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타이온

악타이온

신화 속 인물

[ Actaeon ]

요약 카드모스의 손자로 반인반마의 현자 케이론에게 양육되면서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케이론으로부터 사냥을 배운 악타이온은 사냥을 열광적으로 좋아했는데 결국 자신이 기르던 사냥개들에게 갈기갈기 찢겨져 죽었다.
지우제페 세자리, 다이아나와 악타이온, 1600년경

지우제페 세자리, 다이아나와 악타이온, 1600년경

외국어 표기 Άκταίων(그리스어)
구분 신화 속 인물
상징 엿보기, 관음증
관련 동식물 사슴, 개
관련 인물 아르테미스

악타이온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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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타이온 인물관계도
포세이돈리비에벨로스아게노르카드모스하르모니아포이닉스피네우스에우로페제우스폴리도로스닉테이스아우토노에아리스타이오스아가우에에키온라브다코스이노펜테우스세멜레디오니소스

카드모스의 손자이고, 카드모스의 딸 아우토노에와 아리스타이오스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아리스타이오스는 아폴론님페 키레네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 사람들에게 양봉, 낙농, 올리브나무 재배법을 전해준 인물이다.

신화 이야기

개요

악타이온은 양봉 기술을 전파한 아리스타이오스카드모스의 딸 아우토노에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그는 반인반마 켄타우로스케이론에게 양육된다. 켄타우로스는 일반적으로 거칠고 사납지만 케이론은 인간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켄타우로스이다. 악타이온은 케이론에게 사냥을 배우면서 열광적으로 사냥을 좋아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악타이온이 그가 기르던 사냥개들에게 물려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죽음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지는데 확실한 것은 그의 죽음이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변신 이야기』에 의하면 악타이온이 죽은 것은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날 악타이온이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달의 여신이기도 한 아르테미스는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고, 게다가 무엇보다도 순결을 중요시하는 여신이다. 그런데 그런 아르테미스가 낯선 남자에게 알몸을 보이고 만 것이다. 이에 관해 『변신 이야기』는 당황한 여신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벌거벗은 몸을 보인 이 여신의 뺨이 태양빛이 어린 구름같이 아니면 장밋빛 같은 새벽과도 같이 빨갛게 물들었다.”

여신은 수치심과 분노에 사로잡혀 악타이온에게 물을 뿌리며 소리친다.

“자, 이제 나의 벌거벗은 몸을 보았다고 말해 보거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자 물방울이 튄 곳에서는 오래 사는 동물로 유명한 사슴의 뿔이 돋아나고, 그런 다음에는 목이 늘어나고 귀가 뾰족해지고 손은 앞발로 변하고 팔은 앞다리로 변해버린다. 사슴이 된 악타이온은 공포에 사로잡혀 도망가다가 자신이 기르던 사냥개들에게 갈기갈기 찢겨 죽는다. 그의 비참한 죽음에 대해 『변신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개떼는 사방을 에워싸고 실제로는 자기들 주인인 가짜 사슴의 살을 갈기갈기 찢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악타이온이 수많은 상처를 입고 숨이 끊어질 때까지 화살통을 들고 있는 디아나(아르테미스의 로마식 이름)는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다고 한다.”

『비블리오테케』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악타이온의 개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한 지도 모른 채 슬프게 울부짖으며 주인을 찾아 헤매다가 케이론의 동굴까지 가게 되었고, 케이론은 개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악타이온의 상을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의도적으로 아르테미스 여신의 알몸을 보고자 한 것도 아니고, 그저 길을 잃고 헤매다 그리 된 것인데 너무나 비참하게 숨을 거둔 악타이온에게 오비디우스는 모든 것은 그저 운명의 탓이며 운명이 그를 이끈 것이라 언급하면서 카드모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나 그대(카드모스)가 잘 살펴보다면 악타이온에게 어떤 죄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오. 운명의 잘못이라면 몰라도요. 길을 잃어버린 것이 어떻게 죄가 되나요?”

악타이온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인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는 하늘에 있는 신들이 모두 내려와서 축가를 불러줄 정도로 성대하게 결혼식을 거행하고 많은 자손들을 낳았다. 그러나 카드모스의 자식들은 대부분 비참한 운명을 맞이했다. 그 중에서도 악타이온은 카드모스의 삶이 한창 번성할 때 처음으로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 손자였다.

목욕하는 디아나(아르테미스의 로마식 이름)를 놀라게 하는 악타이온

목욕하는 디아나(아르테미스의 로마식 이름)를 놀라게 하는 악타이온 베첼리오 티치아노, 1556-1559, 국립 스코틀랜드 미술관 소장

프란체스코 알바니, 사슴으로 변한 악테이온, 16세기경

프란체스코 알바니, 사슴으로 변한 악테이온, 16세기경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다른 버전의 이야기들

그러나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에 의하면 악타이온이 그토록 비참한 죽음을 당한 것은 자기가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보다 사냥을 더 잘한다고 자랑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박코스 여신도들』에서 신은 인간에게 경쟁의 상대가 될 수 없는 존재인 것을 잘 알고 있는 카드모스가 손자 펜테우스에게 신에 대해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고 타이르면서 악타이온의 죽음에 대해 설명해준다.

“너도 지켜보았지 않았느냐? 악타이온의 운명이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말이다. 그 애는 자기가 아르테미스보다 사냥을 더 잘한다고 뽐내다가 날고기를 먹는 개떼에게 그것도 자기가 기르는 개떼에게 산골짜기에서 갈기갈기 찢겨 죽었다. 너까지 그런 일을 당하면 안 된다.”

또한 『비블리오테케』도 비중이 별로 크지 않은 다른 버전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악타이온이 그렇게 비참한 죽음을 당한 것은 그가 제우스의 애인인 세멜레에게 구혼을 하여 제우스의 분노를 샀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웅들의 스승 케이론

악타이온의 스승 케이론은 반인반마인 켄타우로스 족의 한 사람으로 크로노스오케아노스의 딸 필리라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필리라를 사랑하게 된 크로노스가 아내인 레아가 알지 못하도록 필리라를 말로 변신시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케이론이 켄타우로스의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켄타우로스는 대개의 경우 거칠고 사납지만 케이론은 지혜롭고 인간을 좋아하는 켄타우로스이다. 아르테미스로부터 사냥을 배우고, 아폴론으로부터는 의술과 예언을 배웠다. 악타이온뿐 아니라 황금 양털의 영웅 이아손,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테세우스 등등 수많은 영웅들을 양육하고 가르쳤으며 아스클레피오스는 케이론에 의해 양육되면서 그에게 의술을 배웠다.

참고자료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에우리피데스, 『박코스 여신도들』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게르하르트 핑크, 『후?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