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멤논

아가멤논

미케네의 왕

[ Agamemnon ]

요약 미케네의 아트레우스 왕의 아들인 아가멤논은 메넬라오스와 형제이다. 그는 메넬라오스의 처 헬레네가 트로이 왕자 파리스에게 납치되자 그리스 군을 결성하여 아킬레우스와 함께 트로이 전쟁에 나선다.
아가멤논의 살해

아가멤논의 살해

외국어 표기 Ἀγαμέμνων(그리스어)
구분 왕 > 미케네
어원 많이 생각하는 자
관련 인물 트로이 전쟁, 클리타임네스트라, 오레스테스
가족관계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에로페의 아들,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남편, 엘렉트라의 아버지

아가멤논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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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멤논 인물관계도
제우스탄탈로스펠롭스히포다메이아티에스테스펠로페이아아트레우스아에로페아이기스토스클리타임네스트라메넬라오스이피게네이아엘렉트라오레스테스

아가멤논은 펠롭스의 아들인 미케네의 아트레우스 왕과 아에로페의 아들이고 메넬라오스와 형제이다. 그는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남편이자 이피게네이아, 엘렉트라, 크리소테미스, 오레스테스의 아버지이다. 아가멤논은 아트레우스의 손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신화 이야기

탄탈로스 가문의 저주

아가멤논의 증조할아버지 탄탈로스 때부터 이 가문에서는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탄탈로스는 올림포스의 신들의 전능함을 시험하기 위해 아들 펠롭스를 죽여 신들의 노여움을 산다. 신들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난 펠롭스 역시 그의 죄값을 대대손손 치러야 하는 큰 잘못을 저지른다. 펠롭스는 오이노마오스의 딸 히포다메이아와 결혼하고자 오이노마오스의 마부 미르틸로스를 매수한다. 히포다메이아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오이노마오스를 전차 경주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미르틸로스는 펠롭스의 제안에 솔깃해 오이노마오스의 마차의 축을 빼 놓는다. 미르틸로스의 도움으로 히포다메이아를 아내로 맞은 펠롭스는 미르틸로스를 배신하고 그를 바다에 던져 죽인다. 그는 죽으면서 펠롭스 가문을 저주한다. 그의 저주는 펠롭스의 아들 아트레우스티에스테스를 걸쳐 손자 아가멤논과 아이기스토스, 증손자 오레스테스까지 이어진다.

티에스테스가 아들 아이기스토스와 함께 아가멤논의 아버지 아트레우스를 죽이고 미케네의 왕이 되자 아가멤논 유모는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를 시키온으로 피신시킨다. 그들은 아이톨리아의 오이네우스를 거쳐 스파르타 왕 틴다레오스에게 온다. 아가멤논 형제는 틴다레오스의 도움으로 티에스테스 부자를 추방한다.

스파르타의 틴타레오스에게는 2명의 딸 클리타임네스트라헬레네가 있었다. 그들은 각각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와 결혼을 한다. 아가멤논은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남편이자 티에스테스의 아들인 탄탈로스(티에스테스의 아들)와 그들의 아들을 죽이고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결혼한다. 두 사람 사이에서 아들 오레스테스와 세 명의 딸 이피게네이아(이피아나사라고도 부른다), 엘렉트라, 크리소테미스가 태어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는 아가멤논의 딸들로 엘렉트라가 아닌 라오디케가 언급된다.

트로이 전쟁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아내 헬레네를 빼앗긴 메넬라오스는 헬레네의 옛 구혼자들을 모아 헬레네의 남편의 생명과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한 그들의 서약을 지키라고 한다. 이리하여 메넬라오스의 형 아가멤논을 중심으로 그리스 군이 결성된다. 아가멤논이 전군의 사령관이 되고 아킬레우스가 함대를 지휘한다.

