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피게네이아

이피게네이아

공주

[ Iphigenia ]

요약 미케네 왕 아가멤논의 딸이다. 그리스 군의 지휘자 아가멤논은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 때문에 그리스 함대가 트로이로 출범하지 못하자 신탁대로 딸을 희생 제물로 바친다. 그러나 이피게네이아를 불쌍히 여긴 아르테미스 여신은 마지막 순간 사슴으로 제물을 바꾼다.
이피게네이아

이피게네이아

외국어 표기 Ἰφιγένεια(그리스어)
구분 공주
관련 사건, 인물 트로이 전쟁, 오레스테스

이피게네이아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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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게네이아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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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도로스에 따르면 아가멤논은 미케네의 왕이 되어 틴다레오스의 딸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결혼한다. 그들 사이에서 오레스테스와 세 딸 크리소테미스엘렉트라, 이피게네이아가 태어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는 아가멤논에게 아들 오레스테스와 세 딸 크리소테미스, 라오디케, 이피아낫사(이피게네이아)가 있다고 한다.

신화 이야기

희생 제물로 바쳐진 이피게네이아

이피게네이아의 희생

이피게네이아의 희생 프랑수아 페리에, 17세기

아가멤논이 모집한 트로이 원정군의 함대들이 모두 보이오티아의 아울리스에 집결하지만 그리스 함대들은 출항을 하지 못한다. 아가멤논이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사서 바람이 한 점도 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예언자인 칼카스가 아르테미스 여신이 왜 화가 났는지 전한다. 그리스 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이피게네이아가 태어난 해에 그 해의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바치겠다고 서약했지만 아가멤논은 막상 딸이 태어나자 그 맹세를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여신의 화를 풀기 위해서는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말한다.(일설에 의하면 아가멤논이 아르테미스 숲에서 사슴 한 마리를 잡은 후 자신이 아르테미스 여신보다 뛰어난 사냥꾼이라고 자만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또는 아가멤논의 아버지 아트레우스가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가장 아름다운 가축을 바치겠다는 맹세를 지키지 않아 그 벌을 아들인 아가멤논이 받았다는 설도 있다.)

오디세우스는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기 위해 아가멤논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간다. 그는 영문을 모르는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그녀의 딸 이피게네이아가 아킬레우스와 결혼하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렇게 아울리스에 도착한 이피게네이아는 희생 제물로 바쳐진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아르테미스 여신이 이피게네이아 대신 암사슴을 제물로 바치게 하고 그녀를 타우로이 족의 나라로 데려간다. 그 나라의 왕은 토아스인데 그는 이피게네이아를 아르테미스 여신의 사제로 삼는다.

일설에 따르면 이피게네이아가 제물로 바쳐진 장소는 아울리스가 아니라 아티카 지방의 브라우론이라고 한다. 이피게네이아 대신 바쳐진 제물은 암사슴이 아니라 곰이라고도 한다. 그녀가 제물로 바쳐질 때 곰 혹은 황소 혹은 암송아지 혹은 늙은 여자로 변했다고도 한다.

한편 에우리피데스에 따르면,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이피게네이아가 드디어 아울리스에 도착했을 때 아킬레우스에게 자신의 딸과의 결혼에 대해 묻는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을 이용해서 아가멤논이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고, 뒤늦게 내막을 알게 된 클리타임네스트라도 아가멤논에게 딸을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아킬레우스가 이피게네이아를 구해주려고 하나 함대의 출항을 오매불망 바라고 있는 병사들의 압박에 부딪혀 포기하고 만다.

이피게네이아는 처음에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고상한 죽음을 택하는 것보다 비참한 삶이라도 살고 싶다고 애원한다. 그러나 차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된 이피게네이아는 그리스를 위해 자신의 한 몸을 희생할 테니 트로이를 함락시켜달라고 말한다. 이피게네이아가 제단에 서자 그 순간 신비한 일이 일어난다. 제단에 이피게네이아가 아니라 암사슴이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다. 이피게네이아를 불쌍히 여신 아르테미스 여신이 그녀 대신 암사슴을 보낸 것이다.

여사제 이피게네이아

이피게네이아는 타우리케(혹은 타우리스)에서 여사제로서 그곳으로 표류해 오는 그리스 인들을 제물로 바치는 일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피게네이아의 동생 오레스테스가 친구 필라데스와 함께 이곳으로 몰래 들어온다. 그는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살해한 탓에 광인이 되어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겨 객지를 전전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가 아폴론에게 어떻게 하면 이런 고난을 벗어날 수 있을지 묻자 아폴론은 타우로이 족의 나라에 있는 아르테미스의 여신상을 그리스로 가져오면 그의 죄는 사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오레스테스는 아폴론의 신탁에 따라 친구이자 사촌인 필라데스와 함께 타우리케로 온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곧 바닷가에서 목동에게 붙잡힌다.

