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스

크로노스

태초의 신

[ Cronus ]

요약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하늘의 의인화된 신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티탄 신족 중 티탄 12신의 막내이다.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잘라 그를 거세시킨 후 우주의 지배자, 즉 최고 신의 위치에 등극한다. 제우스의 아버지이다.
작품명: 자식을 잡아먹는 크로노스

작품명: 자식을 잡아먹는 크로노스

외국어 표기 Κρόνος(그리스어)
구분 태초의 신들
상징
어원 고대 그리스어 kraino ‘완성된 자’에서 유래되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임
로마신화 사투르누스(Saturnus)
가족관계 우라노스의 아들, 가이아의 아들, 제우스의 아버지, 레아의 남편

크로노스 인물관계도

크로노스 인물관계도 축소판

그리스신화의 제2세대 신이며 티탄 12신들 중 막내이다. 대지의 의인화된 여신 가이아와 가이아의 아들이자 하늘의 의인화된 신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다. 누이 레아와의 사이에서 딸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를 낳고, 아들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를 낳는다.

신화 이야기

크로노스에 관한 전반적 기술

그리스 신화의 제2세대 신이다. 『신들의 계보』와 『비블리오테케』에 따르면 그리스 천지창조 신화에서 카오스와 더불어 주역의 역할을 하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사랑을 나누지 않고 홀로 낳은 아들 중의 한 명으로 ‘하늘’의 의인화된 신 우라노스가 있다. 크로노스는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다.

남자형제는 이마 한 가운데에 둥근 눈 하나만 가진 삼형제 키클로페스, 머리 50개와 팔 100개가 달린 거인 삼형제 헤카톤케이레스 그리고 티타네스로 불리는 남신이다. 티타네스는 오케아노스, 코이오스, 크레이오스, 히페리온, 이아페토스, 크로노스 등 6명이다. 여자형제는 티타니데스로 불리는 6명의 여신이다. 티타니데스는 테티스, 포이베, 테이아, 레아, 테미스, 므네모시네 등 6명이다. 티타네스와 티타니데스에 속하는 12명의 신이 티탄 12신이다. 그 중에서 크로노스는 막내이다.

우라노스가 가이아와 낳은 자식들을 모두 타르타로스에 가두자 가이아는 그것에 대한 복수를 결심한다. 어머니 가이아의 복수계획에 막내아들 크로노스만이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그는 날카로운 거대한 낫으로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잘라 거세시킨다. 그러고 나서 그는 우주의 지배자, 즉 최고의 신의 위치에 오른다.

작품명: 크로노스에게 거세된 우라노스

작품명: 크로노스에게 거세된 우라노스 종류: 유화
화가: 조르조 바사리(1511~1574)와 크리스토파노 게라르디(1508~1556)
제작연도: 16세기
소장처: 베키오 궁전, 피렌체, 이탈리아

크로노스는 누이 레아를 아내로 삼아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를 차례로 낳는다. 그러나 크로노스는 자신의 자식들 중 한 명이 그의 지배권을 빼앗을 것이라는 신탁 때문에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바로 삼켜버린다. 사악하고 영리한 크로노스로부터 자식을 구하고 싶은 레아는 막내아들 제우스를 낳자 아기 대신에 돌을 강보에 싸서 크라노스가 그것을 삼키게 하는 계획을 세운다. 어머니 레아의 계획이 성공하여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로부터 벗어나 장성하게 된다.

장성한 제우스와 크로노스 사이에 10년 동안 지속된 싸움이 벌어지고 그 싸움에서 제우스가 승리한다. 그 결과 크로노스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제우스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다시 말해 그리스 신화의 제2세대 신의 시대인 티탄 신족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제우스와 그의 형제의 시대인 그리스 신화의 제3세대 신 올림포스 신들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크로노스는 아들 제우스에 의해 타르타로스에 갇히는 운명에 처한다.

대부분의 전승 기록들은 크로노스에 대해 냉혹한 폭군 또는 비정한 아버지 등과 같은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헤시오도스의 『일과 날』에서 크로노스는 불사의 신들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들 모두가 풍요롭고 평화롭게 사는 황금시대의 자애로운 통치자로 묘사된다.

전승에 따라 차이가 나는 크로노스의 계보

『신들의 계보』와 『비블리오테케』는 가이아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의 순서와 관련하여 차이를 보인다.

