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라이

모이라이

개념이 의인화된 신

[ Moerae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필멸의 인간에게 복도 주고 화도 주는” 운명의 여신 세 자매이다. 이들 중 클로토는 운명의 실을 뽑아내고, 라케시스는 운명의 실을 감거나 짜며 배당하고, 아트로포스는 운명의 실을 가위로 잘라 삶을 거두는 역할을 담당한다.
모이라이

모이라이

외국어 표기 Μοῖραι. 단수형: Μοῖρα(모이라)(그리스어)
구분 개념이 의인화된 신
상징 삶과 죽음, 운명, 숙명
어원 잘라내는 자, 할당하는 자
로마신화 파르카이, 파툼
관련 상징 물레, 저울
관련 사건, 인물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헤라클레스, 아드메토스
가족관계 닉스의 딸, 에레보스의 딸, 네메시스의 자매

모이라이 인물관계도

모이라이_1 인물관계도 축소판

모이라이는 밤의 여신 닉스가 홀로, 혹은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결합하여 낳은 자매라고도 하고, 테미스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매라고도 한다.

전자의 경우 모이라이는 모로스(숙명), 케레스(죽음, 파멸), 힙노스(잠), 타나토스(죽음), 네메시스(복수), 아파테(기만), 필로테스(우정), 게라스(노화), 에리스(불화), 헤스페리데스(석양) 등 개념이 의인화된 여러 신들과 형제이고, 후자의 경우 계절의 여신 호라이,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 등과 형제이다.

모이라이 세 자매의 이름은 클로토, 라케시스, 아트로포스이다.

신화 이야기

개요

모이라이는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운명의 실타래를 통해 그의 수명을 재단하고 삶을 지배, 감시하는 여신이다. 이때 세 자매는 각기 다른 역할을 배정받는다. 클로토는 운명의 실을 잣고, 라케시스는 운명의 실을 감거나 짜는 역할을 하고, 아트로포스는 가위로 실을 잘라 운명을 거두는 역할을 한다.

그리스 신화에는 모이라이 외에도 아난케, 티케, 모로스, 케레스 등 인간의 운명이나 생사를 주관하는 신들이 여러 명 있다. 모이라이가 중립적인 의미에서 개인의 운명을 관장한다면 아난케는 필연적 운명의 강제력을, 티케는 행과 불행을 모두 포함하는 맹목적인 우연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모로스와 케레스는 인간의 죽을 운명을 관장하는 신들인데, 모로스가 죽음의 필연성을 뜻한다면 케레스는 모든 것을 허물어버리는 죽음의 파괴적 속성을 가리킨다.

그리스 신화에서 운명의 영역은 신들조차도 함부로 침범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세상의 질서를 허무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제우스는 트로이 전쟁 때 자신의 피를 받은 영웅 사르페돈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싸움터에 나온 파트로클로스의 창에 죽음을 맞게 되자 안타까운 마음에 그의 생명을 연장하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이를 눈치 챈 헤라 여신이 운명의 법칙을 거스르려 한다며 합당한 비난을 가하자 더 이상 고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인간의 운명에 관여한다고 할 때 이들의 역할은 운명의 결정자나 지배자라기보다는 운명의 집행자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그리스 신화에서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 자매는 비교적 자주 등장하는 편이지만 대부분 개념의 형태로 언급될 뿐 개별적 인물로서 독자적인 역할이 주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운명의 여신 세 자매

운명의 여신 세 자매 알렉산더 폰 데어 마르크 백작의 묘비 부조
요한 고트프리트 샤도, 1789년, 베를린 구(舊)국립미술관

멜레아그로스와 탄생과 죽음

테스티오스의 딸 알타이아는 칼리돈의 왕 오이네우스와 결혼하여 아들 멜레아그로스를 낳았다. 멜레아그로스가 태어난 지 7일째 되던 날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 자매는 그의 어머니 알타이아를 찾아가 아이의 운명이 아궁이에 타고 있는 장작에 연결되어 있으니 장작이 모두 타버리면 아이도 죽게 될 거라고 말해 주었다. 알타이아는 이 말을 듣고는 얼른 불을 끄고 타다 남은 장작을 항아리에 담아 소중하게 보관하였고, 멜레아그로스는 별 탈 없이 잘 자라 건장한 청년이 되었다.

