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우스

아킬레우스

영웅

[ Achilles ]

요약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프티아의 왕 펠레우스의 아들인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의 가장 위대한 그리스 영웅이다.
장 밥티스트 레뇨 남작, 켄타우로스 케이론에 의해 교육받는 아킬레우스, 18세기경

장 밥티스트 레뇨 남작, 켄타우로스 케이론에 의해 교육받는 아킬레우스, 18세기경

외국어 표기 Ἀχιλλεύς(그리스어)
구분 영웅
상징 무적의 용사
어원 아폴로도로스에 따르면 아킬레우스의 이름은 a와 cheile(입술)의 합성어이다.
별칭 아킬레스
관련 사건, 인물 트로이 전쟁, 테티스와 펠레우스

아킬레우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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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 인물관계도
펠레우스테티스데이다메이아네오프톨레모스

테살리아 지방의 프티아의 왕인 펠레우스네레우스의 딸이자 바다의 여신인 테티스의 아들이다. 스키로스 섬의 돌로페르 족의 왕 리코메데스의 딸 데이다메이아와 사이에서 네오프톨레모스를 낳았다.

신화 이야기

아킬레우스의 부모

아킬레우스는 테살리아 지방의 프티아의 왕인 펠레우스네레우스의 딸이자 바다의 여신인 테티스의 아들이다. 아폴로도로스의 『비블리오테케』에 따르면 제우스포세이돈은 아름다운 테티스와 결혼하고자 했으나 테티스의 아들이 아버지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예언에 그녀와의 결혼을 포기한다. 아폴로도로스에 의하면, 제우스는 테티스를 원했으나 그녀가 낳은 아들이 하늘의 제왕이 될 것이라는 프로메테우스의 말에 마음을 돌린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헤라의 손에 자란 테티스가 제우스를 원치 않자 화가 난 제우스가 그녀를 인간과 결혼시키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테티스는 결국 인간 펠레우스와 펠리온 산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그들의 결혼식은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된다. 그들의 결혼식에는 모든 신들이 초대되는데 불화의 여신 에리스만 초대받지 못한다. 화가 난 에리스는 불청객으로 결혼식에 찾아가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 바친다’는 글귀가 새겨진 황금사과를 연회석에 던졌다. 그러자 이 사과를 아테나, 헤라, 아프로디테 세 여신이 서로 차지하겠다고 고집하면서 말썽이 생겼다. 세 여신의 다툼으로 골치가 아파진 제우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는데, 파리스의 결정이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되었다. (→‘아프로디테’ 파리스의 판결 참조)

어린 시절에 관한 전설들

트로이 전쟁의 가장 위대한 영웅답게 아킬레우스의 어린 시절에 대한 전설들은 다양하다. 우선 아폴로도로스의 『비블리오테케』를 살펴보자.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인간 남편 펠레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아킬레우스에게서 인간의 숙명을 없애고 그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고 싶어한다. 그녀는 아들을 밤에는 불 속에 집어넣고 낮에는 불사의 향유인 암브로시아를 발라준다. 어린 아들이 뜨거운 불 위에서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치는 모습을 목격한 펠레우스는 깜짝 놀라 아들을 테티스에게 빼앗아 버린다. 화가 난 여신은 어린 아들을 버리고 바다로 돌아간다.

펠레우스는 아들을 켄타우로스 케이론에게 데려가고, 그는 아이에게 사자와 멧돼지의 내장과 곰의 골수를 먹이고, 아킬레우스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것은 아이가 엄마의 젖가슴에 입술을 대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폴로도로스에 따르면 아킬레우스의 이름은 a와 cheile(입술)의 합성어이다. 아킬레우스의 원래 이름은 리기론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아킬레우스는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일곱 번째 아들이다. 신들에 의해 인간 남자 펠레우스와 억지로 결혼한 테티스는 자식들이 태어날 때마다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필멸의 운명을 없애 버리고 그들을 불사의 존재로 만들기 위해 끓는 불 속에 넣었다고 한다.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가 서로 섞인 이야기도 있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인간 남편 펠레우스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아킬레우스를 불사의 존재로 만들고 싶어한다. 그녀는 아들을 밤에는 불 속에 집어넣고 낮에는 불사의 향유인 암브로시아를 발라준다. 놀란 펠레우스는 아이를 불 속에서 꺼내는데, 아이는 오른발의 복사뼈에만 화상을 입었다. 펠레우스는 아들을 케이론에게 데려가고, 케이론은 거인족 중 가장 빠른 발을 가진 다미소스의 시신을 파내어 그의 복사뼈를 떼어내어 아킬레우스의 발에 박아 넣는다. 그래서 아킬레우스는 빠른 발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가장 늦게 생겨난 아킬레우스의 신화는 그의 치명적인 약점을 상징하는 “아킬레스 건”과 관련이 있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를 잡고 스틱스 강에 담근다. 테티스가 잡고 있던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는 신비한 물에 젖지 않아 후에 그의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이 이야기는 로마의 스타티우스가 쓴 『아킬레우스』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아킬레우스와 데이다메이아