『신들의 계보』에서는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12명의 티탄 신족이 가장 먼저 태어나고, 그 다음에 외눈박이 삼형제 키클로페스가, 그 다음에 헤카톤케이레스 삼형제가 태어난다. 이 계보에 따르면 크로노스는 티탄 신족의 막내이지만 외눈박이 키클로페스 삼형제와 머리 50개와 팔 100개가 달린 거인 삼형제 헤카톤케이레스의 형이다.

한편 『비블리오테케』에 따르면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헤카톤케이레스 삼형제가 가장 먼저 태어나고, 그 다음에 키클로페스 삼형제가, 그 다음에 12명의 티탄 신족이 태어난다. 이 계보에 따르면 크로노스는 외눈박이 키클로페스 삼형제와 머리 50개와 팔 100개가 달린 거인 삼형제 헤카톤케이레스의 아우이며 동시에 티탄 신족의 막내 동생이다. 따라서 크로노스는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 중 막내이다.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시킨 크로노스

『신들의 계보』는 크로노스에 관해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자세히 담고 있다. 그리스 신화의 제2세대 신 크로노스의 아버지는 ‘하늘’의 의인화된 신 우라노스이고, 어머니는 ‘대지’의 의인화된 신 가이아이다. 우라노스와 가이아 사이에서 끔찍한 외모를 지닌 자식들이 태어난다. 그 중에서 이마 한 가운데에 둥근 눈 하나만 가진 삼형제 브론테스, 스테로페스, 아르게스가 있다.

이들 삼형제의 총칭은 키를로페스이다. 머리 50개와 팔100개가 달린 거인 삼형제 코토스, 브리아레오스, 기에스도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자식들이다. 이들 삼형제의 총칭은 헤카톤케이레스이다. 이들 이외에도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티타네스로 불리는 여섯 형제와 티타니데스로 불리는 여섯 자매를 낳는다. 이들이 바로 티탄 12신이다. 크로노스는 티탄 신족의 12남매 중에서 막내로 태어난다.

우라노스가 가이아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가이아의 자궁, 즉 타르타로스에 가둔다. 강한 모성애를 지닌 가이아는 우라노스의 이런 만행에 치를 떨며 복수의 칼날을 간다. 가이아는 타르타로스에 갇힌 자식들에게 우라노스에 대한 복수 계획을 밝힌다.

작품명: 낫을 든 크로노스

작품명: 낫을 든 크로노스 종류: 메달에 음각의 무늬로 새긴 작품
작가: 무명

그러나 크로노스를 제외한 나머지 자식들은 우라노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가이아의 계획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크로노스만이 가이아의 복수 계획에 적극적인 동참 의지를 밝힌다. 가이아는 크로노스에게 회색빛 강철로 만든 거대한 낫을 주며 복수의 계책을 일러준다. 우라노스가 가이아와 사랑을 나누기 위해 그녀를 덮치는 순간 크로노스는 우라노스의 남근을 낫으로 자르고 잘린 남근을 뒤로 던진다. 우라노스의 거세로 인해 대지와 하늘은 서로 떨어지게 된다.

크로노스의 자식들

크로노스는 누나 레아를 마음에 둔다. 레아는 크로노스의 힘에 눌려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그들 사이의 사랑의 결실로 6명의 자식들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가 차례로 태어난다.

자식들을 집어삼키는 비정한 아버지 크로노스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시킨 후에 새로운 우주의 지배자가 되고 누이인 레아를 아내로 맞이한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만행을 자행한다. 자신의 형제인 키클로페스와 헤카톤케이레스를 다시 땅 속 깊은 곳에 감금시킨다. 또한 그가 아버지를 퇴위시켰듯이 그도 자식들 중 한 명에게 퇴위당할 것이라는 신탁을 듣고는 자식이 태어날 때마다 집어삼킨다. 크로노스는 레아 사이에서 낳은 자식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을 차례로 집어삼킨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 레아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에 잠긴다.

작품명: 자식을 잡아먹는 크로노스 또는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작품명: 자식을 잡아먹는 크로노스 또는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종류: 유화
화가: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1828)
제작연도: 1819~1823
소장처: 프라도 미술관, 마드리드
작품설명: 크로노스를 끔직한 모습으로 묘사한다.

