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페돈

사르페돈

리키아의 왕

[ Sarpedon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리키아의 왕으로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다.
사르페돈의 죽음

사르페돈의 죽음

외국어 표기 Σαρπηδὠν(그리스어)
구분 왕 > 리키아
상징 노블리스 오블리제
관련 사건, 인물 트로이 전쟁
가족관계 제우스의 아들, 미노스의 형제, 라다만티스의 형제, 라오다메이아의 아들

사르페돈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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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페돈 인물관계도
제우스에우로페라다만티스미노스라오다메이아

사르페돈I은 제우스에우로페의 아들로 미노스라다만티스의 형제이고, 사르페돈II는 사르페돈I의 아들 에우안드로스(혹은 제우스)와 라오다메이아의 아들이다.

신화 이야기

제우스와 에우로페의 아들 사르페돈

제우스가 변신한 황소의 등에 실려 크레타 섬으로 간 에우로페는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세 아들 사르페돈, 라다만티스, 미노스를 낳았다. 그 후 에우로페는 크레타의 왕 아스테리오스와 결혼을 하고 세 형제는 아스테리오스의 궁에서 의붓아들로 성장하였다. 나중에 세 형제 사이에는 아름다운 소년 밀레토스를 두고 다툼이 벌어졌는데, 밀레토스가 사르페돈을 선택하자 미노스는 두 형제를 크레타에서 쫓아내고 섬의 통치자가 되었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세 형제의 싸움은 아스테리오스 사후에 벌어진 왕위 쟁탈전이었다고 한다. 아무튼 크레타에서 추방된 사르페돈은 밀레토스와 함께 소아시아 남부로 피신하여 어머니 에우로페의 형제인 숙부 킬릭스에게 몸을 의탁하였다. 그 후 밀레토스는 서해안 부근으로 옮겨가서 그곳에 자신의 이름을 딴 도시를 세웠고, 사르페돈은 숙부의 도움으로 밀리안이라고 불리는 민족을 정복하고 리키아 왕국을 건설했다. 리키아라는 이름은 사르페돈과 함께 나라를 통치했던 리코스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제우스와 라오다메이아의 아들 사르페돈

제우스벨레로폰테스의 딸 라오다메이아 사이에서 난 아들 사르페돈은 리키아의 왕으로 사촌 글라우코스와 함께 트로이 전쟁에 참여한 영웅이다. 그는 트로이군의 가장 용감하고 위대한 전사로 손꼽힌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그는 헥토르와 트로이 병사들이 싸움터에서 용기를 잃고 머뭇거리자 자신과 리키아 인들은 그리스 인들과 싸울 하등의 이유가 없지만 트로이와 동맹을 맺은 신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리고 싸우는데 정작 트로이 인들은 사자 주위의 개떼처럼 몸을 사린다고 준엄하게 꾸짖어 병사들의 사기를 다시 끌어올렸고, 헤라클레스의 아들 트레프톨레모스를 죽였다.

그리스군이 함대 주위에 쌓아 놓은 성벽을 사르페돈이 선봉장이 되어 공격할 때 그가 사촌 글라우코스를 독려하며 한 말은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무엇인지를 더없이 잘 보여준다.

“글라우코스여, 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은
리키아 땅에서 자리와 고기와 가득 찬 술잔으로 남다른 존경을 받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신처럼 우러러보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 때문에 우리는 크산토스 강의 제방 옆에
과수원과 밀밭이 있는 아름답고 큰 영지를 차지하고 있는가?
치열한 전투 속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이오.
그래야만 단단히 무장한 리키아 인들 중에 누군가가 이렇게 말할 테니까.
‘과연 리키아 땅을 통치하는 우리의 왕들은 불명예스런 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살찐 양을 먹고 꿀처럼 달콤한 정선된 술을 마시지만
힘도 뛰어난 자들이다.
저렇게 리키아 인들의 선두 대열에서 싸우고 있으니 말이다.’
친구여, 만일 우리가 이 싸움을 피함으로 해서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을 운명이라면야
나 자신도 선두 대열에서 싸우지 않을 것이며
또 남자의 명예를 높여 주는 싸움터로 그대를 내보내지도 않을 것이오.
하지만 죽어야 할 인간으로서는 면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무수한 죽음의 운명이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니
자, 나갑시다, 우리가 남에게 명성을 주든 아니면 남이 우리에게 주든.”

사르페돈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싸움터에 나온 파트로클로스가 던진 창에 맞아 그만 목숨을 잃는다. 그러자 제우스는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이 안타까워 그의 생명을 연장하려 했다. 하지만 헤라가 이를 눈치 채고 제우스에게 운명의 법칙을 거스르려 한다며 비난하자 제우스는 하는 수 없이 아들의 시체를 싸움터에서 빼내서 죽음의 신과 잠의 신으로 하여금 고향인 리키아로 옮기게 했다. 그곳에서 제우스는 아들 사르페돈의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러 주었다.

다른 설에 따르면, 크레타의 사르페돈과 트로이의 사르페돈은 실은 동일 인물이며 제우스가 그에게 특별히 3세대에 걸친 오랜 수명을 선사해서 트로이 전쟁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라오다메이아(일설에는 데이다메이아라고도 하는데 동일인으로 보임)를 주인공으로 하는 또 다른 신화에서는 두 사르페돈은 각기 다른 세대에 속하는 다른 인물이며, 라오다메이아가 제우스와 정을 통한 뒤에 크레타의 사르페돈의 아들인 에우안드로스와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 트로이의 사르페돈이라고 한다.

사르페돈을 나르는 잠의 신과 죽음의 신

사르페돈을 나르는 잠의 신과 죽음의 신 아티카 적색상 도기, 기원전51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사르페돈을 나르는 잠의 신과 죽음의 신

사르페돈을 나르는 잠의 신과 죽음의 신 에트루리아, 기원전 400~380년, 클리블랜드 미술관

포세이돈의 아들 사르페돈

세 번째 사르페돈은 포세이돈의 아들로 거인이었고, 트라키아 남부 도시 아이누스의 왕 폴티스와는 형제지간이다. 그는 영웅은 아니었고, 거만하고 무례하여 아마조네스 원정길 중에 들른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했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헤로도투스, 『역사』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토마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