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로기술과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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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와 어로

제주도의 어로기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해녀들의 어로생활이다. 해녀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공동어장에서 ‘裸潛漁法’에 따라 해조류나 패류를 채취하는 작업인 가운데 특히 여인들을 ‘潛女’ ‘潛女’ ‘潛嫂’라 흔히 부른다. ‘海女’라는 말은 해녀의 기능과 실상을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라 본다. “바다에서 일하는 여인”이라는 뜻이니 무난할 듯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해녀”라는 말 보다 ‘潛女’ , 潛嫂’ 라는 어휘를 두루 써 왔으므로 ‘潛女’를 버리고 ‘潛女’나 ‘潛嫂’를 택하자는 주장이 가끔 드러나는 게 문제다. ‘潛嫂’는 “바다에서 무자맥질 하는 아주머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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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이 물에 들어가기 위해선 해녀복과 작업도구가 필요한데 다음과 같다.

1. 해녀복 : 『소중기』, 『소중이』, 『속곳』 이라고도 불렸으며, 물질 할 때뿐만 아니라 부녀자들의 속옷으로도 많이 입었던 옷이다. 소중기의 특징은 입고 벗기가 편하고, 품 조절 여유의 공간이 되는 옆트임이 있다. 처음에는 흰색이 많았으나 물질 할 때 쉽게 얼룩져서 검은색 등 짙은 색 천에 물을 들여 만들었다. 어깨 끈을 손바느질로 누볐으며, 옆은 단추매듭(벌모작)과 끈으로 여며 임신 등 신체의 증감에 따라 조절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통 해녀옷 으로는 소중기, 물적삼, 물수건 등을 포함한다.

2. 물소중이 : 해녀들이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할 때 입는 작업복으로 매우 기능적으로 만들어졌다. 재료는 백색 무명>백색 광목>검정광목>합성섬유로 변하였다. 1970년대부터 고무옷이 나오면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소중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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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물적삼 : 물적삼은 소중기 위에 입는 흰 무명옷으로 일상화된 것은 1960년대 이후다. 물의 저항을 고려해서 소매통이 좁고 여밈은 단추매듭이나 단추로 하였다.

4. 물수건 : 물수건은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보온을 위한 것이다. 뭍에서는 햇빛을 가리는 모자로, 또 물질 할 때는 머리카락의 흐트러짐을 막고 머리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다양한 기능이 있다. 너비 30cm 길이 80cm내외로 이 수건은 바다의 무법자 상어퇴치용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바다에서 상어를 만났을 때 손에 잡고 길게 풀어흔든다. 상어는 자기보다 길이가 길면 슬그머니 사라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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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물안경 : '滄鏡'이라고도 한다. 오동나무판자를 대어 마름모꼴의 통을 만들고, 그 밑에 유리를 박았다. 동해안의 어부들은 1945년 전후쯤에 이런것이 등장하였다고 입을 모은다. 그 전에는 문어의 내장 썩은 것을 왕대로 만든 통에 담아 주면서 솜방망이에 찍어 물위에 뿌리면 물 속이 훤해졌다고 한다. 썩은 내장을 '푸름', 그것을 담는 그릇을 '푸름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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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물체 : 솜에 넣어 누빈 긴 상의. 겨울에 보온용으로 걸친다.

7. 뚜데기 : 숄의 일종. 더러움이 잘 타지 않는 빛깔의 두터운 옷감에 솜을 넣어 누빈 보온용 숄이다. 바다에서 작업하고 나와 이것을 어깨에 둘러 등을 따습게 하면서 몸을 덥히는 용도로 사용한다.

8. 까부리 : 물수건 대용으로 썼던 모자. 방한모와 비슷한 형태로 목부분에는 넓은 프릴을 달았으며 귀 부분에는 물이 빠지도록 구멍을 뚫었다. 목이 햇볕에 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모자로 멋을 부리려고 젊은 해녀들이 사용했다.