데이다메이아는 스키로스 섬의 돌로페르 족의 왕 리코메데스의 딸이다. 그녀는 아킬레우스와 연인으로 그와의 사이에서 네오프톨레모스를 낳았다.

아폴로도로스에 의하면 아킬레우스가 9살이 되었을 때 그리스의 예언자 칼카스는 아킬레우스가 없으면 트로이를 함락시킬 수 없다고 예언한다. 그러자 테티스는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면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예감하고 아킬레우스를 여장시켜 리코메데스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는 그의 궁전에서 자라며 그의 딸 데이다메이아와 사랑을 나누고 그들 사이에서 아들 필로스가 태어난다.(머리 색깔이 붉어서 필로스라는 이름이 붙여진 아킬레우스의 아들은 훗날 네오프톨레모스라고 불렸다.)

그러나 오디세우스가 아킬레우스의 행방을 찾아 나서는데, 많은 공주들 사이에서 아킬레우스를 찾을 묘책을 생각해낸다. 그가 갑자기 나팔을 울리자 나팔소리에 놀란 여자들은 모두 도망을 가는데 한 여자만 전투 태세를 갖춘다. 그 여자가 아킬레우스였던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예상대로 아킬레우스의 정체가 드러나고, 결국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아킬레우스와 이피게네이아

아가멤논이 모집한 트로이 원정군의 함대들이 모두 보이오티아의 아울리스에 집결한다. 그러나 그리스 함대들은 출항을 하지 못한다. 아가멤논이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사서 바람이 한 점도 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예언자 칼카스가 그리스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말한다. 아가멤논은 딸을 희생시켜야 하는 아비의 마음과 그리스군의 총사령관의 의무 사이에서 극심한 내적 갈등을 겪는다. 결국 아가멤논은 공적인 의무를 다하기로 한다. 그는 이피게네이아를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킨다고 거짓말을 하여 딸과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아울리스로 부른다.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이피게네이아가 드디어 아울리스에 도착한다. 마침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을 찾아오자 클리타임네스트라는 그에게 자신의 딸과의 결혼에 대해 묻는다. 그때 비로소 아킬레우스는 자신을 이용해서 아가멤논이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고, 뒤늦게 내막을 알게 된 클리타임네스트라도 아가멤논에게 딸을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아킬레우스가 이피게네이아를 구해주려고 하나 함대의 출항을 오매불망 바라고 있는 병사들의 압박에 부딪혀 포기하고 만다.

이피게네이아는 처음에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고상한 죽음을 택하는 것보다 비참한 삶이라도 살고 싶다고 애원한다. 그러나 차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된 이피게네이아는 그리스를 위해 자신의 한 몸을 희생할 테니 트로이를 함락시켜달라고 말한다. 이피게네이아가 제단에 서자 그 순간 신비한 일이 일어난다. 제단에 이피게네이아가 아니라 암사슴이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다. 이피게네이아를 불쌍히 여긴 아르테미스 여신이 그녀 대신 암사슴을 보낸 것이다.(→‘이피게네이아’ 참조)

아가멤논과의 불화

아폴론의 사제 크리세스는 그리스군의 테바이 공격 때 아가멤논의 전리품으로 끌려간 딸 크리세이스를 찾으러 그리스 진영을 찾아온다. 그는 아가멤논에게 엄청난 몸값을 주며 딸을 돌려 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아가멤논은 크리세스를 모욕하고 쫓아버린다.

