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디테

아프로디테

올림포스 12신

[ Aphrodite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로 미와 사랑의 여신이다. 여성의 성적 아름다움과 사랑의 욕망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제우스의 딸이라고도 하고 우라노스의 잘린 성기에서 흐른 정액이 바닷물과 섞여 생겨난 거품에서 태어났다고도 한다. 주로 가슴을 드러낸 벌거벗은 몸으로 표현된다. 로마 신화의 베누스와 동일시된다.
밀로의 비너스

밀로의 비너스

외국어 표기 Ἀφροδίτη(그리스어)
구분 올림포스 12신
상징 미, 사랑, 성애, 풍요
어원 거품에서 나온 여인
별칭 비너스(Venus)
로마신화 베누스(Venus)
별, 별자리
관련 상징 마법의 허리띠(혹은 케스토스), 조개, 바다거품
관련 동식물 비둘기, 제비, 백조, 염소, 아네모네, 장미, 사이프러스, 보리수, 몰약나무, 사과
가족관계 제우스의 딸, 우라노스의 딸, 헤파이스토스의 아내, 아레스의 연인

아프로디테 인물관계도

아프로디테 인물관계도 축소판

호메로스에 따르면 아프로디테는 제우스디오네 사이의 딸이고,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우라노스의 딸이 된다. 아프로디테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와 결혼하였지만 둘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고, 애인 아레스와 사이에서는 에로스, 하르모니아, 포보스, 데이모스, 안테로스 등 여러 명의 자식을 낳았다. 그밖에도 아프로디테는 헤르메스와 사이에서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낳았고, 디오니소스와 사이에서 프리아포스를 낳았고, 인간 안키세스와 사이에서 로마의 시조로 알려진 아이네이아스를 낳았다.

신화 이야기

탄생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오케아니데스(오케아노스의 딸들) 중 한 명인 디오네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하였다. 하지만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그녀는 크로노스의 낫에 잘린 우라노스의 성기가 바다에 떨어져 그의 정액과 바닷물이 섞이면서 생겨난 거품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아프로디테는 ‘거품에서 나온 여인’이라는 뜻이다.

비너스의 탄생

비너스의 탄생 산드로 보티첼리, 1482/83,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비너스의 탄생

비너스의 탄생 윌리앙 아돌프 부그로, 1879년, 오르세 미술관

우라노스의 정액에서 생겨난 바다 거품은 펠로폰네소스 남쪽 키테라 섬에 닿았다가 다시 키프로스 섬으로 밀려갔는데 아프로디테는 그곳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아프로디테는 키테레이아(‘키테라 여인’) 혹은 키프리스(‘키프로스 여인’)이라고도 불린다.

앙리 제르벡스, 비너스의 탄생, 19세기경

앙리 제르벡스, 비너스의 탄생, 19세기경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아프로디테는 또한 아나디오메네라는 별칭으로도 자주 불리는데 이는 ‘바다에서 올라온 여인’이라는 뜻이다. 아프로디테 여신이 바다 거품에서 태어났을 때 계절의 여신 호라이 자매와 우미의 여신 카리테스 자매가 그녀를 맞아주고 아름답게 치장해주었다고 한다.

아프로디테의 기원

아프로디테는 올림포스 열두 신 중 한 명이지만 그 기원은 올림포스 신들이 생겨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화학자들은 셈족 신화에 나오는 다산의 여신 아스타르테에 대한 숭배가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키프로스 섬과 키테라 섬으로 전파된 뒤 아프로디테로 바뀌어 그리스 본토로 상륙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미의 여신으로서 모든 남성을 사로잡는 사랑의 욕망을 주관하는 여신이다. 반쯤 흘러내린 옷 사이로 속살이 드러난, 혹은 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알몸의 아프로디테는 남성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이는 결혼생활을 주관하는 헤라의 정숙한 아름다움이나 처녀 신인 아테나아르테미스의 청초한 아름다움과 대비된다. 그리고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 선사한다’고 새겨진 황금사과를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세 여신 중에 아프로디테에게 바쳤다.

일명 "아를르의 비너스"라고 불리는 아프로디테, BC 360년경

일명 "아를르의 비너스"라고 불리는 아프로디테, BC 360년경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아프로디테를 수행하는 여신들로는 청춘의 여신 헤베, 조화의 여신 하르모니아, 계절의 여신 호라이, 우미의 여신 카리테스 등이 있다. 이들은 아프로디테를 미의 여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꾸미고 치장해주는 일을 주로 하였다.

