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레아그로스

멜레아그로스

영웅

[ Meleagros, Meleager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으로, 유명한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을 주최한 인물이다. 멧돼지의 가죽을 놓고 벌어진 다툼에서 외숙부들을 죽인 뒤 어머니의 저주를 받아 목숨을 잃었다.
멜레아그로스

멜레아그로스

외국어 표기 Μελέαγρος(그리스어)
구분 영웅
관련 동식물 멧돼지
관련 사건, 인물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멜레아그로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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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레아그로스 인물관계도
오이네우스알타이아클레오파트라데이아네이라헤라클레스힐로스

멜레아그로스는 칼리돈의 왕 오이네우스와 아이톨리아의 왕 테스티오스의 딸 알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며 남자형제로는 티데우스가 있고 여자형제로는 나중에 헤라클레스의 아내가 되는 데이아네이라가 있다. 이다스의 딸 클레오파트라와 결혼하여 딸 폴리도라를 낳았다.

신화 이야기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멜레아그로스의 아버지인 칼리돈의 왕 오이네우스는 추수를 끝마친 다음 모든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면서 그만 아르테미스 여신을 깜빡 잊고 말았다. 분노한 여신은 칼리돈에 엄청나게 큰 괴물 멧돼지를 보내 들판을 엉망으로 망가뜨리게 하였다. 왕의 아들 멜레아그로스는 멧돼지를 없애기 위해 그리스 전역에서 수많은 영웅들을 불러 모았다. 오이네우스는 멧돼지를 죽인 사람에게 그 가죽을 상으로 주겠다고 했다. 9일 동안 오이네우스의 집에서 벌어진 성대한 향연이 끝난 뒤 사냥이 시작되었다.

힐레우스와 안카이오스 등이 겁 없이 달려들다 멧돼지의 이빨에 희생되었고, 에우리티온은 펠레우스가 잘못 던진 창에 맞아 죽었다. 멧돼지에게 처음으로 상처를 입힌 사람은 처녀 사냥꾼 아탈란테였다. 그 다음으로 암피아라오스가 멧돼지의 눈에 화살을 명중시켰지만 멧돼지의 숨통을 끊은 것은 짐승의 허리에 칼을 꽂아 넣은 멜레아그로스였다. 멜레아그로스는 상으로 받은 멧돼지 가죽을 처음 상처를 입힌 아탈란테에게 주며 경의를 표했다. 그는 사냥하는 아탈란테의 모습에 반해 그녀를 흠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멜레아그로스의 이런 행동은 그렇지 않아도 여자가 사냥에 동참한 것을 못마땅해 하던 그의 외숙부 플렉시포스톡세우스를 화나게 만들었다. 그들은 멜레아그로스가 가죽을 원치 않는다면 가장 가까운 친척인 자신들이 그것을 차지하는 게 마땅하다며 아탈란테에게서 가죽을 빼앗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멜레아그로스는 외숙부들을 칼로 찔러 죽이고 말았다. 동생들의 죽음을 전해들은 멜레아그로스의 어머니 알타이아는 아들에게 무서운 저주를 퍼부었다(→‘칼리돈’ 참조).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 줄리오 로마노, 1773년

아이톨리아 족과 쿠레테스 족의 전쟁

그 후 멧돼지의 가죽을 놓고 사냥에 참가했던 아이톨리아 족과 쿠레테스 족 간에 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아이톨리아 족 최고의 영웅인 멜레아그로스는 어머니의 저주에 상처받아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을 뿐 전투에 참가하려 하지 않았다. 이에 기세가 오른 쿠레테스 족은 승리를 거듭하였고 아이톨리아인들은 칼리돈 성에 포위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아이톨리아의 연장자들과 사제들이 찾아가 도움을 청했지만 멜레아그로스는 듣지 않았다.

나중에는 그의 부모와 누이들과 친구들까지 눈물을 흘리며 간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도시는 불길에 휩싸이며 적들에게 유린당하기 직전이 되었다. 그러자 아내 클레오파트라가 그의 곁으로 피신하여 도시가 함락되고 난 뒤 자신과 아이톨리아인들이 맞게 될 운명을 한탄하였다. 그제서야 마음이 움직인 멜레아그로스는 무장을 갖추고 싸움터에 나갔다. 이후 전세가 뒤집혀 칼리돈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멜레아그로스는 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아궁이 속 장작과 운명이 연결된 멜레아그로스

아이스킬로스, 오비디우스 등이 전하는 멜레아그로스의 신화는 조금 다르다. 그에 따르면 멜레아그로스가 태어난 지 7일째 되던 날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 자매가 그의 어머니 알타이아를 찾아왔다고 한다. 여신들은 그녀에게 아이의 운명이 아궁이에 타고 있는 장작에 연결되어 있으니 장작이 모두 타버리면 아이도 죽게 될 거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알타이아는 얼른 장작불을 끈 다음 장작을 항아리에 담아 소중하게 보관하였다.

그 후로 멜레아그로스는 별 탈 없이 잘 자라 건장한 청년이 되었고, 아르테미스 여신이 들판에 풀어놓은 멧돼지 사냥에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멧돼지 사냥에서 자신을 모욕한 외숙부 두 명을 칼로 찔러 죽였고, 이 소식을 들은 알타이아는 분을 참지 못하고 항아리 속에 보관해두었던 장작을 불 속에 던져 버렸다. 곧 제정신이 든 알타이아는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고는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다.

1세기 경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따르면 사랑하는 동생과 어머니를 한꺼번에 잃은 멜레아그로스의 누이들은 슬피 울다 새(뿔닭)로 변했다고 한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일리아스』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히기누스, 『이야기』
  •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