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라돈

괴물

[ Ladon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용으로,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 있는 헤라의 황금사과를 지키다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했다. 헤라의 황금사과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제우스와 헤라의 결혼을 축하하여 헤라에게 선물한 것인데, 이 황금사과를 가져오는 것은 헤라클레스의 12과업 중 하나였다.
헤라클레스와 라돈

헤라클레스와 라돈

외국어 표기 Λάδων(그리스어)
구분 괴물
상징 성물의 수호자
별, 별자리
관련 상징 사과나무
관련 사건, 인물 헤라클레스의 12과업
가족관계 포르키스의 자식, 케토의 자식, 티폰의 자식, 에키드나의 자식

라돈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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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인물관계도
포르키스케토헤라클레스

라돈의 부모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기원전 7세기 경 그리스의 서사시인 헤시오도스는 『신들의 계보』에서 라돈을 가이아와 해신 폰토스 사이에서 태어난 남매인 포르키스와 케토스가 사랑을 나누어 낳은 자식으로, 에키드나, 고르고네스 등과 형제지간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기원전 2세기 경 그리스의 문법학자 아폴로도로스와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작가 히기누스 등은 라돈을 뱀의 형상을 한 괴물 티폰과 에키드나의 자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밖에도 가이아가 혼자 낳은 자식이라는 설도 있다.

신화 이야기

헤라클레스의 12과업

헤라클레스헤라 여신의 저주로 광기에 사로잡혀 자기 자식들을 모두 죽인 뒤 그 죄를 씻기 위해 미케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의 노예가 되어 그가 시키는 일들을 해야 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열 가지의 몹시 어려운 과업을 부과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헤라클레스를 그리스 최고의 영웅으로 만들어 신의 반열에 오르게 해준다. 에우리스테우스가 애당초 부과했던 열 가지 과업은 그가 두 가지 과업의 성과를 부정했기 때문에 열두 가지로 늘어나 ‘헤라클레스의 12과업’이라고 불린다. 괴물 용 라돈이 지키고 있는 헤스페리데스 정원의 황금사과를 가져오는 것은 헤라클레스에게 부과된 열한 번째 과업이었다.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에서 황금사과를 지키는 라돈

헤라의 황금사과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제우스와 헤라의 결혼을 축하하여 선물한 것인데, 라돈은 세상의 서쪽 끝에 있는 정원에서 ‘저녁별의 딸들’인 헤스페리데스 자매와 함께 이 황금사과를 지키고 있었다. 전승에 따르면 라돈은 머리가 두 개나 세 개라고도 하고 백 개라고도 하는데, 이 머리들은 절대로 한꺼번에 모두 잠드는 법이 없으며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헤스페리데스의 정원

헤스페리데스의 정원 에드워드 번 존스, 1870~77년

헤라클레스는 해신 네레우스에게 길을 물어 세상 끝에 있는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을 찾아와서는 라돈을 죽이고 헤라의 황금사과를 가져갔다. 헤라 여신은 자신의 황금사과를 지키다 죽은 라돈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

과일 나무를 지키고 있는 용이나 커다란 뱀의 이야기는 고대 근동지역의 민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학자들은 이것이 그리스 신화에 전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이야기는 기독교 성경의 창세기에도 나온다. 중세 기독교 시대에는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을 에덴동산에 대한 비유로 해석하기도 했다.

헤라클레스와 아틀라스

하지만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헤라클레스는 용 라돈과 싸울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헤라클레스는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으로 가는 길에 카우카소스 산에 결박당한 채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고 있는 프로메테우스를 구해주었는데, 프로메테우스는 그 보답으로 헤스페리데스의 정원 근처에서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에게 부탁하여 황금사과를 손에 넣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헤라클레스는 아틀라스를 만나자 프로메테우스가 일러준 대로 그에게 헤스페리데스의 정원으로 가서 황금사과를 가져오면 그 동안 자신이 대신 하늘을 떠받쳐주겠다고 했다. 아틀라스는 좋아라하고 헤라클레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정원으로 가서 황금사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헤라클레스가 힘들게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아틀라스는 자신이 직접 에우리스테우스 왕에게 가서 황금사과를 주고 올 테니 그때까지 계속 하늘을 떠받치고 있으라고 헤라클레스에게 말했다.

아틀라스의 속셈을 알아차린 헤라클레스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렇게 하라고 대답하고는 하늘을 떠받친 어깨가 너무 아파서 방석을 대야겠으니 잠시 하늘을 떠받쳐달라고 아틀라스에게 부탁했다. 아틀라스는 아무런 의심 없이 그의 말대로 했지만 하늘에서 벗어난 헤라클레스는 그대로 황금사과를 집어 들고 그곳을 떠났다.

또 다른 라돈

라돈은 아르카디아 지방을 흐르는 라돈 강의 신으로, 대부분의 다른 강의 신들처럼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아들이다. 아폴론의 구애를 피해 달아나다 월계수로 변한 다프네가 그의 딸이라는 설도 있다(→‘다프네’ 참조).

참고자료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히기누스, 『이야기』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