9. 망시리 : ‘망사리’라고도 한다. 해산물을 채취하여 담아 넣는 그물주머니이다. 채취대상물에 따라 망사리의 크기는 물론 그물코의 길이가 달랐다. 나일론그물이 흔한 시절이 되면서 전통적인 망사리는 자취를 감추어 버린 지 오래어 제작 복원하였는데, 전통적인 망사리는 네 가지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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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기망사리 : 해녀들이 잠수하여 거름용 해조류의 하나인 ‘고지기’ 따내는 대로 담는 망사리다. ‘고지기’는 ‘고지기’·‘고죽’이라고 하는 거름용 바다풀인데, 조간대에서부터 점심대(漸深帶)에 걸쳐 자란다. 학명은 Sargassum inggoldianum이다. 음력 7월 전후에 제주도 갯마을 어디에서건 이것을 따냈다. 음력 6월에는 조의 파종과 밭매기를 끝낸 갯마을의 해녀들은 너나없이 ‘고지기’를 따냈다. ‘고지기’는 무거울 뿐만 아니라, 뿌리가 튼튼한 바다풀이라 잠수하여 따낼 수밖에 없었다. 해녀들이 잠수하여 ‘게호미’라는 낫으로 베어내는 족족 ‘망사리’에 담아나갔다. 다래나무 에움에 직경 5cm의 줄로 만든 그물주머니를 붙여 만들었다. 주머니 맨 아래에 ⓧ자 모양의 하나의 그물코(‘알코’라고 함)를 만들고, 그것에 의지하여 22cm의 그물코 255개로 이루어졌다. 항아리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그중 7.5cm의 그물코 3개가 띄엄띄엄 불규칙하게 붙어 있다. 앞의 것을 ‘망사리코’, 뒤의 것을 ‘군코’라고 한다. 이때의 ‘군-’은 ‘쓸 데 없는’의 뜻을 지닌 말이다.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행원리]

*초불메역망사리 : 음력 3월 보름 안팎에 첫 번째로 미역 허채(許採)가 이루어졌을 때의 망사리라는 말이다. 상동나무 에움에 직경 5mm의 줄로 만든 그물주머니를 붙여 만들었다. 주머니 맨 아래에 ⓧ자 모양의 하나의 그물코를 만들고, 그것에 의지하여 14cm의 그물코 386개로 이루어졌다. 항아리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그중 7cm의 그물코 10개가 띄엄띄엄 불규칙하게 붙어 있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미역은 갯마을 사람들의 큰 수입원이었기에, 마을에서 공동으로 채취를 금했다가 동시에 채취하는 관행이 전승했다. 해녀들이 잠수하여 미역을 베어내는 대로 이것에 담아 나갔다. 1931년 통계에 따르면 제주도 미역 총 생산량은 383톤이었다.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행원리]

*두불메역망사리 : 첫 번째 미역 허채(許採) 이후에 이루어지는 두 번째 허채 때의 망사리라는 말이다. 상동나무 에움에 직경 5mm의 줄로 만든 그물주머니를 붙여 만들었다. 주머니 맨 아래에 ⓧ자 모양의 하나의 그물코를 만들고, 그것에 의지하여 13cm의 그물코 412개로 이루어졌다. 항아리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그중 5cm의 그물코 12개가 띄엄띄엄 불규칙하게 붙어 있다.

10. 빗창 : 길이 30cm 내외의 길쭉한 쇠붙이로 해녀들이 물속 바위에 붙어있는 전복을 떼어내는데 쓰인다. 빗창은 머리끝에 둥글게 끈을 달아 손을 넣어, 빗창을 잡았을 때 빠지지 않게 하고, 전복을 채취할 때 지렛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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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테왁 : 테왁의 재료는 박이기 때문에 테왁이라 불리었다. 잘 여문 박을 따내어 둥그런 구멍을 뚫고 박씨를 빼낸 다음 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구멍을 막아 만든다. 해녀들이 바다에서 올라와 숨을 고르며 쉬는 장소의 역할을 하므로 가슴에 품어 안기에 알맞은 크기의 것을 선호하였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스티로폼으로 된 테왁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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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해녀낚시 : 해녀들이 부표(浮漂)인 ‘테왁’을 짚고 다니면서 고기를 낚는 어구다. 나뭇조각에 20발 정도의 줄에 30g의 봉돌과 두 개의 낚시가 달렸다. 나뭇조각 한쪽에 줄이 붙었는데, 부표 아래 매달린 그물주머니의 테두리에 묶는다. 미끼는 ‘밤생이(말똥섬게)’나 소라 살이다. 해녀가 잠수하여 큰 돌멩이를 치워 버리고, 그 자리에 낚시를 드리우고, 부표 위에서 물 속을 들여다보며 고기를 낚는다. 놀래기·돌돔·감성돔 따위가 잘 문다. 이러한 낚시는 제주도 해녀 사회에서도 구전으로 확인된다.

