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동 유적

이금동 유적

[ 泗川 梨琴洞 遺蹟 ]

지역 사천
사천 이금동 유적 전경과 유적 출토유물

사천 이금동 유적 전경과 유적 출토유물

경상남도 사천시 이금동 산 41번지 일대에 위치한다. 사천 기능대학 건립부지로 경남고고학연구소가 1998년과 1999년 2차에 걸쳐 5지구로 나누어 발굴 조사하였다. 조사결과 가 지구에서는 구석기시대 문화층을 비롯하여 집자리〔住居址〕 24기, 지상식건물지(地上式建物址) 23기, 기둥구멍〔柱穴〕, 구덩유구〔竪穴遺構〕 9기, 도랑유구〔溝狀遺構〕 5기, 집석유구(緝石遺構) 1기 등이 있다.

무덤유구는 고인돌〔支石墓〕 7기와 매장주체부(埋葬主體部) 75기로 무덤구역인 A구역에서 고인돌 1기와 돌덧널〔石築形石棺〕, 독널무덤형〔甕棺形〕의 매장주체부 12기, B구역에서는 상자형 돌널〔箱形石棺〕(5기), 돌덧널형〔石槨形〕 18기, C구역은 고인돌 1기와 돌널형(3기) 및 돌덧널형의 매장주체부 12기, D구역은 고인돌 1기와 돌널형(5기) 및 돌덧널형의 매장주체부 17기, E구역은 돌덧널형의 매장주체부 3기, F구역은 고인돌 4기와 돌덧널형의 매장주체부 3기가 조사되었다. 또한 집자리군 내에서는 돌뚜껑움무덤〔石蓋土壙墓〕, 돌덧널무덤 등 9기를 비롯하여 삼국시대 무덤 13기 등이 확인되었다. 다 지구에서는 집자리 3기, 구덩이 2기, 돌널무덤 3기가 조사되었고, 라 지구에서는 도랑유구 1기가 조사되었다. 그러나 나·마 지구에서는 유구가 확인되지 않았다. 유적은 와룡산 서남쪽 말단부 구릉의 완만한 경사면에 입지한다.

유적은 크게 생활공간과 무덤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생활공간은 집자리, 야외불뗀자리〔野外爐址〕, 기둥구멍, 도랑, 무덤 등이 분포하는데, 일정한 공간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 집자리는 지하식의 평면형태 장방형, 원형과 지상식건물지로 구분된다. 평면 장방형은 5기로 내부에서 화덕자리〔爐址〕, 벽도랑〔壁溝〕, 저장구덩이〔貯藏孔〕 등의 시설이 확인된다. 유물은 구멍무늬토기〔孔列土器〕, 골아가리무늬〔口脣刻目文〕+겹아가리토기〔二重口緣土器〕, 간돌화살촉〔磨製石鏃〕, 가락바퀴〔紡錘車〕 등이 출토되었다.

송국리형(松菊里型) 집자리는 19기로, 중앙에 타원형구덩이〔娥圓形竪穴〕를 중심으로 그 외곽에 많은 기둥구멍이 배치되는 것이 특징이다. 출토유물은 바리모양토기〔鉢形土器〕, 민무늬토기〔無文土器〕편, 숫돌〔砥石〕, 매부리형석기, 홈자귀〔有溝石斧〕, 삼각형돌칼〔三角形石刀〕, 간돌화살촉 등이 있다. 지상식건물지는 25동으로 움집과 혼재되어 있다. 대부분 크기가 중·소형이나 60호와 61호는 대형으로 다른 지상식건물지와는 구별된다.