아가멤논에게서 물러난 크리세스는 아폴론에게 자신의 눈물의 대가를 그리스군이 치르도록 해달라고 기도한다. 아폴론은 그의 기도를 듣고 분노의 화살을 그리스 진영에 9일 동안 날린다. 그리스 진영의 수많은 군마와 개는 물론이고 셀 수 없이 많은 병사가 죽어나간다. 이에 아킬레우스가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이 자리에서 예언자 칼카스는 아폴론 신이 왜 분노했는지 이야기 한다.

아가멤논은 할 수 없이 크리세이스를 아버지 크리세스에게 돌려보내기로 한다. 그 대신 그에 상응하는 다른 전리품을 요구한다. 급기야 그는 아킬레우스의 전리품인 브리세이스를 달라고 한다. 아킬레우스가 분노하여 아가멤논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아가멤논은 크리세이스를 아폴론의 사제이자 그녀의 아버지인 크리세스에게 돌려보내기 위해 배에 태운 후 탈티비오스와 에우리바테스에게 아킬레우스의 여자인 브리세이스를 데리고 오라고 한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의 처사에 분노하여 더 이상 전쟁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분이 풀리지 않은 아킬레우스는 어머니 테티스에게 그리스군이 아닌 트로이군이 승리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테티스는 제우스에게 아킬레우스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한 그리스가 승리할 수 없게 해달라고 청한다. 제우스가 테티스의 청을 들어주자 그리스는 계속 패배한다. 그러자 급해진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브리세이스와 트로이의 가장 아름다운 20명의 여자들과 자신의 딸 중 한 명을 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아킬레우스의 마음은 풀리지 않는다.

그리스군이 계속 패배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리스 함선이 불에 타자 아킬레우스의 친구인 파트로클로스가 나선다. 그는 아킬레우스가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대신 그의 갑옷을 입고 참전하겠다고 말한다.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은 파트로클로스가 나타나자 트로이군은 그를 아킬레우스로 착각해 혼비백산해서 도망간다. 자신의 승리에 도취된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충고를 무시하고 트로이 진영 깊숙이 들어갔다가 그만 헥토르에게 죽음을 당한다.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깊은 슬픔에 빠져 식음을 전폐한다. 테티스는 헤파이스토스가 새로 만든 무구를 가지고 아들을 찾아온다.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과 화해하고, 친구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트로이 전투에 다시 참여하자 전세는 금방 역전된다.

아킬레우스가 무장을 하고 나타나자 트로이 병사들은 겁을 집어 먹고 성 안으로 숨어 버린다. 아킬레우스는 성 앞에서 헥토르와의 결전을 요구한다. 헥토르의 아버지 프리아모스와 아내 안드로마케가 헥토르를 만류하지만 헥토르는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 한 채 성문을 열고 나와 아킬레우스와의 싸움을 준비한다. 그러나 헥토르는 거대한 창을 흔들면서 달려오는 아킬레우스를 보는 순간 겁에 질려 달아난다.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는 트로이 성곽을 세 바퀴나 돌며 쫒고 쫒기는 추격전을 벌인다. 그때 트로이 전쟁에서 중립을 유지하던 제우스가 헥토르의 운명의 저울을 아래로 내려오게 하자 아폴론도 헥토르의 곁을 떠난다.

아테나 여신은 아킬레우스를 찾아가 이제 헥토르를 죽이고 승리를 그리스 함대 쪽으로 가져 갈 수 있다고 독려한다. 여신은 헥토르를 꼬드겨 아킬레우스와 맞서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그녀는 헥토르의 동생 데이포보스의 모습의 변신하고 헥토르 앞에 나타나 끝까지 힘을 내 아킬레우스를 막아내자고 격려한다. 헥토르는 동생으로 변신한 아테나에게 “헤카베와 프리아모스가 낳은 모든 형제 중에서 나는 너를 가장 사랑한다. 앞으로도 너를 존중할 것이다. 모두 성 안에서 떨고 있는데 너만은 나를 구하러 성 밖으로 나왔구나.”라고 말한다. 아테나는 눈빛을 반짝이며 데이포보스인 것처럼 말한다. “그렇지 않아도 모든 전사들이 제발 나가지 말라고 나를 말렸답니다.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우리 둘이 아킬레우스에 강력하게 맞서 싸웁시다.”라고 말한다.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와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아킬레우스에게 둘 중에 누가 죽어도 시신을 모욕하지 말고 무구를 벗긴 후 시신을 그대로 상대편 진영으로 넘기자고 제안한다. 그 말은 아킬레우스의 화를 더욱 부채질한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를 노려보며 내 전우들의 모든 고통을 한꺼번에 보상받을 것이라고 외친다. 아킬레우스가 던진 창이 빗나가자 헥토르는 기고만장해진다. 아테나는 재빨리 창을 집어 헥토르 몰래 아킬레우스에게 돌려준다.