제주해역의 배

제주해역의 배는 덕판배라는 어선과 테우라고 하는 뗏목 배로 나눌 수 있다. 또한 돛단배, 풍선과 발동선, 잠수기선이 존재한다.

1. 덕판배 : 덕판배는 한반도와 제주, 제주와 일본을 연결하는 연륙선, 진상품을 올리는 진상선의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덕판의 형태는 테우와 유사한데, 다만 통나무의 겉을 위아래로 대패질하여 표면을 평평하게 다듬었으며(테우와 마찬가지로 통나무 그대로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고 널파대기를 쓰기도 했다.) 테우보다도 더 배의 앞머리의 폭이 좁은 모양인 사다리꼴로 제작되었고 양옆에 널빤지를 덧대어 한결 배의 형치와 가까웠다. 크기는 6~7m를 넘지 않았으며 폭은 3m 내외 정도라고 했다. 그러므로 이 배는 테우보다는 속력면에서 다소 빨랐다. 덕판은 부력이 좋고 속력이 있어 테우보다 훨씬 멀리 나가 조업을 할 정도였고 힘도 좋아 돌과 같은 무거운 물건을 실어나르는 등 해녀배로 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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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테우 : 테우는 제주도의 뗏목배제주 사람들은 이 테우를 멸치잡이 · 자리잡이 · 갈치잡이 · 오징어잡이 등의 연안 어로에 이용하였으며, 밭거름용 바다풀 채취와 운반용으로도 이용하여 왔다. ‘떼배’·‘테위’·‘테’·‘터우’·‘테우’라고도 했다. 오늘날 ‘터우’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제주도 어촌에서는 음력 3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터우’를 이용한 어로기간, 즉 겨울 동안에는 ‘터우’를 해체하여 보관해 두었다가 이듬해 어로시기가 다가올 즈음에 다시 조립하여 쓰는 게 일반적이다. 겨울 동안에 ‘터우’를 해체, 보관하는 까닭은 약 7~8개월 동안이나 물을 먹은 통나무가 말라 무게가 가벼워짐으로써 항해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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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테우의 재료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나무들 중, ‘터우’의 재료가 될 수 있는 나무는 한라산 700~800고지에 자생하는 구상나무였다. 다른 나무들에 비하여 부력이 뛰어나서다. 제주도 어촌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공동으로 한라산에 올라 구상나무를 베어다가 ‘터우’를 만들었다.

구상나무를 베고는 일정한 곳까지 어깨 짐으로 운반, 이를 다시 바닷길로 마을 포구까지 옮기고, 6개월 이상 나무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바닷물에 담갔다가 건져내어 말려 만들었다.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면 신촌리에서는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베어 제주시 서쪽 ‘도그내’까지 어깨 짐으로 운반하고, 그것을 다시 바닷길로 마을 포구까지 옮겼다.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월정리에서는 한라산 남쪽에 있는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하례리 포구까지 구상나무를 운반하고, 이를 다시 바닷길로 마을까지 옮겼다.

구상나무는 한라산 일부 지역에서만 자라는 나무였다. 자원이 고갈되면서 일본 대마도로 가 그곳 삼나무를 사다가 ‘터우’를 만드는 게 일반화되기에 이르렀다.

