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페리데스

헤스페리데스

님페

[ Hesperide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석양의 님페들이다. 세상의 서쪽 끝 정원에서 용 라돈과 함께 황금사과와 사과나무를 지키고 있다. 황금사과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제우스와 헤라의 결혼 선물로 준 것이다. 헤라클레스에게 황금사과를 빼앗긴 뒤 슬픔에 잠겨 나무로 변신하였다.
헤라클레스와 헤스페리데스

헤라클레스와 헤스페리데스

외국어 표기 Ἑσπερίδες(그리스어)
구분 님페
상징 석양, 노을
어원 저녁별의 딸들
별, 별자리 ,
관련 동식물 느릅나무, 미루나무, 버드나무
관련 사건, 인물 헤라클레스의 12과업
관련 자연현상 석양, 노을
가족관계 닉스의 딸, 에레보스의 딸, 제우스의 딸, 아틀라스의 딸

헤스페리데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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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스페리데스 인물관계도
닉스에레보스아레투사헤스티아

헤스페리데스는 ‘헤스페로스의 딸들’이란 뜻으로 석양의 님페들을 말한다. 헤스페로스는 저녁별, 즉 금성이 의인화된 신이지만 헤스페리데스가 실제로 헤스페로스의 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헤스페리테스는 일반적으로 밤의 여신 닉스와 어둠의 신 에레보스 사이에서, 혹은 닉스가 혼자서 낳은 딸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승에 따라 제우스테미스, 포르키스케토 등도 이들의 부모로 거론되며, 아틀라스의 딸들이라는 설도 있다.

헤스페리데스 자매들의 숫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주로 아이글레, 에리테이아, 헤스페라투사 등 3명으로 이야기되지만, 헤스페라투사가 헤스페리아와 아레투사 두 명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해석되어 4명이라고 하거나 여기에 헤스티아, 헤스펠라, 헤스페르사 등이 덧붙여져 7명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이들 자매의 이름은 각각 ‘일몰’, ‘진홍빛’, ‘광채’ 등 석양의 이미지를 뜻하는 단어들에서 유래하였다.

신화 이야기

헤스페리데스의 정원

헤스페리데스는 대지를 감싸고 흐르는 오케아노스의 서쪽 끝에 있는 ‘행복의 땅’ 엘리시온에서 멀지 않은 아틀라스 산자락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곳에는 제우스헤라가 결혼할 때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헤라에게 선물로 준 황금사과가 자라는 정원이 있는데, 헤스페리데스 자매는 이곳을 돌보는 임무를 맡고 있다.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이라 불리는 이 과수원에서 자라는 황금사과와 사과나무는 티폰에키드나 사이에서 태어난 용 라돈이 헤스페리데스 자매와 함께 지키고 있었다. 헤스페리데스 자매는 신들의 음료인 암브로시아가 솟아나는 샘 근처에서 노래를 부르며 지냈다.

헤스페리데스의 정원

헤스페리데스의 정원 프레데릭 레이턴, 1892년, 레이디 레버 미술관, 리버풀

헤스페리데스의 정원

헤스페리데스의 정원 에드워드 번 존스, 1869년, 함부르크 미술관

헤라클레스의 12과업

헤라클레스헤라 여신의 저주로 광기에 사로잡혀 자기 자식들을 모두 죽인 뒤, 그 죄를 씻기 위해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의 노예가 되어 그가 시키는 일들을 해야 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열 가지의 몹시 어려운 과업을 부과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헤라클레스를 그리스 최고의 영웅으로 만들어 신의 반열에 오르게 해준다. 에우리스테우스가 애당초 부과했던 열 가지 과업은 그가 두 가지 과업의 성과를 부정했기 때문에 열두 가지로 늘어나 ‘헤라클레스의 12과업’이라고 불린다. 그 중 열한 번째 과업이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서 열리는 황금사과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헤라클레스와 아틀라스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은 너무 먼 곳에 있어 해신 네레우스 말고는 아무도 그리로 가는 길을 알지 못했다. 헤라클레스는 온갖 모습으로 변신하며 도망치는 바다의 노인 네레우스를 간신히 붙잡아 정원의 위치와 가는 길을 알아낸 뒤 곧 길을 떠났다. 헤라클레스는 가는 길에 카우카소스 산에 결박되어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고 있는 프로메테우스를 구해주었는데, 프로메테우스는 그 보답으로 황금사과를 얻으려면 반드시 거인 아틀라스에게 사과를 가져오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헤스페리데스

헤스페리데스 한스 폰 마레스, 1884년, 뮌헨 노이에 피나코테크

목적지 부근에 다다른 헤라클레스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를 찾아내어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 가서 황금사과를 몇 개 따다주면 그 동안 자신이 대신 하늘을 떠받치고 있겠다고 제안했다. 아틀라스는 좋아라하며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랜만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아틀라스는 발걸음도 가볍게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으로 가서 황금사과를 따왔지만 헤라클레스가 힘들게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것을 보자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헤라클레스에게 자신이 직접 에우리스테우스 왕에게 가서 황금사과를 주고 올 테니 그때까지 계속 하늘을 떠받치고 있으라고 말했다. 아틀라스의 속셈을 알아차린 헤라클레스는 한 가지 꾀를 내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렇게 하라고 대답하고는 하늘을 떠받친 어깨가 너무 아파서 방석을 대야겠으니 잠시 하늘을 떠받쳐달라고 아틀라스에게 부탁했다. 아틀라스는 아무런 의심 없이 그의 말대로 했지만 하늘에서 벗어난 헤라클레스는 그대로 황금사과를 집어 들고 그곳을 떠났다.

황금사과를 손에 넣은 헤라클레스는 미케네의 에우리스테우스 왕에게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왕은 이 신성한 과일을 어찌하면 좋을지 몰라 다시 헤라클레스에게 주었고, 헤라클레스는 황금사과를 아테나 여신에게 바쳤다. 아테나 여신은 그것들을 원래 자리인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 도로 갖다놓았다.

나무로 변한 헤스페리데스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헤라클레스아틀라스의 도움을 얻지 않고 직접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으로 가서 황금사과를 따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용 라돈은 헤라클레스의 손에 죽임을 당했고, 헤스페리데스 자매는 황금사과를 잃은 슬픔에 각각 느릅나무와 미루나무와 버드나무로 변했다. 헤라는 헤라클레스에게 희생된 용 라돈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어주었다(뱀자리).

참고자료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히기누스, 『이야기』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관련이미지

헤스페리데스의 사과

헤스페리데스의 사과 헤스페리데스의 모습 출처: 미술대사전(인명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