프란츠 플로리스 1세, 비너스와 에로스, 16세기경

프란츠 플로리스 1세, 비너스와 에로스, 16세기경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후대로 가면서 아프로디테는 꼬마의 형상으로 표현된 사랑의 신 에로스와 함께 있는 모습으로 자주 표현되기 시작했으며, 이에 걸맞게 에로스의 혈통도 밤의 여신 닉스의 자식에서 아프로디테가 제우스 혹은 아레스와 사이에서 낳은 자식으로 바뀌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따르면 아프로디테는 모든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을 부여하는 ‘카리스’라고 불리는 허리띠(혹은 팔에 장식하는 케스토스)를 지니고 있었다. 헤라는 트로이 전쟁 때 제우스를 잠재운 뒤 그리스군을 도울 요량으로 아프로디테의 허리띠를 빌려 몸에 두르고 제우스를 유혹하였다.

아프로디테의 남자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 아프로디테는 가장 못생긴 절름발이 신 헤파이스토스의 아내가 되었다. 이는 제우스가 아들 헤파이스토스를 하늘에서 떨어뜨려 절름발이로 만든 것이 미안하여 그 보상으로 아프로디테를 아내로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욕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조신하게 헤파이스토스의 아내로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바람을 피웠다.

아프로디테와 헤파이스토스

아프로디테와 헤파이스토스 프랑수아 부셰, 1757년, 루브르 박물관

그녀가 바람을 피운 상대로 특히 유명한 남성은 전쟁의 신 아레스이다. 두 연인은 헤파이스토스가 자리를 비우기만 하면 밤이고 낮이고 만나서 사랑을 나누었는데, 보다 못한 태양의 신 헬리오스가 이를 헤파이스토스에게 일러주었다. 헤파이스토스는 미칠 듯이 분노했지만 아내 앞에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물을 만들어 아내의 침대에 설치하고 렘노스 섬에 다녀온다며 집을 나서는 체 하였다.

남편이 집을 비우자 아프로디테는 곧 아레스를 불러들여 침대로 갔고, 두 사람은 헤파이스토스가 쳐 놓은 그물에 꼼짝없이 붙잡히는 신세가 되었다. 헤파이스토스는 모든 신들을 불러 이 광경을 구경시키면서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에게 모욕을 주었다. 보다 못한 포세이돈이 둘을 풀어주도록 헤파이스토스를 설득하였고, 헤파이스토스는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는 아레스의 다짐을 받고 나서야 그물을 풀어주었다. 하지만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관계는 그 뒤로도 계속 되어 둘 사이에서는 열 명도 넘는 자식들이 태어났다.

아프로디테와 아레스는 서로에 대한 애욕 못지않게 질투심도 강했다. 아레스는 아프로디테가 미소년 아도니스를 사랑하자 질투심에 불타 숲으로 사냥하러 나온 아도니스를 멧돼지로 변신하여 들이받아 죽여버렸다. 또 아프로디테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아레스를 유혹하여 그의 사랑을 받게 되자 분을 참지 못하고 에오스에게 저주를 내렸다. 그러자 에오스는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게 되는, 그것도 죽을 운명의 젊은 인간만을 사랑하는 운명이 되었다. 이때부터 에오스는 아침마다 지평선 위로 날아올라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젊은 청년을 살펴야 했는데, 이런 행동은 그녀의 얼굴에 부끄러운 홍조를 띠게 하여 새벽 하늘을 붉게 물들었다고 한다.

아프로디테는 또 헤르메스와 정을 통하여 남녀 양성을 모두 지닌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낳았으며, 디오니소스와도 관계하여 엄청난 크기의 성기를 가진 번식력의 신 프리아포스를 낳았다.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아름다운 청년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의 분노를 사서 나무로 변신한 미르라의 몸에서 태어났다. 키프로스 왕 키니라스의 딸 미르라는 아주 아름다운 처녀로 나라에 구혼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에 우쭐해진 키니라스는 자신의 딸이 아프로디테보다 더 예쁘다고 자랑하다 여신의 분노를 샀다. 여신은 미르라의 마음에 아버지에 대한 연심을 불어넣어 동침하게 하였고, 이를 안 키니라스는 딸을 죽이려 하였다. 하지만 이를 불쌍히 여긴 신들이 그녀를 같은 이름의 나무(몰약나무)로 변하게 하였고, 임신한 채로 나무로 변신한 미르라는 분만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의 도움으로 열 달 뒤 아도니스를 낳았다.