목동은 이피게네이아에게 난파당한 그리스인들을 잡아왔으니 제물을 바칠 준비를 해달라고 한다. 이피게네이아는 그들을 신전으로 데려오게 하고,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는 두 손이 묶인 채 신전으로 끌려온다. 이피게네이아와 오레스테스는 남매지만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탓에 서로 알아보지 못한다.

두 남자가 그리스 출신이라는 것을 안 이피게네이아는 그들을 제물로 바치기 전에 유창한 그리스어로 고향 소식과 그녀의 가족들에 대해 묻는다. 이피게네이아는 그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는데, 그들이 그녀의 편지를 가족들에게 전해준다면 오레스테스를 살려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오레스테스는 친구를 배반하고 혼자서는 살 수 없다며 그 편지를 필라데스에게 주고 그를 살려 달라고 말한다. 필라데스 역시 의리 없는 자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으니 오레스테스와 생사를 같이 하겠노라고 말한다. 그러자 오레스테스는 필라데스에게 살아남아서 자신의 여동생 엘렉트라와 함께 아가멤논 가의 핏줄을 이어달라고 부탁한다.

이피게네이아는 그녀의 편지를 가족에게 반드시 전해준다고 맹세하면 토아스 왕을 설득하여 그를 그리스로 돌려 보내주겠다고 재차 확인한다. 필라데스는 무슨 일이 있어도 편지를 전달하겠으나, 예기치 못한 일로 편지가 파도에 묻혀 버린다면 지금의 맹세는 지킬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이피게네이아는 차라리 편지 내용을 말해주겠다고 한다. 그녀는 필라데스에게 편지를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에게 전해달라고 말하며 편지 내용을 말해준다.

이피게네이아가 누구인지를 알게 된 필라데스는 편지를 오레스테스에게 주고 오레스테스는 자신의 혈육인 이피게네이아를 끌어안고 기뻐한다. 아직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 된 이피게네이아가 놀라 뒤로 물러나자, 오레스테스는 가족 사이에서만 알 수 있는 일을 그녀에게 이야기해주며 자신이 그녀의 동생임을 밝힌다. 그 내용인 즉, 오레스테스가 아트레우스티에스테스의 불화를 이피게네이아가 천에 짜 넣은 일이었는데, 그녀는 경계심을 풀고 동생과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이피게네이아는 오레스테스에게 그들이 이곳에 온 이유를 듣고 여신상을 가지고 함께 그리스로 돌아갈 방법을 생각한다. 그녀는 토아스 왕에게 그들의 제물인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가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죽여 정결하지 않은 상태이니 그들의 몸을 바닷물로 깨끗이 씻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여신상이 뒤로 돌아 앉아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이방인들이 죄를 지은 증거라고 말을 잇는다. 그리고 그들이 만진 여신상도 역시 씻겨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어서 그녀는 시민들이, 정결 의식이 행해지는 동안 절대 집 밖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들이 살인자들과 만나면 부정을 탈 수 있다는 그럴 듯한 이유를 댄다. 토아스 왕은 신전에 머물러야 하며 불로 집안을 정화해야 하고 부정을 타지 않기 위해 겉옷으로 눈을 가리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피게네이아 일행은 바닷가로 가고 토아스는 신전으로 들어간다. 얼마 후 토아스의 사자가 신전으로 와서 이피게네이아 일행이 토아스 왕을 속이고 신성한 신상을 훔쳐 도망가고 있다고 전해준다. 분노한 토아스 왕은 이피게네이아 일행을 추격하라고 명령한다. 그때 아테나 여신이 나타나 여신상을 그리스로 모셔가는 것은 아테나 여신과 아폴론의 뜻임을 밝힌다.

그 이후의 이야기

그녀가 귀로에서 겪는 모험은 소포클레스의 소실된 비극 『크리세스』의 소재가 되었다. 이피게네이아와 오레스테스아르테미스 신상을 가지고 트로이의 스민토스(스민테)로 도망간다. 그곳에서 아가멤논크리세이스의 아들인 크리세스가 아폴론의 사제로 일하고 있었다.

그들을 쫒아온 타우리케의 토아스 왕은 이피게네이아 일행을 내놓으라고 한다. 크리세스가 토아스 왕의 말대로 하려 할 때 젊은 크리세스의 할아버지 크리세스가 이피게네이아와 오레스테스는 아가멤논의 자식들이니 결국 그와 형제지간임을 밝힌다. 그리하여 젊은 크리세스는 오레스테스와 함께 토아스 왕을 죽인다. 오레스테스와 이피게네이아는 아르테미스 신상을 가지고 행복하게 미케네로 돌아간다.

일설에 의하면 이피게네이아와 크리세스는 아가멤논과 크리세이스의 자식이라고도 한다.

참고자료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게르하르트 핑크, 『』, 예경
  • 오비디우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아폴로도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임철규, 『』, 한길사
  •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 천병희 역, 숲
  •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Herausgeben von W. H. Roscher

관련이미지

이피게네이아의 희생

이피게네이아의 희생 폼페이 벽화 중, 나폴리 국립박물관 출처: 미술대사전(인명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