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온

엘리시온

지명

[ Elysion ]

요약 신들의 총애를 받는 영웅들이 불사의 존재가 되어, 혹은 지상의 삶을 마친 뒤에 들어간다는 복 받은 땅이다. 엘리시온 들판이라고도 불린다. 프랑스의 유명한 거리 샹젤리제는 엘리시온의 들판이라는 뜻이다.
엘리시온

엘리시온

외국어 표기 Ἠλύσιον(그리스어), Elisium(엘리시움)(라틴어)
구분 지명
상징 행복의 땅, 극락세계
어원 복 받은 곳, 낙원

신화 이야기

축복의 땅

대지를 감싸고 흐르는 오케아노스의 서쪽 끝에는 엘리시온이라 불리는 축복받은 땅이 있었다. 추위도 폭풍우도 없이 봄날만 계속되는, 일 년 내내 제피로스(서풍)만 산들산들 부는 장미꽃 만발한 낙원이다. 이곳은 신들로부터 특별히 총애를 받은 인간들이 죽음의 고통을 맛보지 않고 가는 천국 같은 곳으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행복한 땅을 ‘행복의 들판’이나 ‘축복 받은 사람들의 섬’이라고 불렀다.

그리스 역사가 헤카타이오스의 지도

그리스 역사가 헤카타이오스의 지도 기원전 6세기경의 지도로 고대 그리스의 세계관을 보여 준다. 원형의 대지(가이아)가 대양강(오케아노스)으로 둘러싸여 있다.

엘리시온의 거주자들

이곳에서는 메넬라오스헬레네, 테바이의 건설자 카드모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와 그의 아버지 펠레우스,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 등이 유향나무 그늘 아래에서 음악을 연주하거나 주사위 놀이, 말타기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엘리시온 들판

엘리시온 들판 카를로스 슈바베, 1903년

이 지상 낙원을 다스리는 통치자는 호메로스에 따르면 현명하고 공정한 왕으로 알려진 제우스에우로페의 아들 라다만티스라고 하고, 오르페스우스 교의 창조 신화에 따르면 참나무에 흐르는 꿀에 유혹되어 아들 제우스에게 결박당해 이곳으로 유배된 크로노스라고도 한다.

엘리시온에 도착한 괴테

엘리시온에 도착한 괴테 프란츠 나도르프

타르타로스와 엘리시온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엘리시온을 타르타로스와 마찬가지로 하데스가 다스리는 나라에 있는 낙원으로 묘사하였다. 그에 따르면 망자들이 가는 명부의 입구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하나는 엘리시온(극락)으로 통하고 다른 하나는 타르타로스(지옥)으로 통하는 길이다.

명부에 있는 엘리시온의 들판은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숲이다.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타며 매혹적인 노래를 부르는 이 숲에는 “조국을 위해 싸우다 부상을 당하고 쓰러진 용사, 순결을 지킨 사제, 신을 찬양한 시인들, 유익한 기술이나 도구를 발명한 자들”이 살고 있다. 들판 앞에 펼쳐진 골짜기 아래로는 레테 강이 흐르는데 강가에는 곧 육체를 가지게 될 영혼들이 그 강물을 마시며 전생의 기억을 지우고 있다.

신화 해설

그리스 신화에서 엘리시온은 대지를 감싸고 흐르는 거대한 대양강(大洋江) 오케아노스의 서쪽 끝에 있는 섬으로 묘사되거나, 하데스가 다스리는 하계의 낙원으로 생각되었다.

엘리시온은 고대의 종교와 철학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사후 세계의 관념에 바탕을 둔 장소다.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엘리시온은 죽어서 그림자와 같은 존재가 되어 가는 하계의 영역이 아니라 영웅들이 불사의 존재가 되어 영원히 복된 삶을 누리는 행복의 섬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후대로 가면서 엘리시온은 타르타로스와 마찬가지로 망자들이 가는 하계의 영역에 속하지만 축복받은 이들을 위해 마련된 낙원으로 묘사되었다. 타르타로스와 엘리시온의 이원적 구분은 죽은 자들이 이승에서의 행적에 따라 저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거나 낙원에서 살게 된다는 기독교적 사후 상벌의 관념으로 발전한다.

관련 작품

프리드리히 실러, 『환희의 송가(An die Freude)』, 장시. 베토벤이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작곡해서 더욱 유명해진 이 시에서 시인은 인류의 화합과 우애를 찬양하면서 엘리시온의 거주자들을 향한 벅찬 환희를 노래하였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 토마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관련이미지

〈쿠마에의 시뷜레〉

〈쿠마에의 시뷜레〉 미켈란젤로가 로마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 그린 다섯 시뷜레 중의 하나인 〈쿠마에의 시뷜레〉. 출처: 벌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