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물루스

로물루스

[ Romulus ]

요약 로마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로마의 초대 왕이다. 쌍둥이 동생 레무스와 함께 티베리스 강에 버려졌으나 암늑대의 젖을 먹으며 자랐다. 로물루스는 레무스와 함께 알바롱가 왕국의 아물리우스 왕을 죽이고 팔라티누스 언덕 기슭에 새 도시 로마를 건설하였다.
샤를 에밀 칼랑드 드 샹 마르탱, 로물루스와 레무스, 19세기경

샤를 에밀 칼랑드 드 샹 마르탱, 로물루스와 레무스, 19세기경

구분 왕 > 로마
상징 건국 시조
관련 상징 암늑대
관련 사건, 인물 로마 건국, 아이네이아스의 이탈리아 정착
가족관계 마르스의 아들, 레무스의 형제, 레아 실비아의 아들

로물루스 인물관계도

로물루스 인물관계도 축소판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알바롱가의 왕 누미토르의 딸 레아 실비아가 군신 마르스(그리스 신화의 아레스)와 정을 통해 낳은 자식이다. 로물루스는 납치해온 사비니 여인 헤르실리아와 결혼하여 딸 프리마와 아들 아올리우스를 얻었다.

신화 이야기

탄생

로물루스와 레무스아이네이아스의 후손인 누미토르의 딸 레아 실비아가 낳은 쌍둥이 형제다. 알바롱가 왕국의 13대 왕인 프로카스의 맏아들이었던 누미토르는 부왕에 뒤이어 왕위를 물려받았지만 동생 아물리우스에 의해 왕좌에서 쫓겨났다(→‘누미토르’ 참조). 아물리우스는 자신의 왕위 찬탈에 대한 후환을 없애기 위해 누미토르의 아들들을 모두 죽이고 딸 레아 실비아는 베스타 여신의 사제로 만들었다. 베스타 여신을 모시는 사제는 평생 처녀로 지내야 하므로 누미토르의 후손이 태어날 염려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레아 실비아는 제단에 바칠 물을 길러 신성한 숲으로 갔다가 마르스를 만나 그와 사랑을 나누었다(일설에는 그녀가 잠든 사이에 마르스가 겁탈하였다고도 한다). 얼마 후 그녀가 쌍둥이 아들을 낳자 아물리우스는 두 아이를 티베리스 강에 내다버리게 하였다. 아물리우스의 시종들은 쌍둥이를 광주리에 넣어 강물에 띄워 보냈다. 하지만 홍수로 강물이 불어 광주리는 바다로 흘러가는 대신 상류인 팔라티누스 언덕 기슭에 있는 무화과나무 아래로 밀려갔다. 거기서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암늑대에게 발견되었는데, 암늑대는 두 아이를 자기 새끼들과 함께 젖을 먹여 돌보았다. 일설에 따르면 이 늑대는 마르스가 자기 자식을 위해 보낸 것이라고 한다. 또 딱따구리도 날아와 암늑대와 함께 아이들을 보살폈다(늑대와 딱따구리는 마르스에게 바쳐진 동물이다).

카피톨리노의 늑대. 늑대의 젖을 먹는 로물루스와 레무스

카피톨리노의 늑대. 늑대의 젖을 먹는 로물루스와 레무스

얼마 뒤 두 아이는 왕의 가축들을 돌보는 목동 파우스툴루스에게 발견되었다. 파우스툴루스는 두 아이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 자식처럼 키웠다. 일설에 따르면 두 아이는 목동 파우스툴루스의 아내 아카 라렌티아가 젖을 먹여 키웠는데, 그녀는 부정한 행실 때문에 ‘암늑대’라는 별명을 얻고 있었다고 한다. 라틴어로 암늑대는 창녀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한편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어머니 레아 실비아는 동정을 지켜야 하는 계율을 어긴 죄로 산 채로 매장되었다고도 하고, 티베리스 강에 던져졌지만 강의 신 티베리누스에게 구출되어 그와 결혼하고 강의 여신이 되었다고도 한다.

알바롱가의 왕을 죽인 로물루스와 레무스

두 아이는 파우스툴루스의 집에서 건장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파우스툴루스는 두 아이를 라티움의 중심지인 가비이에 보내 공부도 시켰다고 한다. 공부를 마치고 고향인 팔라티누스의 마을로 돌아온 두 형제는 어느 날 누미토르의 목동들과 싸움이 붙었다. 로물루스가 그들에게서 빼앗은 양떼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이에 레무스는 다시 공격해온 누미토르의 목동들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되었다. 누미토르는 레무스를 심문하다가 이들 쌍둥이 형제가 자신의 손자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이상의 증거를 찾을 수는 없었다.

로물루스와 레무스

로물루스와 레무스 파울 루벤스, 1616년,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

한편 뒤늦게 레무스가 붙잡혀간 사실을 알게 된 로물루스는 파우스툴루스와 함께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누미토르의 집으로 갔다. 이 과정에서 누미토르는 파우스툴루스로부터 쌍둥이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 듣고 그들이 레아 실비아가 낳은 자신의 손자들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들의 출생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젊은이들을 규합하여 아물리우스의 궁전으로 쳐들어가 왕을 죽이고 원수를 갚았다.

