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논

시논

신화 속 인물

[ Sinon ]

요약 스스로 트로이의 포로가 되어 목마를 트로이 인들이 트로이 성 안에 가지고 들어가게 한 그리스의 첩자이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아스』의 한 장면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아스』의 한 장면

외국어 표기 Σíνων(그리스어)
구분 신화 속 인물
어원 해코지하는 자
관련 사건, 인물 트로이 전쟁, 트로이 목마

시논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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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논 인물관계도
아우톨리코스안티클레이아라에르테스오디세우스

시논은 아시모스의 아들이고 오이디푸스의 외삼촌이다. 그의 이름은 ‘해코지하는 자’라는 뜻이다.

신화 이야기

헬레노스오디세우스에게 이 전쟁에서 승자가 되려면 트로이 성 안에 있는 트로이의 수호신상인 팔라디온을 가져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헬레노스’ 참조) 그리고 스키로스 섬에 있는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그리스 군은 헬레노스가 말한 모든 것을 충족시켰지만 어찌 된 일인지 트로이 성은 함락되지 않았다. 이때 오디세우스가 비범한 계략을 생각해낸다. 그는 건축가인 에페이오스에게 거대한 목마를 만들도록 한다.

에페이오스는 이다 산에서 나무를 베어와 속이 텅 빈 말을 만들고 말의 옆구리에 사람이 출입할 수 있는 문을 만든다. 오디세우스는 군인들을 목마 안에 매복시키고(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아스』에 따르면 목마 안으로 들어갈 군인들은 제비뽑기로 정해진다. 어두운 목마 안은 무장한 군인들로 채워진다.) 남은 그리스 군인들에게 밤이 되면 막사를 불태운 후 트로이 앞바다에 있는 테네도스 섬으로 가서 배를 정박시키고 기다리라고 지시한다. 이어 그들은 목마에 “헬라스 인들은 그리스로 돌아가기 위해 아테나 여신에게 감사의 공물을 바칩니다”라고 써놓는다.

그리스 군은 커다란 목마만 남겨 놓은 채 함대를 출항시킨다. 누가 봐도 그리스 군이 철수하는 것 같았다. 트로이 인들은 기나긴 전쟁에서 해방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뻐한다. 트로이 인들은 그리스 인들이 해안에 남겨두고 간 목마의 거대한 크기에 놀란다. 그들은 목마의 처분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다. 트로이의 원로인 티모이테스는 목마를 성채 위에 놓자고 말한다.

트로이의 목마

트로이의 목마 티에플로

그러나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것은 그리스의 음모이니 바다에 던져버리거나 불태우거나 구멍을 뚫어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때 해신 포세이돈의 사제인 라오콘이 나타나 그리스의 선물에는 항상 음모가 있었고, 오디세우스를 어떻게 믿을 수 있냐고 외친다. 그는 목마 안에 그리스 군인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목마의 옆구리와 복부를 향해 창을 날린다.

트로이의 지휘자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을 때 트로이 병사들이 그리스의 군인 한 명을 프리아모스 왕에게 끌고 온다. 그는 전략적으로 트로이의 포로가 된 시논이었다. 그는 자기가 그리스 인들 사이에서도, 트로이 인들 사이에서도 설 곳이 없는 불쌍한 인간이라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그는 자신이 팔라메데스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오디세우스의 박해를 받았고 심지어 오디세우스는 그를 의도적으로 중상모략하고 결국 예언자 칼카스를 끌어들여 그를 없앨 방법을 모색했다고 말한다. 그는 자기가 왜 이런 말을 떠들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프리아모스 왕에게 빨리 자신을 죽여 달라고 재촉한다. 그러나 트로이 인들이 그 뒷이야기를 궁금해 하자 시논은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가며 트로이 목마의 내막을 털어 놓는 척한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전쟁에 지친 그리스 군이 거대한 목마를 완성하자 갑자기 뇌우가 몰려왔다. 놀란 그리스 군은 에우리필로스에게 아폴론의 신탁을 알아오라고 한다. 신탁에 따르면 아가멤논이 자신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희생 제물로 바친 후에야 그리스 함대가 출항할 수 있었으니 귀향할 때도 역시 인간 제물을 바쳐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과연 아폴론이 요구하는 희생제물이 될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칼카스가 끌려 나왔다.

칼카스는 10일 동안 침묵을 지키며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넣기를 거부하는 척하더니 결국 시논을 희생 제물로 지목했다고 한다. 시논은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칠 제사가 준비되는 동안 겨우 빠져나와 갈대밭에 숨어 그리스 함대가 출발하는 것을 기다리다 트로이 병사들에게 포로로 잡혔다는 것이다.

시논이 그리스의 첩자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프리아모스 왕은 시논의 신세를 불쌍히 여기고 그의 결박을 풀어주라고 지시한다. 프리아모스 왕은 시논에게 왜 그리스 인들이 거대한 목마를 바닷가에 남겨 두고 떠났는지 묻는다. 시논의 말인 즉슨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팔라디온(혹은 팔라디움)을 신전에서 빼돌렸을 때 경비병들을 죽인 피 묻은 손으로 아테나 여신의 머리띠를 만진 뒤 아테나 여신의 마음이 돌아섰다고 한다.

팔라디온이 그리스 진영에 안치되자 신상의 눈에서는 불이 번쩍였고 온 몸에서는 소금 땀이 흘렀으며 방패와 창을 흔들고 세 번씩이나 펄쩍 뛰어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아테나 여신의 분노를 진정시키기 위한 속죄의 제물로 목마를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목마를 트로이 인들이 성 안으로 끌고 가 경건하게 모시면 트로이는 아테나 여신의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목마를 성 안으로 끌고 들어가지 못하게 크게 만들었다고 한다.

트로이 인들은 시논의 기막힌 연기에 모두 속아 누구도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때 시논의 말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절묘한 사건이 발생한다. 라오콘이 포세이돈에게 제물을 바치고 있을 때 바다에서 두 마리 거대한 뱀이 나와 그의 두 아들의 작은 몸통을 칭칭 감고는 그들의 사지를 뜯어먹었다. 이어서 라오콘을 붙잡아 그의 몸을 휘감자 라오콘이 무시무시한 소리를 지르면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그의 머리띠는 피와 독으로 물들었다.

이 광경을 본 트로이 군사들은 라오콘이 목마를 모독했기 때문에 벌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여 목마를 성 안으로 들여 여신에게 탄원해야 한다고 모두 외친다. 그들은 성벽을 뚫고 길을 내서 불길한 목마를 결국 신성한 성채 위에 세워놓는다. 라오콘처럼 예언자 카산드라는 목마를 들이면 트로이 성은 곧 함락된다고 말렸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아폴론이 내린 벌로 그녀의 말은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이다.(→‘카산드라’ 참조)

트로이는 그리스 군이 떠난 것을 기뻐하는 잔치를 벌이고 도시는 깊은 잠에 빠진다. 밤이 깊어지자 시논이 횃불로 테네도스 섬 뒤에 숨어 있던 그리스 군에 신호를 보내 그리스 군 함대를 되돌아오게 하는 한편, 목마의 옆구리의 문을 열어 그리스의 정예군을 나오게 한다. 그들은 트로이 성문을 점령하고 배를 타고 되돌아온 그리스 군들과 함께 트로이 성을 맹렬히 공격한다.

참고자료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게르하르트 핑크, 『』, 예경
  • 오비디우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호메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호메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아폴로도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베르길리우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Herausgeben von W. H. Ros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