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나

아테나

올림포스 12신

[ Athena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이다. 지혜, 전쟁, 기술, 직물, 요리, 도기 등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대개 투구와 갑옷을 입고 창과 방패를 든 여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오디세우스 등 영웅들의 조력자로 등장한다. 배우자나 연인이 없기 때문에 처녀 신으로 불리지만, 헤파이스토스와의 사이에 아들 에리크토니오스를 두었다고도 한다. 아테네의 수호신으로 도시 이름이 그녀에게서 유래하였으며,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이 그녀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로마 신화의 미네르바에 해당한다.
아테나

아테나

외국어 표기 Αθηνά(그리스어)
구분 올림포스 12신
상징 지혜, 지략, 이성
로마신화 미네르바(Minerva)
관련 상징 올빼미, 뱀, 올리브나무, 창, 아이기스(방패)
가족관계 제우스의 딸

아테나 인물관계도

아테나 인물관계도 축소판

제우스티탄 신족 메티스 사이에서 난 딸로 제우스가 임신한 메티스를 삼킨 바람에 무장한 모습으로 제우스의 머리에서 튀어나왔다. 헤파이스토스와의 사이에서 아들 에리크토니오스를 두었다고 하지만, 직접 낳지는 않았다.

신화 이야기

출생

아테나는 제우스와 그의 첫 번째 아내 메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메티스는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딸로 티탄 신족에 속하는 지혜와 기술의 여신이다. 헤시오도스는 『신들의 계보』에서 메티스를 “신과 인간 중에 가장 지혜로운 자”로 묘사하였다. 메티스는 제우스가 아버지 크로노스에 반기를 들어 그가 삼킨 자식들, 즉 자신의 형제들을 다시 토해 내게 할 때 이를 도왔다. 제우스는 메티스가 만들어 준 약 덕분에 크로노스로 하여금 자식들을 다시 토하게 할 수 있었다.

아테나의 탄생

아테나의 탄생 아티카 흑색상 도기, 기원전 560년, 테베 출토, 루브르 박물관

그 뒤 제우스는 메티스에게 구애했는데 평생 처녀로 살기를 원했던 메티스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줄기차게 쫓아오는 제우스를 피해 여러 가지 형상으로 모습을 바꿔 가며 도망쳤지만 결국 그에게 굴복하고 말았다. 둘의 결혼식 때 크로노스의 어머니 가이아는 제우스에게 불길한 예언을 하였다. 메티스가 딸을 낳으면 그 딸은 아버지와 대등한 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고, 아들을 낳으면 아버지보다 더 강력하게 자라나서 제우스가 그랬듯이 아버지를 몰아내고 왕좌를 차지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이에 제우스는 메티스가 임신을 하자 그녀를 통째로 삼켜 버린다. 이후 메티스가 밴 아기는 제우스의 몸속에서 계속 자라났고, 제우스가 참을 수 없는 두통을 호소하자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혹은 프로메테우스)가 도끼로 제우스의 이마를 찍어서 머리를 열었고, 그 속에서는 이미 장성한 아테나 여신이 무장을 한 채로 튀어나왔다. 제우스는 메티스를 삼킨 덕분에 그녀가 지녔던 지혜도 획득하여 강력한 왕권을 구축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신화에 의하면 메티스는 자신에게 욕망을 품고 쫓아오는 제우스를 피해 도망치다가 파리로 변했는데, 제우스가 이를 냉큼 삼켜 버렸다고 한다. 파리로 변한 메티스는 제우스의 혈관 속으로 들어갔다가 임신을 하게 되고, 그 상태로 제우스의 머리로 기어올라 갔다. 제우스는 머리 속에서 태아가 점점 자라나자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였고, 결국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자기 이마를 쪼개고 아이를 꺼내게 하였다는 것이다. 아테나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무장을 하고 튀어나올 때 하늘과 땅이 뒤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함성을 내질렀다고 한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 글라우코피스

아테나는 여러 가지 속성을 지녔지만 무엇보다도 지혜의 여신으로 손꼽힌다. 그녀가 관장하는 전쟁, 기예, 직물, 요리 등 다양한 영역들은 모두 이 속성으로 수렴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녀의 혈통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속성은 누구보다도 어머니 메티스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테나가 제우스의 머리에서 온전한 성인의 모습으로 튀어나왔다는 출생 신화도 지혜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비교하자면 술과 도취의 신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의 넓적다리에서 태어나고 있다.