로마의 건설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알바롱가의 왕권을 정당한 왕위계승자인 누미토르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떠났다. 두 형제는 자신들이 목동에게 처음 발견되었던 장소에 도시를 건설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누가 그 일을 지휘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그래서 두 형제는 각자가 선택한 지점에서 하늘을 나는 새들을 통해 신들의 뜻을 묻기로 하였다. 그 결과 레무스는 아벤티누스 언덕의 전망 좋은 지점에서 여섯 마리의 독수리가 하늘을 나는 것을 보았고, 로물루스는 팔라티누스 언덕에서 열두 마리의 독수리를 보았다.

신들의 선택을 받은 로물루스는 즉시 황소 두 마리가 끄는 쟁기로 고랑을 파서 도시의 경계를 정하고 흙으로 성벽을 쌓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늘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화가 난 레무스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성벽을 훌쩍 뛰어넘으며 이렇게 빈약한 벽으로 어떻게 도시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로물루스를 비웃었다. 그러자 동생의 모독에 분개한 로물루스는 단칼에 레무스를 죽이고는 ‘나의 성벽을 뛰어넘는 자는 누구나 이렇게 되리라’고 외쳤다고 한다(또 다른 설에 의하면 레무스는 로물루스의 작업을 조롱하다 그의 부하인 케레스가 휘두른 곡괭이에 맞아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레무스의 장례식 때 로물루스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였으며, 심지어 낙담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까지 했다고 한다. 레무스는 아벤티누스 언덕에 묻혔다.

사비니 여인들의 납치

도시를 건설한 뒤 로물루스는 부족한 주민을 보충하기 위해 새 도시를 도망자와 망명자들의 피난처로 제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시는 젊은 남자들로 넘쳐나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범법자이거나 달아난 노예들인 이들 새 이주자들은 이웃나라로부터 별로 호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아내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물루스는 이웃나라 사비니 족의 여자들을 훔쳐올 계획을 세웠다.

그는 팔라티누스 언덕과 아벤티누스 언덕 사이의 골짜기에서 대대적인 콘수스 축제(농업축제)를 열고 인근 지역의 주민들을 초대하였다. 그리고 부하들에게 신호가 떨어지면 젊은 여자들을 모조리 납치하고 남자들은 쫓아버리게 하였다. 이때 납치된 사비니 여인들은 수백 명에 이르렀다(일설에 납치된 사비니 여인들은 로물루스의 아내가 된 헤르실리아 한 명만 유부녀고 나머지는 모두 처녀였다고 한다).

사비니 여인들

사비니 여인들 자크 다비드, 1799년, 루브르 박물관

졸지에 딸들을 빼앗긴 사비니 인들은 티투스 타티우스 왕을 중심으로 군대를 조직하여 로마로 쳐들어왔다. 로물루스는 점점 패색이 짙어지자 유피테르(제우스)에게 형세를 역전시켜 달라고 기도하면서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그 자리에 신전을 지어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로물루스의 기도는 응답을 받았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싸움터에 갑자기 사비니 여인들이 나타나더니 남편과 아버지가 서로 죽이고 있는 꼴을 더 이상 잠자코 볼 수가 없다며 눈물로 화친을 호소하였던 것이다. 그 결과 양측의 휴전협정이 성사되었다. 그 후 로물루스와 티투스 타티우스 왕은 두 민족을 하나로 합치고 로마를 수도로 하는 연방 국가를 수립하여 공동의 통치자가 되었다. 타티우스 왕이 죽은 뒤 로물루스는 로마의 유일한 통치자가 되었다.

로물루스의 죽음

로물루스는 그 후 33년 동안 로마를 다스리며 나라를 발전시켜 ‘조국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었다. 로물루스의 통치는 기이한 방식으로 끝이 났다. 그가 ‘마르스 평원’에서 군대를 사열하고 있을 때 갑자기 일식과 함께 무시무시한 폭풍우가 쏟아졌는데 날이 개이고 보니 왕이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로물루스가 신이 되었다고 믿었다. 그 후 율리우스 프로쿨루스라는 로마인이 꿈에서 로물루스를 보았는데 신들이 자신을 데려갔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또 로물루스는 자신이 퀴리누스 신이 되었다면서 퀴리날리스 언덕에 자신을 위한 신전을 지어줄 것도 당부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역사가들 중에는 로물루스 왕의 지나친 인기를 우려한 원로원이 왕을 제거한 뒤 민심을 달래기 위해 그와 같은 이야기를 지어낸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로물루스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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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물루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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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알바롱가의 왕 누미토르의 딸 레아 실비아가 군신 마르스(그리스 신화의 아레스)와 정을 통해 낳은 자식이다. 로물루스는 납치해온 사비니 여인 헤르실리아와 결혼하여 딸 프리마와 아들 아올리우스를 얻었다.

참고자료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 리비우스, 『로마건국사』
  • 할리카르나소스의 디오니시오스, 『로마사』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오비디우스, 『달력』
  •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로물루스 편』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