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사학

실증사학

[ 實證史學 ]

시대명 근대/일제강점기

역사 연구의 한 흐름으로 사료비판·해석을 강조하는 역사연구. 문헌고증 사학이라고도 한다. 대표적 학자는 이병도(李丙燾)·이홍직(李弘稙)·이상백(李相伯)·김상기(金庠基)·신석호(申奭鎬)·유홍렬 등이다. 이들은 대개 도쿄제대·와세다[早稲田]대학, 국내의 경성제대에서 공부한 학자들로서, 사료에 대한 주관적 해석을 배격한다는 입장에서 사관과 이론을 배제하고 자료의 해석·비판만을 강조했다. 그 결과 일제 식민지체제를 묵인·동조하는 가운데 관변 연구기관에 종사하면서 일제의 한국사 왜곡에 직·간접적으로 협력했다.

34년 를 만들어 일본인 학자들과 학문적 경쟁을 했으나, 이들의 연구는 사실상 의 방법론·서술체계를 그대로 계승한 것으로서, 해방 후 오늘날까지도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해방 직후는 새로운 역사학을 모색하고 한국사학의 미래를 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였으나, 미군정 3년 동안 진보적·민족적 세력이 탄압을 당하고 남북분단이 현실화되어 분단체제가 굳어지는 가운데, 이같은 모색은 좌절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식민주의 역사학에 대항하여 성립한 과 의 학자들 대부분이 월북 또는 납북됨으로써 반식민주의 역사학의 전통은 단절되고, 실증사학의 전통만 남아 역사학계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그 결과, 일제 식민주의 역사학의 청산 및 자주적·민주적·민족적인 한국사 인식의 수립이라는 과제가 그대로 남겨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