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구덩이

저장구덩이

저장혈(貯藏穴)이라고도 한다. 집자리〔住居址〕 내에 설치되는 저장시설의 한 종류로서 땅을 일정 깊이로 파고 음식물이나 도구를 저장하는 시설이다. 집자리 내부의 저장시설로는 저장구덩이, 저장독〔貯藏甕〕, 선반시설, 수납시설, 천정걸이, 벽걸이 등이 있다. 이중 집자리를 폐기할 때 그 형태나 위치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것은 저장구덩이와 저장독 뿐으로 모두 바닥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나머지 저장시설은 벽이나 천정에 매달려 있는 것으로 집자리 폐기 시의 위치나 형태를 추정하기가 힘들다. 또한 저장 또는 보관하는 위치에 따라 저장되는 종류도 달라진다.

한반도에서 저장구덩이는 신석기시대부터 출토되며, 청동기시대에는 본격적인 대형 저장구덩이가 나타난다. 청동기시대 저장구덩이는 전기에는 집자리 내부에 위치한다. 주로 대형의 세장방형 집자리 모서리 부분에서 확인되며, 여러 기가 모여 있는 형태이다. 저장구덩이가 없는 집자리는 여러 기의 저장독이 확인되기도 한다. 또한 장방형 집자리에서는 구덩을 파고 그 안에 토기를 묻어 저장구덩이로 쓰는 것이 많다.

중기에는 집자리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저장구덩이의 위치도 외부로 옮겨지며, 공동 저장공의 형태를 가진다. 일부는 집자리 내에 소규모의 저장구덩이를 따로 만드는데, 바닥과 벽이 만나는 곳을 횡으로 파서 소규모의 저장공간을 만들었다. 후기는 집자리의 부속시설로 저장구덩이가 집자리의 외부에 만들어진다. 대형 저장구덩이의 특징은 단면형태가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상협하광형(上狹下廣形)이 대부분이며 일부 ‘ U ’자형도 나타난다. 대체적으로 1기가 단독으로 분포하는 것 보다 2∼3기, 3∼4기가 하나의 조합 형태로 나타난다. 내부에서 탄화된 곡물이 많이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주로 식량을 저장한 것으로 보인다. (윤호필)

참고문헌

  • 彌生農業と埋納風俗(乙益重隆, 人類史叢書 13, 2002년)
  • 수혈건물지 조사방법론(취락연구회, 2000년)

동의어

저장공(貯藏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