나. 장쇠 : 통나무를 가지런히 놓았을 때, 배 앞뒤 양쪽을 가로로 끼워 고정시키는 정사각형으로 다듬어 만든 나무토막이다. 그 재료는 소나무나 참나무다. ‘장소’를 끼우기에 앞서 통나무에 구멍을 낸다. 그 구멍을 ‘장쇠궁기’라고 한다. ‘장쇠’는 이물의 것이 고물의 것보다 짧기 마련이다. 앞의 것을 ‘이물장쇠’, 뒤의 것을 ‘고물장쇠’라고 한다.

‘이물장쇠’부터 끼운다. 그것의 한쪽을 나무망치로 쳐가며 끼워 나간다. ‘이물장쇠’가 완전히 끼워지면, 배 앞부분을 밧줄로 탄탄하게 틀어 묶어 조인다.
‘이물장쇠’를 끼울 때와 마찬가지로 ‘고물장쇠’를 끼운다.

다. 멍에 : ‘터우’의 맨 앞뒤에 세워지는 나무토막이다. 앞의 나무토막을 ‘이물멍에’ 또는 ‘덧방’, 뒤의 나무토막을 ‘고물멍에’라고 한다. ‘이물멍에’만은 가장자리 쪽에 나무못을 박아 배 몸체에 고정시킨다. 이를 ‘멍에틀’이라고 한다. ‘멍에틀’ 안쪽에 둥그런 나무못을 돌출되게 박아 고정시킨다. 이는 닻줄을 묶어 두는 못과 같은 것이다. 이를 ‘덧방고지’ 또는 ‘닷장’이라고 한다. ‘고물멍에’는 네 개의 기둥으로 받쳐 세운다. 또 양쪽으로 철사나, 단단한 칡 줄로 조여 묶는다. 받쳐 세운 나무토막 위에 ‘강다리’·‘주지’, 그리고 ‘뇌좃’이 부착된다. ‘강다리’는 여러 가지 도구들을 걸쳐두는 나뭇가지다. ‘주지’는 ‘이물멍에’의 ‘덧방고지’처럼 닻을 묶어 두는 못이다. 그리고 ‘뇌좃’은 노를 끼워 젓는 쇠로 만든 못이다.

라. 펑개틀목 : ‘고물멍에’와 ‘터우’의 통나무가 서로 의지되게 틀어 조여 묶는 단단한 줄과 나뭇조각이다.

마. 상자리 : 가시나무로 만든 여섯 개의 발을 ‘터우’ 위에 세우고, 다시 그 위에 대나무로 결어 만든 자리를 깐다. 이를 ‘상자리’라고 한다. 그 위에 서서 노를 젓기도 하고, 어로작업 도중에 앉아 쉬거나 가벼운 일을 하는 공간이다. 해조류 등 무거운 짐을 실어 ‘터우’가 가라앉을 위기를 맞았을 때 ‘선상선’의 구실도 한다.

바. 돛대궁기 : ‘터우’는 풍선이 아니므로 원래는 돛이 필요 없다. 그러나 ‘자리(자리돔)’를 잡을 때는 그물을 드리우거나 끌어올리기도 하는 도르래가 필요하다. 이때 도르래를 높이 달아매는 돛대가 필수다. ‘터우’에서 돛대에 돛을 달아 올리는 일은 드물고 도르래를 높이 달아맬 때만 쓰인다. 그래서 이것은 항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작업할 때만 임시로 세워 놓는 장치가 필요하다. 배 표면에 돛대가 들어갈 만큼 구멍을 낸 나뭇조각을 덧붙여 놓아 돛대를 끼워 세우는데, 이 구멍을 ‘돛대궁기’라고 한다.

사. 세역 : ‘터우’는 풍선과는 달리 겨울 동안에는 해체하여 보관해 뒀다가 어로시기가 다가오면 재조립하는 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장쇠구멍’은 해가 거듭될수록 넓어진다. ‘장쇠’와 ‘장쇠구멍’ 사이가 딱 들어맞지 않게 되면 노를 저을 때 배 전체가 삐걱대므로 여러 모로 불편하다. 속력도 감소될 뿐만 아니라 ‘터우’도 쉬 낡아 버린다. 벌어진 틈새마다 나뭇조각을 끼워 박는 수가 많다. 이를 ‘세역’이라고 한다.