그리스 함대는 보이오티아의 아울리스 항구에 집결한다. 그때 제우스는 그들에게 좋은 징조를 보여준다. 그들이 제단에 제물을 바치고 있을 때 플라타너스 나무 밑에서 시뻘건 뱀이 나와 나무 위로 재빨리 올라갔다. 나무 꼭대기에는 새 둥지가 있었다. 둥지에는 어린 새가 8마리가 있었다. 뱀은 애처롭게 울어대는 새끼를 모두 잡아먹은 후 마지막으로 요란하게 울어대는 어미새 마저 잡아먹었다. 그러자 크로노스의 아들 제우스는 그 뱀을 돌로 만들어 버렸다. 이를 본 칼카스는 9마리의 새가 죽은 것은 그리스 군이 10년째 되는 해에 트로이를 정복할 수 있다는 제우스의 뜻이라고 해석한다.(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아이스킬로스는 호메로스와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독수리 두 마리가 나타나 새끼를 밴 어미 토끼를 뜯어먹자 그리스 예언자 칼카스는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에게 트로이가 함락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여신은 가련한 토끼들이 찢겨 죽은 것을 불쌍히 여기셔서 그리스 군에게 적대적일 것이라고 덧붙인다.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

아가멤논은 아울리스 항구에 집합한 그리스 함대를 이끌고 트로이로 출정하려 했으나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아 함대를 출발시킬 수가 없었다. 아가멤논이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사서 바람이 한 점도 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예언자인 칼카스가 그리스 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말한다. 아가멤논은 딸을 희생시켜야 하는 아비의 마음과 그리스 군의 총사령관의 의무 사이에서 극심한 내적 갈등을 겪는다. 결국 아가멤논은 공적인 의무를 다하기로 한다. 그는 이피게네이아를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킨다고 거짓말을 하여 딸과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아울리스로 부른다.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이피게네이아가 드디어 아울리스에 도착한다. 마침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을 찾아오자 클리타임네스트라는 그에게 자신의 딸과의 결혼에 대해 묻는다. 그때 비로소 아킬레우스는 자신을 이용해서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뒤늦게 내막을 알게 된 클리타임네스트라도 분노하며 아가멤논에게 딸을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아킬레우스는 이피게네이아를 구해주려고 하나 함대의 출항을 오매불망 바라고 있는 병사들의 압박에 부딪혀 포기하고 만다.

이피게네이아는 처음에는 고상한 죽음을 택하느니 차라리 비참한 삶이라도 살고 싶다고 애원한다. 그러나 차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된 이피게네이아는 그리스를 위해 자신의 한 몸을 희생할 테니 트로이를 함락시켜 달라고 말한다. 이피게네이아가 제단에 서자 그 순간 신비한 일이 일어난다. 제단에 이피게네이아가 아니라 암사슴이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다. 이피게네이아를 불쌍히 여신 아르테미스 여신이 그녀 대신 암사슴을 보낸 것이다.(에우리피데스의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

아킬레우스와의 불화

트로이 전쟁 10년째 되는 해에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와 함께 트로이의 주변 도시들을 공격한다. 전리품으로 아킬레우스는 브리세이스를, 아가멤논은 아폴론의 사제인 크리세스의 딸인 크리세이스를 차지한다.

아폴론의 사제 크리세스는 딸 크리세이스를 찾으려 그리스 진영을 찾아온다. 그는 아가멤논에게 엄청난 몸값을 주며 딸을 돌려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아가멤논은 크리세스를 모욕하고 쫓아버린다. 아가멤논이 무서워 물러난 크리세스는 아폴론에게 자신의 눈물의 대가를 그리스 군이 치르도록 해달라고 기도한다. 아폴론은 그의 기도를 듣고 분노의 화살을 그리스 진영에 9일 동안 날린다. 그리스 진영의 수많은 군마와 개는 물론이고 셀 수 없이 많은 병사가 죽어나가자 아킬레우스가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이 자리에서 예언자 칼카스는 아폴론 신이 그리스에게 적대적인 이유를 이야기한다.

