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메데스

팔라메데스

영웅

[ Palamede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다. 오디세우스를 능가하는 지략가로 알려졌으나, 그에게 앙심을 품은 오디세우스의 부당한 모함에 의해 배신자로 몰려 자기 편 병사들이 던지는 돌에 맞아 죽었다.
아가멤논 앞의 팔라메데스

아가멤논 앞의 팔라메데스

외국어 표기 Παλαμήδης(그리스어)
구분 영웅
상징 모함에 의한 부당한 죽음
어원 편리한, 재치 있는
관련 사건, 인물 트로이 전쟁

팔라메데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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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메데스 인물관계도
다나오스포세이돈아미모네프로이토스나우플리오스클리메네오디세우스

팔라메데스는 클리토네오스의 아들 나우플리오스가 크레타 왕 카트레우스의 딸 클리메네와 결혼하여 낳은 아들로 오이악스, 나우시메돈 등과 형제지간이다.

신화 이야기

개요

팔라메데스

팔라메데스

팔라메데스는 그리스 신화의 다른 걸출한 영웅들처럼 켄타우로스 족의 현자 케이론의 제자로서, 인간 중에 가장 영리한 자로 손꼽히는 인물이었다. 그는 트로이 전쟁이 벌어지려 할 때 사태를 평화적으로 수습하기 위한 사절단의 일원으로 트로이에 갔고, 그리스 연합군이 전쟁에 참가할 장수와 병사들을 모을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오디세우스의 거짓 미치광이 행세를 탄로나게 하고, 여장을 하고 리쿠르고스 왕의 궁정에 숨어 있던 아킬레우스를 찾아내기도 했다. 또 전쟁 초기에는 군사들이 일식을 불길한 징조로 여겨 두려워할 때 지혜로운 해석으로 군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진영에 퍼진 역병을 물리치고 기근에도 현명하게 대처하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아킬레우스’ 참조).

팔라메데스는 또한 많은 발명을 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몇 개의 알파벳 글자와 숫자, 척도, 저울, 동전, 역법 등을 발명했다고 하며, 기근이 들었을 때 병사들이 너무 음식 생각만 하지 않도록 소일거리로 장기놀이도 고안했다고 한다. 소포클레스는 그리스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장기놀이인 타블리(Tavli)가 바로 팔라메데스의 발명품이라고 했다.

탄로난 오디세우스의 거짓 광기

팔라메데스의 영리함은 책략과 술수로 유명한 오디세우스에게 질투심을 불러 일으켰는데, 이 질투는 곧 증오로 변하여 팔라메데스의 파멸을 가져오게 된다. 사건의 발단은 트로이 전쟁의 참전 문제였다.

헬레네의 문제로 메넬라오스가 트로이와 전쟁을 벌이게 되었을 때 헬레네의 옛 구혼자들은 ‘구혼자의 맹세’에 따라 트로이 원정에 동참해야할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광기를 가장하여 이 의무를 회피하려 했다. 사람들이 참전을 요구하기 위해 찾아왔을 때 그는 당나귀와 황소를 한데 묶어 쟁기질을 하고 밭에 씨앗 대신 소금을 뿌리면서 미친 척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의 술수를 간파한 팔라메데스는 오디세우스의 어린 아들 텔레마코스를 오디세우스의 쟁기 앞에 갖다 놓았다. 오디세우스는 아이를 피해 쟁기질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써 그의 거짓 광기는 탄로나고 말았다. 이제 어쩔 수 없이 원정길에 오르게 된 오디세우스는 팔라메데스에게 깊은 원한을 품었다.

팔라메데스의 억울한 죽음

트로이에 도착한 오디세우스는 무서운 보복을 실행하였다. 그는 팔라메데스의 천막 밑에 많은 양의 금을 감추어두고는 포로로 잡힌 트로이 병사를 협박하여 팔라메데스에게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가 보낸 것처럼 가짜 편지를 쓰게 하였다. 편지에는 팔라메데스가 그리스군을 배반하면 숨겨 놓은 금과 같은 양의 금을 또 주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편지는 트로이 동맹군의 한 노예에게서 입수한 것처럼 꾸며서 아가멤논에게 전달되었다. 편지를 읽은 아가멤논은 수색을 명령했고, 팔라메데스의 천막 밑에서 실제로 금이 발견되자 그리스 병사들에게 그를 돌로 쳐 죽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팔라메데스는 그의 진영에 있는 우물에 금이 있다는 오디세우스의 거짓말에 속아 우물 속으로 들어갔다가 생매장을 당해 죽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서 이 사건은 그리스 진영에서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했다. 그에 따르면 트로이군은 그리스군이 거짓으로 퇴각한 뒤 자신을 팔라메데스의 조카라고 말하는 시논이라는 이름의 병사를 붙잡았다. 이 그리스 병사는 팔라메데스가 오디세우스의 모함으로 죽고 난 뒤 자신도 오디세우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트로이군의 신뢰를 얻은 시논은 목마를 트로이 성 안으로 들여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나우플리오스의 복수

팔라메데스의 아버지 나우플리오스 왕은 부당한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은 아들에 대한 보복에 나섰다. 그는 전쟁에 나간 영웅들의 아내를 차례로 꾀어 남편을 배반하고 정부와 간통하게 만들었는데, 아가멤논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 이도메네우스의 아내 메다, 디오메데스의 아내 아이기알레이아가 모두 그의 꾐에 넘어가 부정을 저질렀다. 결국 아가멤논은 고국으로 귀향하자마자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 아이기스토스의 손에 무참히 살해되었다. 나우플리오스는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도 유혹하여 구혼자들의 품에 안기게 하려 했지만 그녀는 그의 꾐에 넘어가지 않았다.

나우플리오스는 또 그리스 함대가 전쟁에 승리하고 귀향할 때 에우보이아 남쪽 타파레우스 곶 부근의 암초에 큰 불을 피워 등대처럼 보이게 했다. 이를 보고 항구가 가까워졌다고 믿은 그리스 함대는 안심하고 불빛 쪽으로 배를 돌렸다가 대부분 암초에 부딪혀 침몰하고 말았다.

참고자료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히기누스, 『이야기』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