호메로스는 아테나를 ‘글라우코피스’, 즉 ‘빛나는 눈’을 지닌 여신으로 표현하였다. 올빼미를 뜻하는 ‘글라우크스’ 역시 글라우코피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커다란 눈으로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잘 분간할 수 있는 올빼미는 무지의 어둠 속에 지혜의 빛을 밝히는 아테나 여신을 상징하는 새가 되었다. 철학자 헤겔은 『법철학』 서문에서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야 날개를 편다”는 말로 지혜의 늦됨을 표현하기도 했다. 미네르바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와 기예의 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아테나와 동일 인물이다.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답게 재판을 주관한다. 아테나 여신의 주관으로 열린 법정으로는 오레스테스의 재판이 유명하다. 친부의 복수를 위해 친모를 살해한 오레스테스의 유죄 여부를 놓고 아테네의 아레오파고스에서 열린 재판에서 아테네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의 판결이 찬반 동수로 나오자 아테나는 재판장으로서 1표를 행사하여 오레스테스에게 무죄를 선언했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 프로마코스

창과 아이기스(염소가죽으로 만든 방패 → ‘아이기스’ 참조)로 무장한 아테네는 전쟁의 여신이다. 하지만 같은 전쟁의 신인 아레스와는 사뭇 다르다. 아레스가 전투의 난폭한 면을 대표하는 신이라면 아테나는 지적인 전술을 대표한다. 그리스 인들, 특히 호메로스는 전쟁의 신으로서 아레스보다 아테나를 더 좋아했으며, 제우스도 아테나는 끔찍이 아끼면서도 아레스는 좋아하지 않았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에게는 ‘프로마코스’라는 별칭이 자주 붙는다. 프로마코스는 ‘미리 싸우는 자’, ‘앞서서 싸우는 자’라는 뜻으로 앞장서서 싸운다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주로 방어에 초점을 맞추어 싸우는 전사를 의미한다. 이런 명칭에서도 군신으로서 아레스와 다른 아테나의 성격이 드러나고 있다. 난폭한 아레스가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전쟁을 주도한다면 아테나는 지략과 이성으로 무장하고 무차별적 파괴로부터 도시와 문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테나는 거인족(기간테스)이 올림포스의 신들을 공격했을 때 중요한 활약을 했다. 그녀는 팔라스를 죽이고 그 껍질을 벗겨 자신의 방패에 씌웠고, 엔켈라도스는 시칠리아 섬으로 눌러서 꼼짝 못하게 했다.

영웅들의 조력자

아테나는 페르세우스, 벨레로폰, 헤라클레스, 이아손, 디오메데스, 오디세우스 등 영웅들의 모험을 돕는 여신으로도 자주 등장한다. 아테나는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죽이러 갈 때 그에게 날개 달린 샌들, 모습을 감추는 모자, 방패 등을 주면서 메두사의 목을 자르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메두사를 직접 본 사람은 돌로 변해 버리기 때문에 방패에 비친 모습을 보고서 머리를 잘라야 한다고 말해 준 것이다.

아테나는 또 헤라클레스를 싸움터에서 보호해 주고 그가 과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무장시켜 주기도 했다. 가령 헤라클레스는 아테나가 준 청동 캐스터네츠 덕분에 스팀팔로스 호수의 새들을 놀래어 날아오르게 하여 화살로 쏘아죽일 수 있었고, 케르베로스를 잡으러 하계로 내려갈 때도 아테나의 길 안내를 받았다.

