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레스

케레스

개념이 의인화된 신

[ Keres ]

요약 그리스 신화에서 삶을 빼앗는 파괴적인 죽음이 의인화된 신이다. 밤의 여신 닉스의 딸로 모로스, 타르타로스와 함께 죽음을 상징한다. 피로 물든 옷을 걸치고 전쟁터를 누비며 뾰족하고 커다란 발톱으로 부상당한 자들을 낚아채서 가차없이 저승으로 끌고 가는 무시무시한 여신이다.
외국어 표기 Κῆρες. 단수형: Κήρ(케르)(그리스어)
구분 개념이 의인화된 신
상징 죽음, 파멸, 숙명
어원 죽음, 죽음의 운명
관련 사건, 인물 천지 창조, 트로이 전쟁
가족관계 닉스의 딸, 에레보스의 딸, 힙노스의 남매, 네메시스의 자매

케레스 인물관계도

케레스 인물관계도 축소판

케레스는 밤의 여신 닉스가 홀로, 혹은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결합하여 낳은 딸로 모로스, 힙노스, 타나토스, 모라이, 네메시스, 아파테, 필로테스, 게라스, 에리스, 헤스페리데스 등과 형제다.

신화 이야기

밤의 여신 닉스의 자녀들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태초에 세상을 감싸고 있던 카오스(혼돈)에서 생겨난 밤의 여신 닉스는 마찬가지로 카오스에서 곧바로 생겨난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결합하여 창공의 밝은 대기 아이테르와 환한 대낮 헤메라를 낳은 뒤, 남성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케레스(파멸)를 비롯하여 모로스(숙명), 힙노스(잠), 타나토스(죽음), 모이라이(운명), 네메시스(복수), 아파테(기만), 필로테스(우정), 게라스(노화), 에리스(불화), 헤스페리데스(석양) 등 여러 개념이 의인화된 신들을 낳았다.

헤시오도스는 닉스의 딸 케레스를 단수형과 복수형으로 지칭하며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밤(닉스)은 가증스런 운명(모로스)과 검은 죽음의 여신(케르)와 죽음(타나토스)을 낳았다. 밤은 또 잠(힙노스)를 낳고 꿈의 부족(오네이로이)을 낳았다. 그 다음 어두운 밤은 신들 가운데 어느 누구와도 눕지 않고 비난(모모스)과 고초(오이지스)를 낳고 헤스페리데스들도 낳으니 (···) 밤은 또 운명의 여신들(모라이)과 무자비하게 응징하는 죽음의 여신들(케레스) 을 낳으니, 이 여신들은 인간들과 신들의 범법을 추적하되 죄지은 자들을 응징하기 전에는 무서운 노여움을 결코 풀지 않는다. 파멸을 가져다주는 밤은 또 필멸의 인간들에게 고통이 되도록 응보(네메시스)를 낳고, 그 다음에 기만(아파테), 정(필로테), 저주스런 노년(게라스)을 낳고, 마음이 모진 불화(에리스)도 낳았다.”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죽음의 신 케레스

그리스 신화에서 케레스는 모로스, 타나토스와 함께 죽음을 상징하는 신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 셋이 대변하는 죽음은 조금 다른 양상을 띤다. 케레스가 모든 것을 허물어버리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죽음을 의미한다면, 모로스는 인간의 숙명으로서 필연적인 죽음을, 타나토스는 잠의 신 힙노스와 쌍둥이 형제로 생명이 사라진 상태로서의 죽음을 뜻한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케레스를 피투성이 옷을 걸치고 전쟁터에서 생명을 앗아가는 파괴적인 죽음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녀(케르)는 갓 부상당한 자들을 산 채로 붙잡는가 하면 부상을 입지 않은 자도 붙잡았고 또 죽은 자의 발을 잡고 혼전 속을 끌고 다녔다. 그리하여 그녀가 어깨에 걸치고 있던 옷은 사람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

헤시오도스의 『헤라클레스의 방패』에서도 케레스는 전쟁터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을 가차없이 저승으로 끌고 가는 무시무시한 죽음의 여신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아들들은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들 뒤에서 거무스름한 죽음의 여신들이 하얀 이를 갈고 있었다. 눈길이 사납고 무시무시하고 피로 얼룩지고 접근할 수 없는 죽음의 여신들은 쓰러진 자들을 두고 서로 다투었으니, 그들은 모두 검은 피를 마시기를 열망했던 것이다. 누구든 방금 부상당하여 눕거나 쓰러지는 것을 보자마자 그들 중 한 명은 큰 발톱으로 그를 움켜잡았고, 그러면 그 혼백은 소름끼치는 타르타로스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들은 사람의 피를 실컷 마시고 나서 죽은 자는 뒤로 던져버리고 다시 혼잡과 전쟁의 노고 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호메로스의 케레스는 삶을 앗아가는 폭력적인 죽음 또는 죽음의 운명 그 자체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우스는 두 케르(케레스의 단수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하나는 명성과 영광을 포기하고 제 나라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다 맞이하는 케르였고, 또 하나는 트로이 전쟁에 참여하여 불멸의 명성을 얻는 케르였다.

제우스는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싸움에서 누가 죽어야 하는지 알기 위해 신들 앞에서 두 영웅의 케르를 저울에 달아보았다. 헥토르의 케르를 얹은 저울이 하데스 쪽으로 기울자 아폴론은 헥토르를 포기하고 불가피한 운명에 내맡겼다.

케레스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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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레스 인물관계도
가이아타르타로스에레보스닉스우라노스아이테르헤메라모로스힙노스모이라이헤스페리데스네메시스에리스

케레스는 밤의 여신 닉스가 홀로, 혹은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결합하여 낳은 딸로 모로스, 힙노스, 타나토스, 모라이, 네메시스, 아파테, 필로테스, 게라스, 에리스, 헤스페리데스 등과 형제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헤시오도스, 『헤라클레스의 방패』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