이제 헥토르가 아킬레우스를 향해 창을 던진다. 창은 아킬레우스의 방패 정중앙에 명중했지만 멀리 튕겨져 나가고 만다. 헥토르는 잠시 의기소침해졌으나 곧 데이포보스에게 긴 창을 달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동생 데이포보스는 없었다. 그제야 헥토르는 아테나 여신에게 속은 것을 깨닫는다. 그는 자신의 운명이 다했음을 직감하지만 싸워보지도 않고 죽을 수는 없었다. 그는 재빨리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빼어들고 아킬레우스에게 덤벼든다. 아킬레우스도 방패로 몸을 가리고 달려든다.

아킬레우스는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무구로 온몸을 가린 헥토르를 살핀다. 그리고 오른손에 들고 있던 창으로 밖으로 드러나 있는 헥토르의 목을 날카롭게 찌른다. 헥토르는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시신을 부모님께 돌려보내 달라고 사정한다. 그러나 아킬레우스가 “네가 한 짓을 생각하면 너의 살을 씹어 먹고 싶은 심정이다. 프리아모스 왕이 너의 몸무게만큼 황금을 준다 해도 너의 어머니는 너를 위해 슬퍼하지 못할 것이고 너는 개떼와 새떼에게 모조리 뜯겨 먹을 것이다.”라며 격한 분노를 토해낸다.

헥토르는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리면서도 자신의 시신을 함부로 대한 대가로 파리스와 아폴론에게 곧 죽음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킬레우스가 피투성이가 된 그의 시신에서 무구를 벗기기 시작하자 그리스군들이 몰려든다. 그들은 헥토르의 당당한 체격과 모습에 감탄을 연발하여 칼과 창으로 계속 헥토르의 시신을 찌른다. 아직 분이 안 풀린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시신을 머리가 뒤에 오도록 전차에 매달고 먼지가 자욱하게 일 때까지 끌고 다닌다. 트로이의 영웅이자 프리아모스와 헤카베의 자랑인 헥토르의 머리는 온갖 먼지와 쓰레기로 뒤덮인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시신을 자갈밭을 끌고 다니며 유린했지만 그의 시신은 신들이 보호한 탓에 손상되지는 않았다. 아폴론은, 아킬레우스가 열이틀 동안이나 밤낮으로 마차로 끌고 다니며 헥토르의 시신을 모욕하자 더 이상 참지 못한다. 그는 신들의 회의를 소집하여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는 헥토르가 신들을 섬기는데 게을리 하지도 않았는데 왜 그의 가족들이 그의 장례조차 치를 수 없냐고 항의한다. 이에 제우스가 나서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인 테티스를 불러 아들을 달래서 헥토르의 시신을 가족의 품에 돌려주라고 말한다.

무지개 여신 이리스가 제우스의 전령으로 프리아모스 왕을 찾아가서, 아킬레우스를 기쁘게 해줄 선물을 가지고 아카이오이족의 함선을 찾아가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받으라고 말한다. 프리아모스가 이리스의 말을 아내 헤카베에게 전하자 헤카베는 흐느껴 울며 남편을 말린다. 그녀는 잔인한 아킬레우스가 프리아모스에게 존경심은 물론 일말의 동정심도 가지지 않을 것이니 그를 찾아갈 엄두도 내지 말라고 울며 말린다. 헤카베는 남편마저 아킬레우스의 손에 죽는 것을 막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프리아모스의 귀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아들의 시신이나마 되찾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프리아모스 왕은 제우스 신에게 제사를 지낸 후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막대한 몸값을 수레에 가득 싣고 전령 한 명과 아킬레우스의 막사를 찾아간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을 찾아온 프리아모스를 보고 놀란다.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우스에게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애원한다. 아킬레우스는 제우스의 명령대로 헥토르의 시신을 아버지 프리아모스에게 돌려주며 헥토르의 장례 기간 동안 휴전을 약속한다.

테티스가 아들 아킬레우스에게 헤라이토스가 만든 방패를 준다.