아테나, 케르베로스, 헤라클레스

아테나, 케르베로스, 헤라클레스 아티카 흑색상 도기, 기원전 560년, 로도스 출토, 루브르 박물관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도 아테나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그의 귀향을 도와주었다. 아테나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 앞에 아버지의 친구 멘토르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나타나서 충고와 조언을 통해 아버지의 귀향을 준비하게 하였고 (오늘날 조언자, 스승의 의미로 쓰이는 단어 ‘멘토’는 여기서 유래한다), 오디세우스가 칼립소의 섬에 갇혀 있을 때는 직접 제우스에게 요청하여 그를 풀어 주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테나는 오디세우스가 역경에 처했을 때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스스로 고난을 헤치고 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바로 이 점이 지혜와 지략의 여신 아테나가 영웅들의 조력자로서 신화에 자주 등장하게 되는 이유라 하겠다.

도시의 수호신 아테나 폴리아스

아테나는 여러 도시 국가(폴리스)의 수호신으로 간주되었다. 그녀의 이름을 딴 아테네 외에도 스파르타, 메가라, 아르고스 등의 도시에도 그녀의 신전이 세워져 있었으며, 트로이 인들은 팔라디온이라는 아주 오래된 아테나의 신상을 모셔 두고서 이 신상이 도시 안에 있는 한 트로이는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트로이 전쟁 때 오디세우스디오메데스는 트로이 성 안으로 몰래 숨어들어 가 목숨을 걸고 팔라디온 신상을 훔쳐오기도 했다.

아테네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다투는 아테나와 포세이돈

아테네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다투는 아테나와 포세이돈 노엘 알, 18세기, 루브르 박물관

하지만 아테나의 가장 위대한 성역은 단연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이다. 아테나가 이 도시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포세이돈과 겨룬 이야기는 유명하다. 두 신이 도시를 놓고 다투자 시민들은 누가 도시에 더 이로운 선물을 주는지의 여부로 수호신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자 포세이돈은 삼지창으로 땅을 찔러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바닷물이 솟아오르게 하였고, 아테나는 올리브 나무가 자라게 하였다. 아테네 시민들은 올리브 열매가 소금물 샘보다 더 유용하다고 판단하여 아테나를 자신들의 수호신으로 결정했다.

직물의 여신 아테나와 아라크네

아테나 여신이 주관하는 분야로는 전쟁과 지혜 외에 실용적인 기술도 꼽을 수 있다. 지혜를 통해서 탄생한 새로운 기술이나 기예는 대부분 아테나의 손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생각되었다. 구체적으로 아테나는 직물과 도기, 요리의 여신으로도 추앙받았다. 직물의 여신 아테나와 관련된 신화로는 아라크네와 베 짜는 솜씨를 겨룬 이야기가 유명하다.

아라크네는 리디아에 사는 염색의 명인 이드몬의 딸로 베 짜는 솜씨가 대단해서 숲의 님페들까지 구경하러 오곤 했다. 솜씨가 아테나 여신에 버금간다는 주변의 칭찬에 우쭐해진 아라크네는 자신이 더 낫다며 아테나 여신과 직접 겨뤄 보기를 원했다. 아테나 여신은 노파로 변신하여 그녀에게 다가가 지나친 자만으로 신을 모독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아라크네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아테나는 제 모습을 드러내고 그녀와 솜씨를 겨루었다.

아테나와 아라크네

아테나와 아라크네 르네 앙투안 우아스, 1661년, 베르사유 궁

아테나는 베의 중앙에 올림포스 신들의 위엄을 새겨 넣고 귀퉁이에는 경고의 의미로 신에게 도전했던 오만한 인간들의 비참한 최후를 수놓았다. 반면에 아라크네는 제우스가 동물이나 빗물로 변신하여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명예롭지 못한 애정 행각들을 묘사했다. 실제로 아라크네의 솜씨는 아테나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훌륭했다. 화가 난 아테나는 아라크네가 짠 천을 갈가리 찢고 북으로 그녀의 머리를 때렸다. 아라크네는 모욕감에 분을 참지 못하고 목을 매어 죽으려 했다. 하지만 아테나는 아라크네가 죽도록 놔두지 않고 그녀를 거미로 만들어 평생 몸에서 실을 뽑아 거미줄을 짜게 하였다.

처녀 신 아테나 파르테노스와 여신의 아들 에리크토니오스

귀스티니아니의 아테나

귀스티니아니의 아테나 그리스의 아테나 여신상을 복제한 로마시대 작품, 아래의 뱀은 에리크토니오스를 상징한다.

