고 약을 그곳에다 발랐더니 고통이 없어지고 살이 아물고, 털이 나서 아픔도, 상처도 없어지고 말았다. 치료가 완전히 끝나고 난 다음, 그는 장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은 치료하기 전에 말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예,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의 모든 재산은 당신에게 바치고 당신의 하인이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손을 흔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닙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이 최초에 말했던 백냥의 금만 받으면 만족합니다.』
그러나 장자는 그 다음에 말했던 四백냥의 돈을 치료의 사례금으로 그에게 보냈다. 그는 그 가운데서 백냥을 왕에게, 백냥을 왕자에게 드리고 나머지 이백냥을 자기의 소유로 했다.
또한 그 당시, 쿠센미국의 어느 장자의 아들이 수레바퀴에서 놀다가 잘못되어 장(腸)이 뒤틀려버려서, 음식물이 소화가 안되고, 배설도 못하고, 뱃속에 고여서 목숨이 길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
그 나라에 사는 누구 한 사람도 이를 치료할 수가 없었다. 장자는 마갈타국에 지바카라고 하는 명의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빈파사라 왕에게 사자를 보내어 그의 내진을 소청했다. 왕은 그를 불러 이러한 취지를 이야기하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쿠센미국의 장자로부터 너의 내진을 소청해 왔는데 치료를 할 수 있거든 가 보아라.』
『가서 치료해 주겠습니다.』
지바카는 수레를 타고 쿠센미국으로 출발했다.
그가 도착했을때는 이미 장자의 아들은 가사(假死)상태에 있었고, 그래서 슬픈 음악 속에 들판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는 수레를 멈추게 하고 길가의 사람을 불러 다음과 같이 물었다.
『저 피리소리와 장구소리는 무엇입니까?』
그랬더니 그 남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저것은 장자의 아들의 장례식을 위한 음악입니다. 마갈타국에서 지바카라고 하는 의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드디어 그동안을 기다리지 못하고 불쌍히도 죽고 말았습니다.』
그는 이 음악소리를 절대로 죽음을 이야기하는 소리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수레에서 내려 장례식 행렬에 가까이 가서 관을 열게 하고 스스로 장두 칼을 쥐고 어린이의 배를 갈라 장이 뒤틀린 곳을 끄집어 내서 장의 위치를 바로하여 놓자, 장자의 아들은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

<四分律 第三九, 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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