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릭세네

폴릭세네

공주

[ Polyxena ]

요약 영웅 아킬레우스를 죽음으로 이끈 트로이의 공주이자 트로이의 마지막 왕 프리아모스의 막내딸이다.
폴릭세네의 죽음

폴릭세네의 죽음

외국어 표기 Πολυξένη(그리스어)
구분 공주
상징 자유, 명예
어원 많은 낯선 이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는
관련 인물 아킬레우스, 헤카베

폴릭세네 인물관계도

폴릭세네 인물관계도 축소판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와 헤카베의 딸로 헥토르, 파리스, 카산드라, 트로일로스와 남매지간이다.

신화 이야기

트로이의 마지막 왕 프리아모스의 막내딸인 폴릭세네는 정작 트로이와 그리스의 전쟁을 다루는 『일리아스』에는 등장하지 않고 후세에 쓰여진 비극 작품에서 아킬레우스의 죽음과 관련하여 등장한다.

폴릭세네와 아킬레우스의 만남에 관해서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전해져온다. 그 중 한 이야기에 의하면 친남매인 트로일로스가 샘터에서 말에게 물을 먹이다 아킬레우스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폴릭세네가 복수를 결심하고는 자신에게 마음을 뺏긴 아킬레우스로부터 그의 치명적 약점이 발뒤꿈치에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폴릭세네는 결혼을 약속하면서 아킬레우스를 아폴론 신전으로 유인하고, 미리 신전 안에 숨어있던 파리스가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를 독화살로 쏘아 죽인다.

그런데 또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폴릭세네 자신도 아킬레우스에게 마음이 있었고, 따라서 그를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폴릭세네와 아킬레우스의 만남에 관해서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온다.

그러나 폴릭세네에 관한 이야기는 아킬레우스와의 만남보다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 폴릭세네가 죽음의 순간에 보여준 용기와 의연한 태도 때문에 더욱 유명하다. 『변신 이야기』는 이 장면에 대해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트로이가 망하고 아킬레우스가 죽은 후에 그리스 군인들이 트로이 여인들을 전리품으로 나누어가질 때 아킬레우스의 망령이 나타난다. 그리스의 승리에 가장 큰 공적을 세웠지만 이미 죽은 아킬레우스가 그리스인들 앞에 그의 망령으로 나타나자 폴릭세네를 자신의 “전리품”으로 요구하면서 그녀를 자신의 무덤 앞에 제물로 바치라고 말한다.

“나를 두고 그대들은 떠나는구나. 내 용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은 나와 함께 묻어버리고. 이럴 수는 없는 일. 내 무덤은 적절한 명예를 누려야 한다. 폴릭세네를 제물로 바쳐 아킬레우스의 혼을 달래고 떠나거라!”

“전리품”이 된다는 것은 노예의 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전리품이 되어 “제물”이 된다는 것은 노예의 몸으로 죽는 것을 의미한다. 폴릭세네는 이제 모든 것을 다 잃고 비참한 죽음을 당해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의연한 태도를 잃지 않고 당당하게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한다. 노예로서가 아니라 자유인으로서, 공주로서 죽게 해 달라고, 그리고 죽어서도 순결한 몸을 지키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나 폴릭세네는 노예로 죽지는 않을 것이다. 너희는 알아야 한다. 이런 의식으로는 어떤 신의 분노도 가라앉힐 수 없다는 것을··· 내게 단 하나의 소원이 있다. (중략) 부디 자유인 처녀의 몸으로 스틱스의 망령들에게 내려가게 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나는 처녀의 몸이니 내 몸에는 남자의 손이 닿지 않게 해주기 바란다. 너희들이 나를 죽여 달래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자유인의 피가 더 낫지 않겠는가. (중략) 너희들에게 간청하는 것은 노예 폴릭세네가 아니고 프리아모스 왕의 딸 폴릭세네이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그리스인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고, 네오프톨레모스조차도 폴릭세네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러나 그는 결국 그녀의 가슴을 칼로 찔렀다. 그녀는 쓰러져 죽어가면서도 공주로서, 자유인으로 죽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평온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는 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에도 가슴이 풀어진 채 쓰러지지 않으려고 옷깃을 여미었다. 이처럼 폴릭세네는 모든 것을 다 잃고 제물로 바쳐져야 하는 순간에도 마지막까지도 모멸감만이 남아있는 순간에도 품위와 명예를 지키고자 했다. 그리고 그리스인들이 이 비극적인 운명의 여인에게 느낀 감동은 폴릭세네가 명예로운 인간이라는 것을 입증해준 것이다.

흑회식 레키토스: 폴릭세네의 희생과 아킬레스의 전차 경주, BC 500년 ~ BC 475년경

흑회식 레키토스: 폴릭세네의 희생과 아킬레스의 전차 경주, BC 500년 ~ BC 475년경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폴릭세네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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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릭세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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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와 헤카베의 딸로 헥토르, 파리스, 카산드라, 트로일로스와 남매지간이다.

참고자료

  • 에우리피데스, 『트로이의 여인들』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III 321-324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게르하르트 핑크, 『후?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