특히 60호는 광장(廣場)의 남쪽에 치우쳐 위치하는데, 공공집회장(公共集會場)이나 수장(首將)의 건물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규모는 길이 2,900㎝, 너비 600㎝이며, 면적은 174㎡로, 최소 1차례 이상 증·개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61호는 정면 19칸 측면 2칸으로, 보조 기둥구멍까지의 범위는 길이 3,200㎝, 너비 1,200㎝이다. 위치는 무덤공간인 고인돌군의 북쪽에 인접해 있으며, 건물지의 입구부는 생활공간쪽에서 올라오게 되어있다. 이는 건물이 특수한 용도로 장송의례(葬送儀禮)의 기능을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무덤공간은 생활공간의 남쪽인 경사면 아래쪽에 배치되어 있으며, 분포범위는 폭 10m, 길이 120m 정도이다. 유구는 고인돌과 하부구조(下部構造)인 돌널·돌덧널무덤이 주가 되며, 독널무덤〔甕棺墓〕도 1기 확인되었다. 고인돌과 무덤방〔墓室〕은 대부분 묘역시설(墓域施設)을 갖추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서로 연접하여 하나의 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묘역은 대부분 장방형이며, 일부 (타)원형도 확인된다. 묘역은 가장자리만 큰 돌을 이용하여 구획하고 안쪽은 작은 돌을 채운 것과 전면을 동일한 크기의 돌을 깐 것으로 구별된다. 크기는 길이가 300∼600㎝, 너비가 100∼300㎝ 정도이다. 이 중 가장 큰 것은 A-1호 고인돌 묘역으로 폭이 1,000㎝, 길이 (잔)3,360㎝이다.

덮개돌〔上石〕은 일부만 남아있는데, 처음부터 모든 매장주체부에 사용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무덤방〔墓室〕은 모두 지하식으로, 돌널형과 돌덧널형으로 나누어진다. 뚜껑돌〔蓋石〕은 이중 내지 삼중으로 덮인 것이 많으며, 바닥은 생토면을 그대로 사용한 것과 잔돌을 깔은 것이 있다. 무덤방의 토층 상에서 상부가 함몰된 양상이나, 벽석이 엉성하여 보강석으로 보이는 것들은 내부에 나무널〔木棺〕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무덤공간 외에 생활공간에서도 청동기시대 무덤이 확인되는데, 주로 돌뚜껑움무덤과 돌덧널무덤이다.

유물은 매납상태에 따라 부장유물과 의례유물로 나뉜다. 부장유물은 붉은간토기〔丹塗磨硏土器〕, 가지무늬토기〔彩文土器〕,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 동화살촉〔銅鏃〕, 슴베있는간돌검〔有莖式磨製石劍〕, 자루간돌검〔有柄式磨製石劍〕, 대롱옥〔管玉〕 등으로 대부분 무덤방 내부에서 완형으로 출토된다. 토기와 동검은 대부분 동단벽쪽, 간돌검은 가운데 부분에서 출토된다. 대롱옥은 양단벽 모두 확인되나 동단벽쪽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된다. 의례유물은 축조과정상에서 매납되므로 묘역, 무덤방 상부, 벽석, 바닥석 아래 등에서 출토되며 대부분이 파손되어 있다. 묘역과 무덤방 상부에서는 토기편이 가장 많고, 벽석과 바닥석 아래에서는 토기편, 대롱옥, 구슬옥〔丸玉〕, 돌도끼〔石斧〕, 동화살촉, 비파형동검 등이 출토되는데, 이 중 대롱옥이 가장 많다. 비파형동검이 출토된 무덤은 C-10호와 D-4호이다.

이금동 유적은 집자리, 광장, 무덤군, 대형의 지상건물지 등 청동기시대 마을의 구조와 생활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유적이다. 또한 집자리나 무덤에서 확인되는 송국리형 문화요소와 무덤의 구조적인 특징 그리고 출토유물들로 볼 때 남강유역의 여러 유적과 고성 두호리 유적, 함안 도항리 유적, 마산 진동리 유적, 창원 덕천리 유적 등 해안에 인접한 유적들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비파형동검은 남해안 지역에 집중적으로 출토되는데, 여수반도의 적량동 유적, 진동리 고인돌, 창원 덕천리 유적 등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상정해 볼 수 있겠다. (윤호필)

참고문헌

  • 사천 이금동 유적(경남고고학연구소, 200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