아. 노 : 물을 헤쳐 ‘터우’를 항진하게 하는 기구인 노를 두고 ‘터윗뇌’, ‘테윗뇌’, ‘둘름뇌’라고 한다. ‘터우’는 그 모양이 여타의 배들에 비하여 다르기 때문에 노 또한 그에 걸맞아야 한다. 물 속에 잠기는 부분을 ‘뇟닙’, 손잡이를 ‘부출’이라고 한다. 전자는 어느 나무보다 沈水性이 강하면서도 단단한 가시나무로 만들고, 후자는 소나무나 삼나무로 만든다. 이 둘은 ‘한쇠’ 또는‘장쇠’라는 나무못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노의 ‘한쇠’ 가까이 ‘뇌좃’에 끼우게 된 구멍이 두 군데 나 있다.

이런 노는 ‘터우’는 물론 전통적 어선인 ‘덕판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형 어선의 노와 구조·형태상 다른 점이다. 일본형 어선의 노는, 노를 잡아 어깨 밑으로 젓기 때문에 ‘노손(상착)’이 부착되어 있지만, ‘터우’의 노는 대개 어깨 위로 손을 치켜올려 좌우로 휘둘러 가며 젓기 때문에 그것이 없다. 그리고 어선에는 반드시 키가 있게 마련이나 ‘터우’에는 그것이 없다. 방향을 조절하는 키의 기능까지 노가 겸해야 한다. 그게 ‘조절못’이다. 노 자체에 그것이 있어 노를 젓는 동안에도 가고 싶은 방향의 반대쪽을 손바닥으로 ‘부출’을 세게 쳐주면 ‘조절못’이 흔들리면서 자연 ‘뇟닙’이 틀어진다. 이렇게 ‘뇟닙’만으로 방향 전환이 가능하게 만들어진 점이 ‘터우’ 노의 특징이다. 형태상으로는, ‘뇟닙’쪽으로 갈수록 더 구부정하게 생겼다는 점, 그리고 다른 노에 비하여 노의 길이가 짧지만 ‘뇟닙’이 펑퍼짐하다는 점이다.

자. 닻 : 배를 일정한 곳에 머물게 하려고 밧줄에 매어 묶는 도구인 닻은 대개 돌이나 나무로 만든다. 돌의 그것을 ‘돌닷’, 나무의 그것을 ‘낭닷’이라고 한다.

‘돌닷’은 약 25㎏ 정도의 돌멩이에다 닻줄을 끼워 연결하는 구멍 하나만 뚫린 것이 있는가 하면, 또 닻줄을 끼우게 된 구멍말고도 그 반대쪽에다 크게 구멍을 뚫어 바닷물에 강한 소리나무로 만든 막대를 그 구멍에 맞게 끼워 고정시켜 놓은 것도 있다. 그 막대를 ‘고지’라고 한다. 이는 어떤 해저조건에서도 잘 걸려서 닻 돌을 한번 드리워 놓으면 함부로 빠지거나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한 장치다. ‘낭닷’은 나뭇가지가 달리게 만든 닻이다. 바닥에 모래만 깔려 있는 바다밭에서 배를 세울 때 비교적 안성맞춤이다.

차. 사울대 : 4~5m 길이의 막대다. 물이 얕아져서 노를 저을 수 없는 곳에서는 이것으로 배의 양쪽을 번갈아 가며 바다 밑에다 대고 밀면서 항진시키기도 하고, 또 포구에서 빠져 나올 때 배가 성벽 등에 떠받칠 우려가 있을 때마다 이것으로 떠받쳐 주기도 한다.

3. 돛단배, 풍선과 발동선 : 돛단배는 테우와 더불어 가장 오래 그리고 최근까지도 애용되었던 해녀의 작업배이다. 이를 보통 風船 또는 帆船이라고 하며 '단대받이' , '단대선'은 돛을 하나만 다는 작은 배이고, '이대받이', '두대걸이', '이대선'은 쌍돛배를 말함이고, '삼대받이', '삼대선'은 돛 셋을 올리는 배를 말한다.