하지만 멜레아그로스가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이 끝난 뒤 가죽의 소유권을 놓고 다투다 두 외삼촌, 즉 알타이아의 두 남동생을 죽이자 알타이아는 분을 참지 못하고 멜레아그로스의 장작을 항아리에서 꺼내 불 속에 던져버렸다. 그러자 모이라이의 예언대로 멜레아그로스는 온 몸에 불이 붙어 타죽고 말았다. 얼마 후 제정신이 든 알타이아는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고는 스스로 목을 매고 죽었다.

헤라클레스의 탄생을 도운 갈린티아스

알크메네제우스의 아들인 헤라클레스를 낳으려 할 때 헤라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와 함께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 자매도 불러 출산을 막고 알크메네와 헤라클레스를 죽이려고 하였다.

에일레이티이아와 모이라이는 알크메네의 산실 문턱에서 두 팔로 무릎을 감싸고 양손을 깍지 낀 자세로 주술을 써서 9일(혹은 7일) 동안이나 밤낮으로 헤라클레스의 출산을 막고 있었다. 알크메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이를 곁에서 지켜보던 알크메네의 시녀 갈린티아스는 꾀를 내어 알크메네가 제우스의 도움으로 이미 아기를 출산했다고 소리치며 산실을 뛰쳐나갔다. 밖에 있던 에일레이티이아와 모이라이는 깜짝 놀라 화를 내며 벌떡 일어섰다.

출산과 생사를 관장하는 자신들의 권한이 무시되었다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그 바람에 출산을 가로막고 있던 주술이 풀리면서 알크메네는 무사히 헤라클레스를 낳을 수 있었다.

사실을 알게 된 여신들은 분노하여 갈린티아스를 족제비로 만들고는 그녀가 입으로 자신들을 속였으므로 새끼를 입으로 낳게 하였다 (고대인들은 족제비가 귀로 임신하여 입으로 새끼를 낳는다고 여겼다).

아드메토스의 운명을 바꾼 아폴론

아폴론은 외눈박이 거인 키클로페스들을 살해한 죄로 1년 동안 페라이 왕 아드메토스의 소를 돌봐야 하는 벌을 받았다. 그러나 아드메토스 왕은 자신의 노예가 된 아폴론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그는 아폴론을 같은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예전처럼 신으로 공경하였다. 아드메토스의 겸손한 태도에 감동한 아폴론은 1년간의 노예기간을 끝마치고 다시 신들의 나라로 가면서 아드메토스에게 다른 어떤 인간도 받아보지 못한 선물을 안겨주었다. 아폴론은 계략을 써서 모이라이 자매를 술에 취하게 만든 다음, 아드메토스가 죽게 되었을 때 그를 대신하여 죽을 사람이 나타난다면 다시 한 번 이승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겠다는 허락을 받아냈던 것이다.

모이라이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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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라이 인물관계도
가이아타르타로스에레보스닉스우라노스아이테르헤메라힙노스모로스헤스페리데스케레스네메시스에리스

모이라이는 밤의 여신 닉스가 홀로, 혹은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결합하여 낳은 자매라고도 하고, 테미스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매라고도 한다.

전자의 경우 모이라이는 모로스(숙명), 케레스(죽음, 파멸), 힙노스(잠), 타나토스(죽음), 네메시스(복수), 아파테(기만), 필로테스(우정), 게라스(노화), 에리스(불화), 헤스페리데스(석양) 등 개념이 의인화된 여러 신들과 형제이고, 후자의 경우 계절의 여신 호라이,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 등과 형제이다.

모이라이 세 자매의 이름은 클로토, 라케시스, 아트로포스이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헤시오도스, 『신들의 계보』
  • 핀다로스, 『올림피아 찬가』
  • 아이스킬로스, 『자비로운 여신들』
  • 에우리피데스, 『알케스티스』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