아테나는 처녀성을 끝까지 지킨 여신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아테나의 이름에는 종종 ‘파르테노스’라는 별칭이 붙는다. 파르테노스는 ‘처녀’라는 뜻이며, 아테나의 신전은 파르테논이라고 불린다.

같은 처녀 신이지만 아테나는 아르테미스와는 달랐다. 아르테미스는 아예 남자를 멀리하여 숲에서 여자들끼리만 살았지만, 전쟁의 신이기도 한 아테나는 전쟁터에서 남자들과 어울려 싸우는 등 남성적인 행동을 즐겼으며 영웅들과 어울리며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처녀 신 아테나에게도 아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아들을 얻게 된 연유가 조금 특이하다. 아테나는 전쟁에 쓸 무기를 얻기 위해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을 찾아갔는데, 마침 아프로디테에게 버림받은 헤파이스토스는 아테나에게 반해서 그녀를 끌어안고 사랑을 나누려 했다. 하지만 아테나는 끝내 거절하였고, 욕정을 주체하지 못한 헤파이스토스는 아테나의 다리에 사정을 하고 말았다.

불쾌해진 아테나는 양털로 헤파이스토스의 정액을 닦아서 땅에 던졌는데, 이로 인해 대지가 임신하여 에리크토니오스가 태어났다. 에리크토니오스는 ‘대지에서 태어난 자’라는 뜻이다. 아테나는 이 아이를 거두어 아들로 삼았다.

여신은 아이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뱀이 지키는 바구니에 넣어 케크롭스의 딸들에게 맡기며 절대로 열어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케크롭스의 딸들은 바구니를 열어 보고는 뱀이 아기를 휘감고 있는 모습에 놀란 나머지 아크로폴리스 언덕에서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아테나는 하는 수 없이 에리크토니오스를 바구니에서 꺼내서 파르테논 신전에서 길렀고, 아이는 나중에 자라서 아테네의 왕이 되었다.

팔라스 아테나

팔라스는 아테나 여신에게 가장 자주 붙는 별칭이다. 아테나에게 이 별칭이 붙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올림포스의 신들과 거인족 기간테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아테나는 기간테스의 하나인 팔라스를 죽이고 그 껍질을 벗겨 자신의 방패에 씌웠는데, 이때부터 팔라스라는 별칭이 이름 앞에 붙었다는 것이다.

팔라스 아테나

팔라스 아테나 클림트, 1898년, 빈 미술관 카를스플라츠

다른 설에 따르면 팔라스는 바다의 신 트리톤의 딸로 아테나가 어렸을 때 함께 자랐다. 그런데 창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아테나가 실수로 팔라스를 죽이고 말았다. 친구의 죽음을 슬퍼한 아테나는 그 뒤로 자신의 이름에 팔라스의 이름을 덧붙였다. 아테나는 팔라스를 기리기 위해 신상 팔라디온도 만들었다. 팔라디온은 아테나 여신을 상징하는 신상이 되었다.

팔라스라는 별칭에 대한 또 한 가지 설은 아테나가 들고 있는 창과 관련된다. ‘팔라스’에는 ‘창을 휘두르는 자’라는 의미가 있어 아테나의 이름 앞에 붙었다는 것이다.

아테나 트리토게네이아

아테나에게 트리토게네이아라는 별칭이 붙게 된 연유에 대해서는 보이오티아, 아르카디아, 리비아 등지에 있는 트리토 혹은 트리토니스라는 이름의 호수 또는 강 근처에서 아테나가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설과, 그녀가 바다의 신 트리톤에 의해 양육되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하지만 그녀가 트리톤에 의해 양육되었다는 설은 완전 무장을 한 채 성년의 모습으로 제우스의 머리에서 튀어나와 출생하였다는 신화와 일치하지 않는다.