물질에는 주로 '단대선'과 '이대선'이 쓰이고 '삼대선'의 경우는 출가물질을 오갈 때, 혹은 한 구역에서 많은 해녀가 한꺼번에 조업할 경우 등에 이용했다고 한다. 풍선도 다른 해녀배와 마찬가지로 해녀전용이 아니다. 그러나 오조리에서는 오직 뱃물질에 종사하는 풍선이 많을 때는 열대여섯 척에 이르렀다고 한다. 풍선은 예전 출가물질을 대대적으로 할 때는 출가지가지 해녀를 실어나르는 일도 겸했다.

발동선은 풍선이 대체된 동력선으로서 지금 제주 해녀바다의 유일한 작업배이다. 발동선이 등장함에 따라 예전 풍선 시절에 두어 시간에서 세 시간 이상을 배질해야만 가 닿던 해녀바다를 발동선으로 이삼십분 안에 가곤 한다.

4. 잠수기선 : 잠수기 어업은 잠수복을 착용하고 공기를 배급받으면서 물질을 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물질을 할 수 있다. 이 잠수기 어선의 우리나라에서 출현은 구한말부터 시작된다.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일본 어민들이 한반도로 출어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대거 잠수기선을 몰고 와서 제주 바다의 밑바닥까지 훑어서 전복·해삼·해초 등을 모조리 긁어갔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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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갈치술 : 갈치를 낚는 줄낚시어구이다. 제주도의 전통적인 손줄낚시에 이용된다. 줄(갈치술)은 질기고 뻣뻣해야 서로 엉키지 않으므로 줄에 풋감즙을 들이고 다시 20여 일 동안 삭힌 돼지의 피를 바른다. 마른 후에는 다시 솥에 넣어 쪄내어 건조시켜 사용한다.

2. 갈퀴 : '갈쿠리'라고도 한다. 두 가닥의 철사를 동백나무 가지에 묶어 만들었다. 이 갈퀴는 해조류 더미 속에서 비교적 가치 가 높은 것만을 골라내는데 쓰이는 어구였다.

3. 거낫 : 둥그런 쇠막대를 구부려서 날을 내었는데, 3mm 두께로 편편하다. 이것을 자루에 박아 만들었다. 이 마을 바다는 다른 곳보다 물 속에 깊은 바위그늘이나 커다란 돌멩이가 많기 때문에 거기에 박혀 있는 전복·오분재기는 이렇게 긴 것이 아니면 미치지 못하여 따낼 수 없다.(무게 300g)

4. 고무줄소살 : 작살. 고기를 쏘아 잡는데 사용한다. 날카로운 쇠꼬챙이가 손잡이 대나무에 달려있다. 끝에는 넓적한 고무줄이 달려 있어 이것을 잡아당겼다가 놓는 탄력으로 고기를 쏘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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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골각지 : ‘까꾸리’라고도 한다. 문어를 잡을 때 사용하는 갈쿠리. 끝이 뾰족하고 날카롭다.

6. 공젱이 : 물가에 떠다니는 해조류를 건져 올리는 도구. 긴 막대 끝에 쇠로 된 갈고리를 붙잡아 매었다.

7. 국자사둘 : 그물에 달린 '에움'이 '뜰대'에 마치 국자처럼 붙어 있는 '사둘'이어서 '국자사둘' 또는 '조럭사둘'이라고 한다. '조럭'은 자루의 제주어이다. 이 '국자사둘'은 한 사람만이 '터우'를 타고 나가 '자리'를 잡는 자그마한 그물이다. 일정한 자리밭으로가서 닻을 드리워 배를 세운다. 배의 이물 쪽에서 '국자사둘'을 드리웠다가 들어올리며 '자리'를 떠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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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궤기조레기 : '궤기'는 물고기라는 濟州語이다. '조레기'는 자그만 바구니라는 말이다. 밑바닥과 입지름이 좁고, 배를 볼록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테두리에는 고기를 낚는 동안 어깨에 멜 수 있는 끈이 달렸다.

9. 낙지괭이 : 갯바닥을 일구며 낙지를 잡는 괭이이다.