테티스가 아들 아킬레우스에게 헤라이토스가 만든 방패를 준다. BC. 575–550, 루브르박물관

아킬레우스의 분노

아킬레우스의 분노 1757년, 빌라 발마라나(빈센차)의 프레스코.
아테네가 아가멤논을 죽이려는 아킬레우스를 저지한다.

아킬레우스의 죽음

아킬레우스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는 다양하다.

『비블리오테케』에서는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군대를 계속해서 밀어붙이다가 스카이아이 문 앞에서 파리스아폴론이 쏜 화살에 복사뼈를 맞아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일리아스』에서도 헥토르가 죽어가면서 아킬레우스가 파리스와 아폴론의 손에 죽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아스』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보면, 파리스가 아킬레우스에게 화살을 날리고 아폴론이 개입하여 그 화살을 정확하게 아킬레우스에게 명중시킨다. 히기누스 『이야기』 107번에 따르면 파리스로 변장한 아폴론이 쏜 화살이 아킬레우스의 발꿈치를 관통한다.

에우리피데스의 『헤카베』에서는 파리스가 혼자 아킬레우스를 죽인 것으로 되어있다. 헥토르의 어머니 헤카베는 자신의 딸 폴릭세네를 아킬레우스의 무덤에 제물로 바치려는 오디세우스에게, 아킬레우스를 죽인 파리스의 어머니가 자신이니 폴릭세네 대신 자기가 죽겠다고 애원하는 장면이 나온다. (→‘헤카베’ 참조)

히기누스의 『이야기』 110에 따르면 폴릭세네의 미모에 반한 아킬레우스가 결혼을 청하기 위해 프리아모스를 방문했을 때 파리스와 데이포보스가 그를 죽이게 되는데,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킬레우스는 휴전기간 동안 폴릭세네를 아폴론의 선전에서 보고 그녀의 미모에 매료당한다. 그는 헥토르에게 폴릭세네를 자신에게 주라고 요청한다. 헥토르는 그 대가로 그리스 군대에 대해 말해달라고 한다. 아킬레우스는 폴릭세네를 주면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으나 헥토르는 그리스 군대에 대해 정보를 주든지 아가멤논메넬라오스 아이아스를 죽이라고 요구한다. 결국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협상은 결렬된다.

그 후 헥토르가 전사하게 되고 프리아모스가 헥토르의 시신을 찾아가기 위해 안드로마케와 폴릭세네와 함께 아킬레우스의 진영을 찾는다.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우스에게 폴릭세네를 그의 여자로 주겠다고 말하지만 아킬레우스는 거절한다. 후에 아폴론 신전에서 휴전을 축하하는 잔치가 열린다. 프리아모스는 다시 한번 폴릭세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령 이다에오스를 아킬레우스에게 보낸다. 프리아모스의 아들 데이포보스가 아킬레우스를 환영하는 척하며 꽉 껴안자 그때 파리스가 칼을 뽑아 그의 양옆구리를 찔러 죽인다.

또 다른 이야기도 전해진다. 헥토르가 전사한 지 일 년이 지난 날 프리아모스가 헥토르의 무덤을 가족들과 찾는다. 이때 아킬레우스가 오빠의 무덤 옆에서 울고 있는 폴릭세네를 보고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 후 폴릭세네를 잊을 수 없었던 아킬레우스는 사신을 헤카베에게 보내 폴릭세네를 그의 아내로 달라고 청한다. 그렇게 해준다면 그가 그의 군대들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그러나 프리아모스는 그리스 전군의 철수를 요구한다.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의 뜻을 관철시키려고 했으나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가고 마음이 상한 아킬레우스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리스군이 위기에 빠졌을 때 그는 다시 전투에 참여하여 프리아모스의 아들 트로일로스를 죽이는데, 그때 헤카베는 자신의 아들들을 죽인 아킬레우스에게 복수할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는 폴릭세네를 미끼로 아킬레우스를 신전으로 유인하고, 들뜬 마음으로 신전에 들어선 아킬레우스를 신전에 숨어 있던 파리스와 트로이 군인들이 살해한다.

참고자료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게르하르트 핑크, 『』, 예경
  • 오비디우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아폴로도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임철규, 『』, 한길사
  •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 천병희 역, 숲
  •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Herausgeben von W. H. Ros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