아가멤논은 할 수 없이 크리세이스를 아버지 크리세스에게 돌려보내기로 하고, 그 대신 그에 상응하는 다른 전리품을 요구한다. 급기야 그는 아킬레우스의 전리품인 브리세이스를 달라고 하고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아가멤논은 크리세이스를 아폴론의 사제이자 그녀의 아버지인 크리세스에게 돌려보내기 위해 배에 태운 후 탈티비오스와 에우리바테스에게 아킬레우스의 여자인 브리세이스를 데리고 오라고 한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의 처사에 분노해 더 이상 전쟁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분이 풀리지 않은 아킬레우스는 어머니 테티스에게 그리스 군이 패배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테티스는 제우스에게 아킬레우스가 참전하지 않는 동안 트로이 군이 승리하게 해달라고 청한다. 제우스가 테티스의 청을 들어주자 그리스는 패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그러자 다급해진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를 달래기 위해 그에게 브리세이스와 트로이의 가장 아름다운 20명의 여자와 자신의 세 딸 중 한 명을 주고 그 외에 값비싼 선물을 약속한다. 그러나 이미 돌아선 아킬레우스의 마음은 풀리지 않는다.

아가멤논의 죽음

그리스 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이 10년째 접어든 여름에 아르고스로 귀향하면서 트로이의 왕녀 카산드라를 데리고 온다. 고국으로 돌아오는 중에 아테네 여신의 저주로 그리스 함대가 폭풍에 난파되지만 오로지 아가멤논 왕의 배 한 척만이 무사 귀환한다. 귀환 후의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아이스킬로스의 『아가멤논』을 보면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의 여인』들에서와 달리 카산드라는 자신의 아내에게 학살당할 아가멤논을 가여워한다. 그녀는 아가멤논을 “나의 주인”이라 부르면서 아가멤논을 기다리고 있는 불행을 안타까워한다.

카산드라는 아폴론이 도대체 자신을 어떤 집으로 인도한 것인지 두려움에 떨면서 그 집을 “신을 증오하는 집”, “친족들을 끔찍하게 학살한 집”, “도살장”, “땅에 피를 뿌리는 곳”이라고 저주한다. 그녀는 아트레우스 가문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와 곧 닥칠 아가멤논의 처참한 죽음과 자신의 죽음을 고통스럽게 예언한다. 그녀는 일리온의 정복자인 아가멤논이 아내의 가증스런 표정과 그럴싸한 말에 넘어가 그것이 “저주의 인사”인지 짐작도 하지 못하고 있음을 한탄한다.

카산드라는 아가멤논 왕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를 “불길한 여인”, “쌍두사”, “스킬라”, “하데스의 어머니”라 부르며 그녀가 불러올 무시무시한 재앙을 경고한다. 그녀는 클리타임네스트라가 남편을 욕실로 유혹해서 아이기스토스와 함께 그를 죽이려고 한다고 몸서리친다. 결국 아가멤논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아가멤논과 카산드라는 잔인한 죽음을 맞는다.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욕실에서 아가멤논에게 큰 그물을 던져 그를 도끼로 3번을 내리쳐 죽였다.

히기누스의 『이야기』에 따르면 팔라메데스의 형제인 오이악스가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자극해 남편을 죽이도록 한 살인의 주동자이다. 그는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남편 아가멤논이 트로이에서 카산드라를 첩으로 데려왔다고 말한다.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아이기스토스와 함께 아가멤논이 제사를 드리는 동안 도끼로 아가멤논과 카산드라를 죽인다. 한편 아가멤논은 식사 도중에 클리타임네스트라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전승도 있다.

살인에 대한 죄를 물어 아르고스의 원로들이 클리타임네스트라를 도시에서 추방할 것이라고 소리치자,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자신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죽이고 카산드라를 고국으로 데려온 아가멤논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맞받아친다. 그녀는 아가멤논의 죽음은 자신의 죄에 대한 응분의 벌이니 저승에 가서도 큰소리치지 못할 것이라고 냉정하게 내뱉는다. 이어 아이기스토스도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 티에스테스에게 친자식의 살점을 먹게 한 아가멤논의 아버지 아트레우스의 끔찍한 범죄를 언급하면서 아가멤논의 죽음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아가멤논의 황금 마스크

아가멤논의 황금 마스크 하인리히 쉴레만이 1876년 미케네에서 발견했다.

참고자료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게르하르트 핑크, 『』, 예경
  • 오비디우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아폴로도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호메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임철규, 『』, 한길사
  •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 천병희 역, 숲
  •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Herausgeben von W. H. Ros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