10. 낙지호미 : 낙지를 잡으려고 주문 제작한 호미이다. 남해안에서 일반적인 '개발호미'보다 길고 묵직하다.

11. 눈과 눈갑 : 물안경을 눈이라 한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의 물안경은 소형 알이 두개로 분리된 『쌍눈』이었고 1960년대 이후는 분리되지 않은 외눈이 사용되었다. 쌍눈을 『족은눈』 또는 『족쇄눈』 이라 하고, 외눈을 『큰눈』 또는 『왕눈』이라고 불렀다. 또한 『큰눈』은 그 테두리의 재료를 처음에는 황동판으로 만들어 쓰다가, 1970년대부터 고무옷이 보급되면서 테두리도 고무로 만든 『고무눈』을 사용하고 있다.

눈갑(눈곽)은 '눈뚜갑'이라고도 하는데, 물안경 보관함으로 나무로 만들었으며 직사각형의 모양으로 뚜껑이 있다. 머리빗도 같이 간수한다.

12. 대조개창, 대조개삽 : 일부 지역의 해녀들이 잠수하여 이것으로 '대조개'를 캐낸다.

13. 듬북낫 : 배 위에서 거름용 해조류인 '듬북'을 베어내는 낫이다. 기다린 가시나무 자루에 낫의 날을 묶어 만들었다.

14. 맞잽이 : 실그물로 앞은 넓고 뒤는 좁은 부채 모양의 손그물이다. 맞잽이에 고기가 잡히면 기다란 고기 주머니에 담아두고 다시 뜬다. 한 사람이 그물로
물고기를 떠올리면 다른 한 사람은 그물에 든 물고기를 바구니에 담아낸다.

15. 메역구덕 : '메역'은 미역이니, 미력을 지어 나르는 '구덕'이라는 말이다. 제주도의 '질구덕' 중에서 가장 큰 것이다. 해녀들의 미역 따기가 한창이었던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와 같은 '구덕'이 많았다. 밑바닥의 가로 길이는 '물구덕'과 같지만, 세로길이는 그보다 길 뿐만 아니라 비교적 높직하게 만들어졌다.

16. 멜고리 : 그물로 잡은 멸치를 '터우'에 실어 나를 때 멸치를 담는 커다란 '구덕'이다. 제주도의 바구니 중 가장 큰 것이다. 여러 개의 통나무를 연결하여 만든 배인 '터우'에 여덟 개를 실을 수 있었다. 방진그물로 멸치를 잡는 동아리들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수가 많았다. 밑바닥과 날중, 그리고 아래쪽의 씨줄은 '너덩'으로, 그리고 위쪽의 씨줄은 왕대나무로 결어 만들었다. 테두리도 '너덩'으로 감고 나서 검은 칠을 발랐다.

17. 물구럭골겡이 : '물구럭(문어)'을 걸러내는 '골겡이(호미)'이다. 가파도에서는 이와 같은 도구를 '물구럭 골겡이'라고 한다.

18. 뭉게거낫 : 문어를 걸어 내는 어구라는 말이다. 대나무막대 끝에 철사로 만든 갈고리 네 개를 묶어 만들었다.

19. 뭉게푸끔대 : '푸끔대'란 '푸끄다'와 '대'의 합성어이다. '푸끄다'는 '푸덕거리다'의 제주어다. '뭉게푸끔대'는 긴 장대에 미끼를 매달고 푸덕거리며 '뭉게(문어)'를 유인하혀 걸어내는 어구라는 말이다.

20. 불둘 : 어구가 바다속으로 가라앉게 무게를 주는 돌멩이다.

21. 비창 : 길이 30cm 내외의 길쭉한 쇠붙이로 해녀들이 물속 바위에 붙어있는 전복을 떼어내는데 쓰인다. 빗창은 머리끝에 둥글게 끈을 달아 손을 넣어, 빗창을 잡았을 때 빠지지 않게 하고, 전복을 채취할 때 지렛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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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빅게거낫 : 해녀들이 잠수하여 '빅게(수염상어)'를 잡는 '거낫'이라는 갈퀴다. '거낫'은 걸러내는 도구의 뜻을 지닌 濟州語이다. 우도와 대정 지역의 해녀들이 잠수하여 이것으로 '빅게'를 걸려내는 일이 많았다. 제주도에서 '빅게'는 남자들은 그물로, 그리고 여자들은 잠수하여 이것으로 잡았다.

