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케

아난케

태초의 신

[ Ananke ]

요약 그리스 신화에서 필연적인 운명의 강제력을 의인화한 여신이다. 아난케는 개인적 운명을 관장하는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나 행운과 불행을 모두 포함하는 맹목적인 우연을 뜻하는 티케 여신과 구별된다. 고대의 시인들은 아난케를 신들조차도 복종해야 하는 절대적인 힘으로 묘사하였다.
아난케

아난케

외국어 표기 Ἀνάγκη(그리스어)
구분 태초의 신들
상징 운명의 강제력, 불가항력
어원 힘, 강제, 필연
로마신화 네케시타스(Necessitas)
가족관계 카오스의 어머니, 크로노스의 아내

아난케 인물관계도

※ 관계도 내 인명 클릭시 해당 표제어로 연결됩니다.

아난케 인물관계도
크로노스아이테르에레보스아드라스테이아모이라이

오르페우스교의 전승에 따르면 아난케는 크로노스와 결합하여 세 아들 카오스, 아이테르, 에레보스(혹은 파네스)를 낳았다. 그밖에도 아난케는 복수의 여신 아드라스테이아(네메시스의 별칭으로 여겨진다)와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 자매의 어머니라고도 한다.

신화 이야기

기원

아난케는 원래 노예와 죄인을 구속하는 사슬이나 멍에를 뜻하는 셈족의 단어 ‘카낙(chanak)’이 이오니아로 건너와서 생겨난 개념인데 호메로스의 작품에서는 아직 의인화된 신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호메로스는 아난케라는 개념을 통해 신들조차도 행동의 자유를 제약받고 있음을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어원의 의미는 고전시대에도 계속 통용되었는데, 가령 고전비극작가 아이스킬로스는 『결박된 프로메테우스』에서 아난케 개념을 그와 같은 뜻으로 사용하였다.

운명의 여신 아난케

아난케가 의인화된 운명의 여신으로 등장하는 것은 오르페우스교의 『신들의 계보』에서였다. 여기서 아난케는 태초의 여신으로 우주에 시간이 시작될 무렵 스스로 태어나 시간의 신 크로노스와 뱀처럼 똬리를 튼 모습으로 교합하여 세 형제 아이테르(창공), 카오스(혼돈), 에레보스(어둠) 혹은 파네스(빛)를 낳았다.

다른 전승에서 아난케는 딸 아드라스테이아와 함께 어린 제우스를 돌보는 유모 역할을 맡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아난케를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 자매의 어머니로 묘사하면서 세상을 창조한 태초의 힘들 중 하나로 보았다.

아난케 숭배

그리스인들은 신에게나 인간에게나 일어나야 할 일은 반드시 일어나고야 만다고 생각했으므로 아난케에게는 제물을 바치는 것조차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별다른 숭배의 대상으로 삼지도 않았다. 그래서 고대에 아난케의 신전이 있었다고 알려진 곳은 코린토스 지역 한 곳뿐이다. 이곳에서 아난케는 폭력의 여신 비아와 함께 숭배되었다.

로마의 네케시타스

고대 로마에서 아난케는 ‘네케시타스’라는 이름의 시적 알레고리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호라티우스의 『카르미나』에 묘사된 운명의 여신 네케시타스는 순전히 문학적인 은유로써 아무런 고유한 신격을 갖지 못한다.

참고자료

  • 아이스킬로스,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 플라톤, 『국가론』
  • 플라톤, 『향연』
  • 작자 미상, 『아르고나우티카 오르피카』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호라티우스, 『카르미나』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