아폴론과 헤르메스 사이의 아테나

아폴론과 헤르메스 사이의 아테나 지로 데 트리오종, 19세기, 콩피에뉴 성

제우스의 머리에서 무장한 채 태어난 아테나

제우스의 머리에서 무장한 채 태어난 아테나 르네 앙투안 우아스, 17세기, 베르사유 궁

신화 해설

올림피아 12신

“신들의 거처는 그리스 북부 테살리아의 올림포스 산꼭대기에 있다. 여기에는 계절의 여신들 호라이가 지키는 구름 문이 하나 있는데, 그 문은 천상의 신들이 지상으로 내려갈 때나 지상에서 천상으로 돌아올 때마다 열린다. 신들에게는 각기 그들의 거처가 있지만, 소집이 있을 때면 하나도 빠짐없이 제우스 신전으로 모인다. 지상, 수중, 지하에 살고 있던 신들도 모두 모인다. 이 올림포스 대신(大神) 제우스가 살고 있는 대신전 대전(大殿)에서는 많은 신들이 신들의 먹을 것과 마실 것인 암브로시아넥타르 잔치가 하루도 빠짐없이 열린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제우스는 아테나의 모친 메티스의 도움으로 아버지 크로노스에게 약을 먹여 그가 삼킨 형제들을 다시 토해 내게 한 다음 이들과 힘을 합쳐 아버지가 다스리는 티탄 신족과 전쟁을 벌인다. ‘티타노마키아’라고 불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한 제우스와 형제들은 티탄들을 대지의 가장 깊숙한 곳인 타르타로스에 가두고 세상의 지배권을 획득한다. 이후 전쟁을 주도한 제우스는 하늘을 차지하고, 포세이돈은 바다를, 하데스는 하계를 각각 다스리게 된다.

새로운 지배자가 된 신들은 올림포스 산에 기거하면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신들의 회의를 여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고정 멤버들이 이른바 올림포스 주요 신이다. 올림포스 주요 신에는 크로노스에게서 태어난 제우스의 여섯 형제(제우스, 헤라, 데메테르, 헤스티아, 포세이돈, 하데스) 외에 제우스의 아들딸로 저마다 독자적인 영역을 관장하는 2세대 주요 신들(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테나, 아레스, 아프로디테, 헤파이스토스, 헤르메스, 디오니소스)이 포함된다.

이렇게만 봐도 올림포스 주요 신은 열네 명이 넘어가는데, 고대인들은 이 숫자를 티탄 12신과 마찬가지로 12명으로 맞추고자 했다. 이는 그들이 12라는 숫자를 각별히 신성시했던 때문으로 보인다. 가령 1년 열두 달, 점성술의 12성좌, 불교의 12지신, 헤라클레스의 12과업, 예수의 열두 제자 등 숫자 12에 대한 고대인들의 선호는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누구를 12신에 포함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개 지하세계와 바닷속에 머물며 올림포스에 올라오는 일이 거의 없는 하데스와 포세이돈을 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호메로스는 포세이돈을 올림포스의 12신에 포함시킨 반면 디오니소스의 이름은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또 헤로도토스는 헤라클레스를 12신에 포함시키고 있고, 플라톤은 올림포스 12신을 1년 열두 달과 연관시키면서 마지막 달을 하데스에게 할애하였다. 포세이돈 대신 헤스티아를 빼고 디오니소스를 그 자리에 넣기도 한다.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올림포스 12신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그리스 신화 로마 신화

제우스

유피테르

헤라

유노

데메테르

케레스

포세이돈

넵투누스

아테나

미네르바

아레스

마르스

아폴론

아폴로

아르테미스

디아나

아프로디테

베누스

헤르메스

메르쿠리우스

헤파이스토스

불카누스

디오니소스

바쿠스

아테나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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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인물관계도
우라노스가이아히페리온므네모시네크로노스레아오케아노스테티스헤스티아포세이돈하데스데메테르헤라제우스메티스헤파이스토스에리크토니오스

제우스티탄 신족 메티스 사이에서 난 딸로 제우스가 임신한 메티스를 삼킨 바람에 무장한 모습으로 제우스의 머리에서 튀어나왔다. 헤파이스토스와의 사이에서 아들 에리크토니오스를 두었다고 하지만, 직접 낳지는 않았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아폴로니오스 로디오스, 『아르고나우티카』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토마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 이진성, 『』, 아카넷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