23. 소살 : 작살. 고기를 쏘아 잡는데 사용한다. 날카로운 쇠꼬챙이가 손잡이 대나무에 달려있다. 끝에는 넓적한 고무줄이 달려 있어 이것을 잡아당겼다가 놓는 탄력으로 고기를 쏘아 잡는다.

24. 수경 : 어부들이 물속을 들여다볼 때 쓰는 漁具이다. 사다리꼴의 통에 유리를 박아 만들었다.

25. 아외비오꼬시 : 전복을 따는 도구라는 말이다. 일본 해녀들의 '빗창'이다. 구부정한 쪽으로는 '오분재기'를, 그리고 날이 살짝 들린 쪽으로는 전복을 딴다.
제주도의 '거낫'과 '빗창'이 하나로 합쳐진 셈이다.

26. 연철 : 뽕돌’이라고도 한다. 둘글납작한 형태의 납덩어리이며 끈으로 여러 개를 연달아 꿰어 허리에 찬다. 한 개의 무개는 1kg짜리와 2kg짜리가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여러 개 사용하며, 허리는 물론 등과 가슴에 두르는 할머니 해녀도 있다.

27. 이소가기 : 갯가의 호미라는 의미의 말이다. 구부정한 쇠를 자루에 박아 만들었다. 잠수하지 않고 갯가에서 전복이나 '오분재기'를 따낸다.

28. 작살 : ‘소살’이라고도 불리운다. 고기를 쏘아 잡는데 사용한다. 날카로운 쇠꼬챙이가 손잡이 대나무에 달려있다. 끝에는 넓적한 고무줄이 달려 있어 이것을 잡아당겼다가 놓는 탄력으로 고기를 쏘아 잡는다.

29. 장어갈쿠리 : 갯바닥을 긁으며 장어를 잡는 갈퀴이다.

30. 장어작살 : 장어를 찔러 잡는 자그마한 작살이다. 윤노리나무 자리에 세 개의 살을 박아 만들었다.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수북한 틈새 여기저기에서 담수가 솟는 곳에 장어들이 몸을 감추고 숨어 있는 수가 많다. 썰물에 이런 곳에 숨어 있는 장어를 찾아 들러나면 작살로 찔러 잡는다.

31. 조락 : 매우 촘촘하게 짜서 망사리 안에 매다는 채취물 주머니. 망사리에 넣으면 빠져나갈 것 같은 작은 해산물을 넣는다.

32. 족바지 : 원담에서나 낚시를 할 때 고기를 담아 올리는 그물망이다. Y자 모양의 소나무를 손잡이로 하고 대나무로 원형의 테두리를 만들어 그물을 끼워 만든다.

33. 종게호미 : ‘정개호미’라고도 한다. 낫의 일종으로 미역과 같은 해조류를 채취할 때 사용한다. 바닷물의 염분 때문에 녹이 슬어 자루가 빠지기 쉽기 때문에 자루 바깥쪽을 철사나 못으로 고정시켰으므로 농사용 낫과 구별된다.

34. 줄아시 : 해조류를 베어내는 기다란 낫을 줄아시라 한다. 테우 위에서 두 사람이 양끝에 긴 줄을 묶어 물 속에 드리우고 해조류를 베어내면, 다른 테우에 있는 사람들은 공젱이를 가지고 끌어내어 배에 싣고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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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질구덕 : ‘물구덕’, ‘물질구덕’이라고도 한다. 잠수도구를 넣어 등에 지고 다니는 대바구니이다.

36. 촐구덕 : '고사리구덕' 또는 '톨구덕'이라고도 한다. 산에서 꺽은 고사리나, 바다에서 따낸 '톨(톳)'을 담는 구덕을 말한다.

37. 호맹이 : 해녀들이 잠수하여 홍합·굴 따위를 따내는 호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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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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