비너스와 아도니스

비너스와 아도니스 티치아노, 1555-1560년, 폴 게티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아프로디테는 아기 아도니스를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에게 맡겨 기르게 하였다. 아도니스가 아름다운 청년으로 자라나자 아프로디테는 그를 되찾으려고 하계로 갔지만 마찬가지로 아도니스에게 마음을 빼앗긴 페르세포네는 내주려하지 않았다. 두 여신은 서로 아도니스를 차지하려고 다투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제우스에게 중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제우스는 지혜로운 무사이 여신(뮤즈) 칼리오페를 중재자로 보냈고, 칼리오페는 두 여신에게 아도니스와 함께 보낼 시간을 균등하게 배분해주었다. 칼리오페는 아도니스를 1년의 3분의 1은 아프로디테와 보내고, 3분의 1은 페르세포네와 보내고, 나머지 3분의 1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지내도록 했다. 그러자 아도니스는 1년의 3분의 2를 아프로디테와 보냈다.

하지만 아도니스는 결국 질투심에 불타는 아레스가 변신한 멧돼지의 이빨에 찔려 죽고 말았다. 아도니스가 흘린 피에서는 붉은 아네모네 꽃이 피어났고, 그를 구하려 다급하게 달려가다 가시나무에 발을 찔리는 바람에 아프로디테가 흘린 피는 그때까지 흰색뿐이었던 장미를 붉게 물들였다. 아무튼 이로써 아도니스는 영원히 페르세포네의 차지가 되었다.

파리스의 판결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의 아버지인 펠레우스와 해신 네레우스의 딸 테티스의 결혼식에는 올림포스의 모든 신들이 초대되었지만 단 한 명 불화의 여신 에리스만 초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분노한 에리스는 불청객으로 결혼식에 찾아가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 바친다’는 글귀가 새겨진 황금사과를 연회석에 던졌다. 그러자 이 사과를 아테나, 헤라, 아프로디테 세 여신이 서로 차지하겠다고 고집하면서 말썽이 생겼다.

파리스의 판결

파리스의 판결 안톤 라파엘 멩스, 1757년, 에르미타슈 미술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세 여신의 다툼으로 골치가 아파진 제우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다. 이에 헤라는 파리스에게 사과를 자신에게 주면 최고의 권력을 주겠다고 했고, 아테네는 누구보다 뛰어난 지혜를 약속했고,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했다. 파리스는 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주었다. 하지만 파리스에게 그리스 최고의 미녀 헬레네를 안겨준 이 결정은 나중에 트로이 전쟁으로 이어졌고, 파리스는 자신의 피로 그 대가를 치렀다.

아이네이아스와 로마의 건국

아프로디테는 인간과도 사랑을 나누었다. 그녀는 이데 산에서 양을 돌보고 있던 다르다니아의 왕자 안키세스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을 프리기아의 왕 오트레우스의 딸인데 헤르메스에게 납치되어 이데 산으로 오게 되었다고 거짓말까지 하였다. 아프로디테는 그렇게 안키세스와 사랑을 나누어 임신을 하게 되자 그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이제 아들을 낳게 될 터인데 그가 장차 트로이인들을 다스릴 것이며 대대손손 자손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얼마 뒤 아프로디테는 아들 아이네이아스를 낳아 이데 산의 님페들에게 맡겨서 기르다가 5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 안키세스에게 보냈다.

안키세스와 아프로디테

안키세스와 아프로디테 안니발레 카라치, 1595년, 두칼레 궁전, 베네치아

아이네이아스는 훗날 트로이 전쟁에서 헥토르 다음으로 용맹을 떨치는 장수가 되었고, 트로이가 패망한 다음에는 유민들을 이끌고 바다를 헤맨 끝에 이탈리아의 라티움에 정착하였다. 이곳에서 그는 원주민 왕 라티누스의 딸 라비니아와 결혼하여 새 나라 라비니움을 건설하였고, 또 그가 트로이에서 데려온 아들 아스카니오스(혹은 이울루스)는 라비니움 남동쪽 알바 산 기슭에 알바 롱가 왕국을 건설하였다. 아이네이아스가 죽은 뒤 그와 라비니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실비우스는 두 나라를 모두 물려받아 훗날 로물루스레무스 형제에 의해 건설될 로마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베누스)는 나중에 로마의 수호신으로 숭배되었다.

아프로디테 인물관계도 상세

※ 관계도 내 인명 클릭시 해당 표제어로 연결됩니다.

아프로디테 인물관계도
오케아노스테티스헤라제우스디오네헤파이스토스디오니소스헤르메스아레스프리아포스안키세스헤르마프로디토스하르모니아포보스데이모스안테로스아이네이아스라비니아실비우스로물루스레무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히기누스, 『이야기』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관련이미지

아프로디테 두상

아프로디테 두상 그리스, BC 2세기경 출처: 미술대사전(인명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