레아는 자식들을 집어삼키는 크로노스의 만행에 분노하여 부모 가이아와 우라노스에게 조언을 구한다.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사랑하는 딸 레아에게 막내 손자 제우스를 구할 계책을 일러준다. 레아는 제우스가 태어날 즈음에 크레타 섬의 성스러운 동굴로 가서 제우스를 낳는다. 그녀는 제우스를 대지의 신 가이아에게 맡기고, 제우스 대신에 돌덩이를 강보에 싸 크로노스에게 건넨다. 크로노스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강보에 싸인 돌덩이를 제우스로 여기고 삼킨다. 그래서 제우스는 화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인간계와 신계의 새로운 통치자가 된 제우스

장성한 제우스는 할머니 가이아와 자신의 첫 번째 아내인 지혜의 여신 메티스의 도움을 받아 크로노스에게 토하게 하는 약을 먹인다. 그로 인해 크로노스는 그때까지 집어삼킨 자식들을 모두 다시 토해낸다. 구출된 누나들과 형들과 힘을 합치게 된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와 맞서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에서 제우스는 크로노스가 이끄는 상대방을 제압하고 인간들과 신들의 지배자가 된다. 이로써 크로노스의 티탄 신족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올림포스 신들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크로노스에 대한 다른 평가

같은 작가가 크로노스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린 경우가 있다. 헤시오도스는 『신들의 계보』에서 크로노스를 비정한 아버지이자 냉혹한 폭군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그는 『일과 날』에서 크로노스를 불사의 신들과 필멸의 인간들 모두가 풍요롭게 사는 황금시대의 자애로운 통치자로 묘사한다.

한 전승 문헌에 따르면 크로노스는 레아 사이에 낳은 자식들 이외에도 다른 자식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가장 위대한 서정시인으로 평가받는 핀다로스의 『피티아 송가』에 따르면 크로노스는 오케아노스의 딸인 필리라 사이에서 반인반마(半人半馬)의 모습을 한 아들 케이론을 낳는다. 케이론이 그런 모습을 하게 된 이유는 크로노스가 아내 레아의 눈을 피해 필리라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말로 변신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마신화의 사투르누스와 동일시되는 크로노스

고대 로마인들은 그리스 신화의 크로노스를 농경의 신 사투르누스와 동일시했으며, 그의 낫을 아버지의 남근을 자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포도를 수확할 때 사용하는 농기구로 해석했다. 특히 고대 로마인들은 사투르누스를 기리기 위해 매년 12월 17부터 12월 23일까지 고대 로마의 최대 축제인 ‘사투르날리아 축제’를 거행했다. 이렇듯 고대 로마인들에게 있어 사투르누스는 수확을 가져다주는 신으로 가장 숭배를 받던 신들 중의 하나였다. 오늘날 영어의 Saturday는 라틴어 ‘Dies Saturni(사투르누스의 날)’에서 유래된다. 또한 그의 라틴어 이름은 태양계의 행성들 중에서 토성(Saturn)의 이름으로도 사용된다.

헬레니즘 시대 이후 시간의 의인화된 신 크로노스가 우라노스제우스를 연결시켜준 세상의 통치자 크로노스(Cronos, 라틴어로 Kronos)로 혼동되거나 융합되었다. 그것은 두 인물 이름의 발음상 유사성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전래동화의 모티브를 제공한 크로노스

크로노스가 자식들은 집어삼키는 행위는 전래동화에 이야기 소재를 제공했다. 그것은 그림형제의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민담집』에 수록된 『늑대와 일곱 마리 새끼 염소』를 떠올린다.

크로노스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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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 인물관계도
가이아우라노스폰토스오케아노스테티스코이오스포이베히페리온테이아레아이아페토스크리오스테미스므네모시네헤카톤케이레스키클로페스하데스제우스헤라데메테르헤스티아포세이돈

그리스신화의 제2세대 신이며 티탄 12신들 중 막내이다. 대지의 의인화된 여신 가이아와 가이아의 아들이자 하늘의 의인화된 신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다. 누이 레아와의 사이에서 딸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를 낳고, 아들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를 낳는다.

참고자료

  • 마이클 그랜트, 존 헤이즐(1993.), 『』, 김진욱 역,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2003.), 『』, 최애리 외(역), 열린책들
  • 아폴로도로스(2005.), 『』, 강대진 역, 민음사
  • 아폴로도로스(2004.),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헤시오도스(2009.), 『』, 김원익 역, 민음사
  • 헤시오도스(2003.),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Fink, Gerhard(2013.), 『Who’s who in der antiken Mythologie』, 18. Auflage. München.(게르하르트 핑크(1993.), 『』, 이수영 역, 예경)
  • Roscher, Wilhelm Heinrich (Ed.) (1894.),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Band 2.1. Leipz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