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론

케이론

반은 사람, 반은 동물

[ Chiron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마 종족인 켄타우로스 족의 하나이다. 의술, 궁술, 예술에 모두 능하고 예언의 능력도 지닌 현자로, 그리스 신화의 숱한 영웅들을 가르친 스승이었다. 불사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히드라의 맹독을 바른 헤라클레스의 화살에 맞아 신음하다가 제우스에게 죽음을 간청하여 숨을 거두었다.
어린 아킬레우스를 가르치는 케이론

어린 아킬레우스를 가르치는 케이론

외국어 표기 Χείρων(그리스어)
구분 반은 사람, 반은 동물
상징 현자, 조언자
어원 손, 손길
별, 별자리 , 켄타우로스의 소행성 키론(Chiron)
관련 상징 말, 활과 화살
가족관계 크로노스의 아들, 필리라의 아들, 카리클로의 남편, 카리스토스의 아버지

케이론 인물관계도

케이론 인물관계도 축소판

테살리아의 왕 익시온과 구름의 님페 네펠레의 자손인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달리 케이론은 크로노스오케아노스의 딸 필리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물의 님페 카리클로와 결혼하여 히페, 엔데이스, 오키로에 등 세 딸과 아들 카리스토스를 낳았다.

신화 이야기

출생

케이론은 반인반마의 종족인 켄타우로스 족의 한 명이지만, 다른 켄타우로스들이 테살리아의 왕 익시온과 구름의 님페 네펠레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인데 비해 케이론은 크로노스필리라의 아들로 태어났다.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의 아름다운 딸 필리라에게 반한 크로노스는 아내 레아를 속이려고 필리라를 말로 변하게 한 다음 사랑을 나누었다. 얼마 뒤 필리라는 반인반마의 모습을 한 케이론을 낳았다. 다른 설에 따르면 필리라는 크로노스의 구애를 피해 말로 변신하여 도망치다가 겁탈을 당하여 케이론을 낳았다고도 한다.

영웅들의 스승

케이론은 거칠고 난폭한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달리 선량하고 지혜롭고 온화한 성품을 지녔다. 그는 친구인 아폴론으로부터 의술과 궁술을 전수받았을 뿐만 아니라 음악과 예언에도 뛰어나 헤라클레스, 이아손, 아스클레피오스, 아킬레우스, 디오스쿠로이, 악타이온 등 숱한 영웅들을 가르친 스승이 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최고의 영웅들 중 그의 제자로 언급되지 않는 사람은 테세우스가 유일한 정도다.

아폴론, 케이론, 아스클레피오스

아폴론, 케이론, 아스클레피오스 폼페이 벽화, 1세기, 나폴리 국립고고학박물관

펠레우스와 케이론

테살리아 펠리온 산의 동굴에서 살던 케이론은 인간들과도 아주 친했는데, 특히 펠레우스와의 친분이 유명하다. 그는 펠레우스가 아카스토스 왕의 계략으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을 때 그의 칼이 숨겨진 곳을 알려주어 죽음을 면하게 해주었다. 그는 또 펠레우스가 테티스 여신과 결혼할 수 있도록 조언도 해주었다(→‘펠레우스’ 참조). 테티스는 남편 펠레우스와 사이에서 낳은 아들 아킬레우스를 불사의 몸으로 만들려다 남편의 방해로 실패한 적이 있는데, 이때 못쓰게 된 아킬레우스의 다리에 켄타우로스의 뼈를 이식하여 다시 건강하게 만들어 준 것도 케이론이었다(→‘테티스’ 참조). 펠레우스는 아들 아킬레우스의 교육도 케이론에게 맡겼고, 케이론은 아킬레우스를 그리스 최고의 영웅으로 길러냈다.

케이론의 죽음

케이론은 원래 크로노스의 피를 물려받아 불사의 몸이었지만 자신의 제자였던 헤라클레스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된다. 케이론이 죽음에 이르게 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헤라클레스는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가 부과한 12과업 중 하나인 에리만토스의 멧돼지를 퇴치하러 가던 길에 켄타우로스 친구인 폴로스의 집에 들렀다. 사티로스의 지혜로운 우두머리 실레노스의 아들인 폴로스도 케이론과 마찬가지로 온순하고 현명한 켄타우로스였다. 오랜 여행길에 지쳐 목이 말랐던 헤라클레스는 폴로스에게 마실 것을 달라고 청했다. 마침 폴로스에게는 디오니소스가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함께 마시라고 준 신성한 포도주가 있었다. 하지만 그 포도주는 때가 되기 전에는 열면 안 되는 것이었다.

망설이는 폴로스에게 헤라클레스는 무례한 손님 대접을 힐책하였고 폴로스는 하는 수 없이 포도주 항아리의 뚜껑을 열고 말았다. 통이 열리자 신성한 포도주의 강한 향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냄새를 맡은 켄타우로스들이 몰려들었다. 켄타우로스들은 디오니소스가 자기들에게 선사한 포도주를 헤라클레스가 마시고 있는 것을 보고는 격분하여 덤벼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영웅 헤라클레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헤라클레스는 화살을 쏘며 켄타우로스들을 물리쳤다. 화살에는 히드라의 맹독이 발라져 있었기 때문에 화살에 맞은 켄타우로스들은 모두 죽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던 케이론도 실수로 헤라클레스의 화살에 무릎을 맞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불사의 몸이었으므로 죽지는 않고 엄청난 고통만 받았다. 히드라의 맹독이 온몸에 퍼지는 끔찍한 고통을 죽지도 못하고 영원히 받게 된 케이론은 제우스에게 제발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제우스는 그의 청을 받아들여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해주었고, 대신 케이론에게 주어졌던 영생은 프로메테우스에게 부여하여 독수리에게 영원히 간을 쪼아 먹히는 고통을 받게 하였다.

케이론이 죽은 뒤 제우스는 그를 하늘로 올려 보내 별자리로 만들었다(궁수자리).

케이론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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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론 인물관계도
오케아노스크로노스필리라카리클로오키로에

테살리아의 왕 익시온과 구름의 님페 네펠레의 자손인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달리 케이론은 크로노스오케아노스의 딸 필리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물의 님페 카리클로와 결혼하여 히페, 엔데이스, 오키로에 등 세 딸과 아들 카리스토스를 낳았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